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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천개산 산66번지의 개들 / 죽거나 말거나 무슨 상관이야? / 이름은 없어도 버림받진 않았어 / 좋은 사람은 없어 / 어묵이 사라졌다 / 바다야, 아프면 안 돼 / 대장이라고 봐주지 않아 / 대장과 번개의 충돌 / 번개가 사라졌다 / 들개가 뭔지 알아? / 산 밑으로/ 흰 개를 만나다 / 딱 한 번만 더 훔치는 거야 / 우리는 똑같은 들개야 / 나의 새로운 이름

『천개산 패밀리』 창작노트
저자 소개
저자 : 박현숙
아이들과 수다 떨기를 제일 좋아하고 그다음으로 동화 쓰기를 좋아하는 어른입니다.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고, 제1회 살림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청소년 소설 『구미호 식당 시리즈』, 동화 『수상한 시리즈』가 베스트셀러입니다. 그 외 『마트 사장 구드래곤』 『궁금한 아파트』 등의 책이 있으며, 아동과 청소년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림 : 길개
세상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그림을 그리고 다니는 ‘길개’입니다. 동물과 예쁜 풀을 그림에 담는 것을 좋아하고, 산책을 즐깁니다. 받은 사랑만큼 감사함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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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동화 작가 박현숙이 ‘문학의 힘’을 통해
세상에 꼭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

『천개산 패밀리』 속 들개들에게 ‘이름’은 의미가 크다. 개 농장에서 탈출한 얼룩이처럼 ‘이름 없는 개’는 시시하고 보잘것없는 개라는 말처럼 들리지만, 유기견 바다와 미소, 번개처럼 이름이 있는게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름을 붙여준 주인에게서 버려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잠깐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키우기 시작한 동물들을 버리고 나면, 그들은 어디로 향할까? 박현숙 작가는 주인에게서 버려진 개들이 모여 살아가는 ‘천개산’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탄생시켰다. 능청스러운 문장과 상상력 넘치는 사건으로 이끌어 나가는 버려진 개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간 많은 동화로 어린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박현숙 작가가 꼭 쓰고 싶었던 이야기, 자신 있게 선보이는 역작이다.

『천개산 패밀리』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언젠가 제가 실제로 만났던 강아지들이랍니다. 우리 독자들이 『천개산 패밀리』를 읽으며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작가 인터뷰에서

‘함께’라는 따뜻함을 전하는 동화와
이야기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애니메이션처럼 생생한 그림!

들개들끼리 살아가는 산속 생활은 척박하고 위험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천개산 들개들은서로를 위하는 나눔과 배려 그리고 ‘함께’라는 따뜻함을 배워 나간다. 주인이 산속에 버리거나, 이사를 하며 빈 동네에 버리고 갔어도 끝까지 인간을 미워하지 못한다. 조난당한 인간을 두고 도울 것이냐 돕지 않을 것이냐 논쟁이 일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도움을 주려 애를 쓴다. ‘천개산 패밀리’의 모습은 반려동물을 선택할 때의 신중함과 끝까지 가족이라는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을 불러일으킨다.
눈길을 사로잡는 그림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박현숙 작가가 써낸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매력을 더욱 극대화시키는 ‘길개’ 작가의 그림은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이 생생하면서도 상황을 재해석한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디지털 작업과 더불어 손으로 색연필 채색을 함께해 가득 담은 정성이 전해진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과 재치 있는 묘사로 어린이 독자들이 이야기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어린이 독자들은 『천개산 패밀리』를 읽고 나면, 동물이 단순히 예쁘고 귀여운 인형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생명이라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창작 노트

(…)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만큼 개들이 더 많이 버려지고 있어요. 끝까지 책임질 수 없다면 처음부터 키우지 말아야 해요. 작고 귀여워서 샀는데 덩치가 커지고 보기 싫어졌다고 버리고, 아프다고 버리고, 귀찮다고 버려요. 개들은 인형이 아니에요. 시간이 지나면 덩치가 커지고 나이가 들면 아파요. 손도 많이 가요.
‘들개 무리가 사람이 사는 마을에 나타나다, 가축을 해치다’
텔레비전에서 또 이런 장면을 보면 마음이 아플 거예요.
버리지 않고 버려지지 않고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책 속에서

