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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의 진료실 : 소년원에서 만난 경계선 지능 장애 아이들의 진실
그늘 202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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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며
1장 다마치 유키토
2장 가도쿠라 교코
3장 아라이 미치히코
4장 이즈미 료이치
5장 소년들의 그 후
저자 소개
저자 : 미야구치 코지
의학박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임상심리사다. 교토 대학 공학부를 졸업하고 건설컨설턴트 회사에 근무하다가 고베 대학 의학부를 졸업했다. 공립 정신과 병원에서 아동정신과 의사로 일하던 중 시설에서 발달 장애가 있는 문제아를 만나 진료하다가 의료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의 한계를 느끼고 사법 분야인 의료 소년원으로 옮겨 7년간 근무했다.

그는 의료 소년원에서 근무하며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인지 기능이 약한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경험을 이 책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로 펴냈다. 실제 인지 기능이 약한 아이가 3등분한 원 그림으로 화제를 모은 이 책은 출간 즉시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라 5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2020년 일본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2016년부터 리쓰메이칸 대학 산업사회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교 전문 상담사로 컨설테이션 및 교육 상담, 발달 상담을 하고 있으며, 발달 장애와 지적 장애 아동에 대한 지원책 및 비행 소년의 재범 방지 프로그램 등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인 면, 학습적인 면, 신체적인 면에서 여러 가지로 곤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일상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인지 기능 향상 프로그램인 코그 트레이닝(Cognition Training, COG-TR)을 개발, ‘일본COG-TR학회’를 창립해 관련 활동을 활발하게 펼처나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코그 트레이닝 : 보고 듣고 상상하기 위한 인지 기능 강화 트레이닝》 《서툰 아이들을 위한 인지 작업 트레이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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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해한다는 말의 위험성과 가능성
‘살인자’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그래서 그 앞에 ‘소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조차 우리는 쉽게 잊고는 한다. 그도 누군가의 아이였고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 했던 존재였다는 것을.

이 책은 의료 소년원에서 근무한 정신과 의사의 실화를 토대로 한다. 1장의 중심에는 다마치 유키토라는 소년이 있다. 그는 살인을 저지른 소년 범죄자다. 흉악범의 이름이 뉴스에 뜨는 순간 우리 대부분은 자동적으로 끔찍한 아이라고 여기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를 그 단순한 판단에서 밀어내 버린다. 유키토의 성장 배경, 지적 장애, 사회적 방임, 착취당한 경험까지 들여다보면, 엄청난 혐오감에선 멀어지게 된다. 아니, 오히려 복잡하게 뒤틀린 감정에 휘청이기도 한다 ‘이해는 되지만 용서는 안 돼’라는 말조차 이 책을 읽다 보면 쉬이 입에 담지 못하게 된다.

유키토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눈빛 하나에 휘청이는 아이였다. 정확한 상황 판단이 어려운 채로, 사기를 사기인지도 모른 채 가담하고 궁지에 몰린 끝에 한 생명을 빼앗고 만다. 그것은 분명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지만, 동시에 그의 세계에선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일이기도 하다. 그가 초등학생 수준의 이해력밖에 없는 아이라는 설명을 들은 순간 우리는 어쩐지 모순적이고 안타까운 감정에 휩싸인다. 어쩌면 지금도 어딘가에 같은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유키토 같은 아이가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 그 현실적 공포가 우리를 무겁게 짓누른다.

가해자와 피해자, 그 선명한 구도를 잠시 흐트러뜨리는 이 책의 힘은 그 자체로 사회적 울림을 던진다. 그리고 묻는다. “지금, 당신 곁에 유키토가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더는 단순히 분노할 수 없다. 감정이 흔들릴 때, 사람은 행동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바로 그 감정의 뒤틀림을 통해 현실을 바꾸려는 움직임으로 우리가 나아가길 바라고 있다.

병든 마음을 가두는 대신, 돌보는 방법은 없을까

소년범죄의 무서운 점은 단순히 그들의 나이가 아니라 그들이 제대로 된 판단도,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죄를 짓게 되는 과정에 있다. 일본의 의료 소년원은 그 지점에 집중한다. 이 시설은 치료와 교정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다룬다. 법을 어긴 소년이지만, 정신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면 단순한 형벌보다 먼저 돌봄을 시작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 점에서 일본과 한국은 갈린다.

