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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지도 4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11

주(註) 323
저자 소개
저자 : 엘리스 피터스
움베르트 에코가 큰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했으며 애거사 크리스티를 뛰어넘었다고 평가받는 세계적인 추리소설 작가 엘리스 피터스(본명 에디스 파지터 Edith Pargeter)는 1913년 9월 28일 영국의 슈롭셔주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덜리 지역 약국에서 조수로 일했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해군으로 참전하기도 했다. 그녀가 쌓은 이러한 다양한 경험과 이력은 소설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1939년 첫 소설 『네로의 친구 호르텐시우스』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1963년 『죽음과 즐거운 여자』로 미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에드거 앨런 포 상을 받았다. 1970년에는 ‘현대문학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치사와 함께 ‘마크 트웨인의 딸’이라는 호칭을 얻었으며, 1977년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을 발표하며 시작된 캐드펠 수사 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았다. 1981년에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The Chronicles of Brother Cadfael)의 한 권인 『수도사의 두건』으로 영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주는 실버 대거 상을 받았다. 영국 문학에 기여한 공로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훈장(Order of the British Empire)을 수여받았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문학적 성취와 함께 역사와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를 드러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고전으로 손꼽힌다. 1995년 10월, 생전에 지극히 사랑했던 고향 슈롭셔에서 여든두 해의 생을 마쳤다.

역자 :이창남
경북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베를린 자유대학 비교문학과에서 낭만주의와 발터 벤야민의 비평이론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로 문학비평과 장르론, 도시문화와 도시사회학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도시와 산책자》 《아테네움 시대의 문학》 등이 있으며, 공동 저자로 참여한 책으로는 《이중언어 작가》 《폭력과 소통》 등이 있다. 《독서의 알레고리》 《꽃가루방》 《폴 드 만과 탈구성적 텍스트》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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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캐드펠 수사 시리즈 소개

총 21권, 집필 기간 18년, 전 세계 22개국 출간!
역사와 추리가 절묘하게 조화된 역사추리소설 최고의 걸작,
세대와 언어를 뛰어넘은 영원한 고전,
BBC 드라마 <캐드펠>의 원작이자 전 세계 작가들에게 영감을 준
‘캐드펠 수사 시리즈’ 완간 30주년 기념 전면 개정판 출간!

푹 눌러쓴 두건, 성긴 잿빛 옆머리, 깊은 주름, 따뜻하고 장난기 있는 잿빛 눈.
참전 군인으로 살았던 거친 과거를 묻어둔 채 수도원에 귀의하여
허브밭을 가꾸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캐드펠 수사.
허브향이 바람을 타고 날아오고 친절한 노수사의 잿빛 눈이 빛날 때,
인간 삶을 뒤흔드는 살인사건의 실마리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놀라운 상상력과 치밀한 구성, 생생한 캐릭터, 선과 악, 삶과 죽음, 신과 인간 등 인간사 최고 난제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이 녹아 있는 역사추리소설의 클래식 ‘캐드펠 수사 시리즈(The Chronicles of Brother Cadfael)’. 원작의 시리즈 완간 30년을 기념해 전면 개정된 한국어판이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고 독자들을 만난다.

장장 18년의 세월에 걸쳐 완성된 엘리스 피터스(Ellis Peters)의 역사추리소설 시리즈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미국, 프랑스, 일본 등 22개국에서 번역, 소개된 밀리언셀러로, 영국 BBC에서 드라마화되기도 했다. 중세 영국을 배경으로 뛰어난 추리력과 인간적 매력의 소유자 캐드펠 수사를 내세운 이 시리즈는 1997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 시리즈는 중세 수도원을 배경으로 한 역사추리소설이라는 점에서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도 비견되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군상 하나하나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인간적 삶에 대한 통찰이 돋보이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장미의 이름』의 엘리티즘과는 그 결이 다르다. 공포와 전율, 흥미를 동반하는 고전적 추리소설의 매력이 흘러넘치면서 살인 미스터리를 고도의 지적 게임으로 풀어가는 이 시리즈는 교묘하게 짜인 중세의 어두운 미로를 종횡무진 헤쳐가면서 강력한 흡인력으로 읽는 이를 끌어당긴다.

시리즈의 주인공 캐드펠 수사는 신에게 자신을 의탁한 수도사이며, 십자군 전쟁에 참전했던 전직 군인이자, 약제학 전문가이다. 이러한 캐드펠의 삶의 이력은 덜리 지역 약국의 약 조제사를 거쳐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해군으로 참전했던 저자 엘리스 피터스의 삶을 반영한 것처럼 보인다. 캐드펠 수사의 인간적 따스함과 영적인 깊이 역시 작가 자신의 성숙한 내면을 반영했다고도 할 수 있다.

중세 영국을 통째로 옮겨다 놓은 듯한 치밀한 묘사,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인간들의 희로애락을 충실히 구현한 이 시리즈에서는 인간에 대한 신의 연민을 닮은 탐정 캐드펠의 시선을 느끼게 된다. 또한 독자에게 중세의 수도원에서 저잣거리로, 안개 낀 다리 밑에서 허브밭과 약제실로 종횡무진 여행하는 재미와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되는 개정판에서는 화려하면서도 쉽게 읽히는 문장과 빠르고 다채롭게 전개되는 스토리, 치밀하면서도 폭넓고 깊은 추리의 세계, 중세 영국의 풍경을 손에 잡힐 듯 묘사한 명문 등 원텍스트의 묘미가 최대한 살아나도록 편집하였으며, 세련된 디자인으로 역사추리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다.