“골치 아프네. 도와주고 싶어도 어떤 식으로 도와주어야 할지 모르겠고.”
한참 후에 대장이 침묵을 깼다.
“도와준다고? 사람을?”
나도 모르게 콧방귀를 뀌었다.
“다들 왜 그 사람한테 신경을 쓰고 난리야? 왜 사람한테 친절하냐고? 버림받은 주제에 사람 편을 들다니 진짜 한심해. 그런다고 그 사람이 고맙다고 할 거 같아? 어림도 없지, 사람 눈빛만…….”
“야. 나는 버림받은 게 아니라고.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들어? 얼룩이 너는 귀를 꽉 틀어막고 사는 거니?”
바다가 소리를 빽 질렀다.
바다는 버림받았다는 말을 들으면 흥분한다. 버림받은 게 아니라고 악을 쓰며 대든다.
바다는 산길에 버려졌다. 뭐, 자기 말로는 주인이 산길에 차를 세우고 바다에게 오줌을 누라고 자동차에서 내려 준 거란다. (본문 13~14쪽)

“얼룩이라는 이름은 여기에 와서 붙여진 이름이야. 똥 더미 위에서 살던 미소 너도 이름이 있는데 이름이…….”
“야!”
나는 바다 말을 싹둑 잘랐다.
“이름이 있어서 그렇게 좋냐? 이름이 있다는 건 이름을 지어 준 주인이 있다는 뜻이지? 그리고 이름을 붙여 준 주인한테 버림을 받았다는 증거지. 그런데도 이름이 있어서 좋냐? 나는 이름은 없지만 버림받지는 않았어. 나는 탈출했어. 용감하게 탈출했다고, 알아? 버림받은 주제에 이름 있다고 그렇게도 자랑하고 싶냐? 버려진 게 자랑할 만한 거야?”
“얼룩아, 그만해. 그만하고 빵 먹자.”
미소가 말렸다 (본문 48~49쪽)

“대체 누구야?”
번개가 송곳니를 드러냈다. 제대로 화가 난 것 같았다. 어젯밤 햇반 하나가 없어졌다.
“그냥 넘어가서는 안 돼. 범인을 잡아야 해. 너냐?”
번개가 나를 바라봤다.
“무슨 그런 끔찍한 말을.”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럼 너야?”
번개가 바다를 쏘아봤다.
“마, 마, 마, 마, 말도……. 나, 나는 너희들도 알다시피 어제 아팠어. 아파서 꼼짝도 못 했는데 무슨.”
바다는 날카로운 번개의 이빨에 겁먹었는지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니면 미소 너?”
미소가 대답 대신 코를 찡그렸다. 넓적하고 주름이 자글자글한 미소 얼굴에 주름이 두 배는 더 생겼다.
“모두 아니면 대체 어묵과 햇반 한 개는 누가 가져갔다는 말이야? 설마 대장은 아닐 테고.”
번개가 대장을 쏘아봤다. 대장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면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거 아닌가. (본문 81~82쪽)

“가져가라.”
그 사람이 힘겹게 말했다. 순간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얼른 얼굴을 돌렸다.
“이, 입 안이 다, 다 터져서 못 먹는다. 가져가서 먹어라. 머, 먹지는 모, 못하지만 고, 고맙다. 너, 너희들도 배고플 텐데.”
그 사람이 나를 향해 햇반을 던졌다. 하지만 햇반은 그 사람 가까이에 떨어졌다.
혼란스러웠다. 내가 아는 사람은 저렇지 않았다. 농장 주인과 트럭 주인은 저렇지 않았다. 입이 터져서 먹지 못할 상황이라도 절대 남에게는 주지 않았을 거다. 당장이라도 족발과 햇반을 물고 오고 싶었다. 하지만 사람 가까이에 가고 싶지 않았다.
나는 뒤돌아섰다.
“드, 드, 들개야. 들개야.”
그 사람이 자꾸 나를 들개라고 불렀다. (본문 123~124쪽)

“혹시 들개라고 들어 봤나? 나처럼 생긴 개를 들개라고 하나? 내 품종이 들개인가?”
나는 넌지시 물었다. 흰 개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푸웃.”
흰 개가 웃음을 터뜨렸다.
“친구가 들개인 거는 맞아. 사람들은 버려져서 산으로 들어가 사는 개들을 들개라고 부르지. 사람들은 들개들을 아주 싫어해. 산을 내려와서 가축을 공격하고 먹을 걸 훔쳐 간다고 말이야. 어떤 들개는 사람도 공격했다고 하던데 그건 잘 모르겠어. 그러니까 친구는 들개, 나는 떠돌이 개. 사람들은 나처럼 길거리를 떠돌아 다니는 버림받은 개들을 떠돌이 개라고 부르지. 하지만 품종을 가리키는 말은 아니야. 그럼 조심해서 잘 가.” (본문 150~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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