이 책의 주인공 로쿠무기는 말한다. “교정의 기본은 치료이며 그 치료는 삶의 맥락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라고. 이 말은 한국 사회의 현실을 정면으로 겨눈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소년범을 교화나 단속의 대상으로만 여긴다. 치료라는 개념은 너무 뒤에 있다. 범죄를 저지른 순간 그 소년은 완전히 가해자로만 취급된다. 그 아이가 어떤 질병을 안고 있었는지 어떤 구조 안에 갇혀 있었는지는 무시된다.

한국은 정신질환을 동반한 소년범을 수용하고 치료할 제도가 없다. 이 말은 곧 그 누구도 이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거나 돌보는 시스템이 없다는 뜻이다. 소년원이나 소년교도소는 법률상 처분을 내리는 곳이지 근본적인 치료를 설계하거나 실행하는 장소가 아니다. 그래서 아이는 나아지지 않는다. 병든 상태 그대로 사회로 돌아온다. 이건 개인의 재범 위험을 넘어 사회 전체의 리스크가 된다.

이 책은 의료 소년원이 단순히 좋은 복지가 아니라 사회적 안전망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아이들을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하고, 사회에 복귀시키는 과정 없이는 교정도 예방도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일은 전문가의 손에서 제도의 지원 아래서 가능하다. 그저 선한 마음으로 “다시는 그러지 말아라”고 말하는 걸로는 부족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의 어딘가에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어디에 끌려갈지는 명확하다. 치료받지 못한 채 다시 사회에 나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또다시 ‘왜 이런 일이 생겼는가’를 묻게 될 것이다. 그런 악순환의 반복 속에서 의료 소년원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제안이 아니라 이제는 최소한의 도리처럼 느껴진다.

우리가 어른이어야 할 순간

이 책에 등장하는 소년원 아이들은 누군가에겐 용서받지 못할 존재일 것이다. 그들의 행동은 분명 피해를 낳았고 상처를 남겼으며, 범죄로 규정되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단지 그 아이가 나빠서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보인다.

열다섯, 임신 8개월. 담임 교사를 폭행해 실명 위기에 처하게 한 교코는 출산을 마친 후에도 소년원에 남아 교화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하지만 어머니를 면회할 때마다 공황발작을 일으켰다. 그녀는 범죄자이면서 누군가의 딸이고, 누군가의 엄마이며 지속적으로 학대받아 온 피해자이기도 했다. 이 책은 단순히 죄의 무게를 따지거나 감형의 근거를 찾는 책이 아니다. 대신 이 아이들이 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가를 묻는다.

현실에서 소년범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용서나 이해는커녕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 든다. 하지만 이들을 괴물로만 남겨둔다면 우리 사회는 또 다른 범죄자를 예고 없이 길러낼 뿐이다. 경계성 지능 장애가 있는 소년범들은 단순히 처벌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함께 살아갈 방법을 고민해야 할 사람들이다. 아이들은 관계 안에서 성장하고 다시 삶으로 돌아오기에, 우리가 그들을 보는 시선과 태도가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소년원에서 보호관과 담당 의사와 진짜 어른으로서 관계를 맺고 변화의 씨앗이 되듯이 말이다. 그 따뜻한 시선 하나가 교코에게는 식칼을 들이대던 어머니와의 관계를 끊고 새로운 삶을 선택하게 만들 수 있었고 미치히코에게는 착한 사람이라는 자기 인식과 싸우게 만들었다.

경계선 지능 장애가 있는 소년범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이 책은 우리가 그 과정을 함께 멈출 수 있다고 말한다. 가난, 폭력, 방임, 장애, 차별. 그 복잡한 조건 속에서 우리는 누구도 그 아이를 대신해 살 수 없지만 그 아이와 함께 살아갈 수는 있다. 아이들이 다시 사회로 돌아올 때 그들이 범죄자가 아닌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누군가의 삶이 다시 시작될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 우리 모두가 어른으로서 응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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