“열일곱 살에, 학교 도서관에서 처음 ‘캐드펠 시리즈’를 읽었는데 완전히 푹 빠지고 말았다. 어떻게 21세기 한국의 고등학생이 12세기 영국의 수도사에게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을까? 책을 펼치면 캐드펠 수사가 가꾸는 허브밭의 싱그러운 향이 미풍에 실려 오는 것만 같았고, 부지불식간에 이웃처럼 정이 든 마을 사람들이 삶의 우여곡절을 겪을 때는 함께 탄식했다. 그 생생한 경험을 통해 역사와 문학을 동시에 사랑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서른다섯 살이 되어 ‘캐드펠 시리즈’를 다시 읽고 싶어졌는데, 혹시 두 번째로 읽었을 때의 감회가 예전만 못할까 걱정했었다. 기우 중의 기우였다. 열일곱 살에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잔뜩 발견하며 읽을 수 있었고, 역사추리소설을 추천하는 자리에서 매번 자신 있게 추천하곤 했다. 소박하고 담백하게 시작해 역사의 큰 톱니바퀴와 힘 있게 맞물려 들어가는 이 놀라운 이야기에 대해 말할 때 한없이 행복했다.
엘리스 피터스가 육십대 중반에 이처럼 대단한 시리즈를 시작했다는 것을 떠올리면 마음에 환한 빛이 든다. 먼 길을 다녀와 켜켜이 쌓인 지혜를 품고 유적지를 직접 걸으며 작품을 구상했을 작가를 상상하고 만다. 멋진 일은 언제든 시작될 수 있고, 심혈을 다해 빚은 이야기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이 보물 같은 작품들을 통해 믿게 되었다.”
_정세랑(소설가)

* 도서 소개

젊고 아름다운 신부와 귀족의 화려한 결혼식 행렬
그 행렬을 바라보며 심상치 않은 빛을 내뿜는 한 쌍의 눈
그리고 예비 신랑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감동의 대파노라마

오만한 늙은 남작과 어린 고아 상속녀의 결혼 행렬이 수도원을 찾는다. 이 기묘한 행렬을 지켜보는 의미심장한 눈빛들 속에서 캐드펠 수사는 불길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아름다운 예비 신부 이베타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숙부와 숙모는 신부의 일거수일투족을 싸늘한 눈길로 감시하고, 예비 신랑 휴언 드 돔빌의 향사이자 이베타의 연인인 조슬린은 이베타를 이 결혼과 숙부 부부로부터 구출하기 위해 모종의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조슬린은 그 계획을 실행하기도 전에 이베타 숙부의 모함으로 해고당하고 절도범으로 몰려 도망자의 처지에 내몰리고 만다. 그렇게 시간은 야속하게 흐르고, 기어이 찾아온 결혼 전날 밤, 신랑은 참혹하게 살해당한다.

아름다운 상속녀를 둘러싼
추악한 욕망의 틈바구니에서 피어난 지고지순한 순애
그리고 인내와 의지로 끝끝내 원수의 목에 들이댄 칼날의 향방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던 캐드펠 수사는 피해자가 쓰고 있던 모자에서 특정한 지역에서만 자라는 개지치를 발견하고 미궁에 빠진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기 시작한다. 개지치를 쫓아 캐드펠 수사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되고 드디어 사건의 진상에 가까이 다가가는데…….
한편 모함에 빠져 도망자의 신세가 돼버린 조슬린은 세인트자일스 병원에 숨어 들어가게 된다. 이베타를 향한 절대적인 사랑을 품에 간직하고 수수께끼의 나환자 라자루스와 친구 사이먼의 도움으로 조슬린은 결국 이베타를 구출하기 일보 직전에 이른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일로 조슬린과 이베타는 위기에 처하고, 또 한 건의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첫 번째 살인사건과 두 번째 살인사건의 범인은 동일인일까? 돔빌 경의 모자에 개지치를 꽂은 사람의 정체는 무엇일까?

붉은 태양처럼 불타오르는 사랑,
은은하게 타오르다 따듯한 재로 남은 사랑,
그리고 죽음을 불사한 희생과 헌신의 사랑까지
두 건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세 가지 색깔의 사랑 이야기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끔찍한 살인사건이 중심이 되는 추리소설이지만, 작품마다 한 쌍 이상의 연인이 등장하여 작가의 ‘사랑’에 대한 관심과 애정, 사유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원제: The Leper of Saint Giles)에는 이베타와 조슬린, 돔빌 경과 수수께끼의 인물, 그리고 라자루스의 사랑이 독자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준다.
서로밖에 안 보이는 젊은 시절의 격렬한 사랑, 오랫동안 편안하고 미지근하게 타오르다가 이별을 맞아 재가 되어버린 사랑,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삶의 불꽃을 태워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는 숭고한 사랑. 이 사랑의 온도는 제각기 다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생과 사, 희로애락을 좌우하는 것이 이 사랑인 것도 분명하다. 엘리스 피터스는 사랑과 살인이라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통해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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