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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나는 삼각김밥이로소이다

잘생긴 걸 어떡해
김 따로 밥 따로
가장 좋은 쌀로 만들었습니다
대게딱지장, 되게 좋았는데
참치마요가 육개장을 만났을 때
불닭볶음 백 선생
꼭 ‘전주’비빔이어야 하는 이유
삼각김밥이 가장 맛있는 시간
하루 세 번 만나요, 삼각 삼각 삼각
삼각김밥 MBTI 검사
너 오늘 삼각삼각해
그렇게 오늘도 우리는
편의점을 바꾼 이유
지구인이니까, 따뜻하게
여성 중심 삼각김밥
삼각이 그대와 함께하길!
가끔 세모가 당신을 속일지라도

에필로그 다시, 편의점에서
저자 소개
저자 : 봉달호
본캐 편의점 점주, 부캐 글 쓰는 작가. 하루 14시간 편의점에서 일하는 틈틈이 영수증 뒷면, 라면 박스 귀퉁이, 휴대폰 메모장에 일상을 기록했다. 이 글들이 『매일 갑니다, 편의점』으로 세상에 나오며 작가라는 직업이 추가되었다. 그 후 반나절은 집에서 글 쓰고, 반나절은 편의점을 지키는 반업 작가의 삶을 아슬아슬 이어가는 중이다. 《국민일보》 《아웃스탠딩》 《조선일보》 등 여러 매체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어느덧 편의점 10년 차 점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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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세상에서 가장 좋은 쌀과 가장 좋은 김으로 만든
신토불이 삼각김밥을 드시고 계시는 겁니다.”

하고 싶은 말은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똑 부러진 삼각김밥이 이 책의 화자다. 이리저리 참견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 탓에 삼각김밥 이야기뿐만 아니라 자신이 관찰한 다른 상품의 특징들을 조잘조잘 이야기한다. 삼각김밥과 라이벌인 즉석밥, 가족 같은 컵라면, 특히 삼각김밥을 말할 때 빼면 섭섭한 불닭볶음면도 당연 등장한다. 삼각김밥 주변에 꼭 컵라면을 배치하고, 삼각김밥과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 2위가 초코우유인 것, 모두 알고 계셨는지? 이처럼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삼각김밥 TMI 대잔치가 이 책의 매력 포인트다.
약 6년 전, 삼각김밥이 방부제 범벅이라는 논란이 일었었다. 사실이 아니었지만 자극적인 기사들은 계속해서 퍼져 나갔고, 많은 이들의 뇌리에 아직도 ‘방부제 삼각김밥’이라는 잘못된 정보가 박혀 있다. 그러나 삼각김밥엔 방부제가 안 들어가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30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생산-유통-진열 시간을 제외하면 딱 하루살이일 정도로 수명이 정말 짧다. 이뿐만 아니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중국산 쌀, 중국산 김치, 중국산 김을 사용했을 거라고 으레 짐작하기 마련이지만, 놀랍게도 국내산 쌀과 김으로 만든다. 우리는 신토불이 삼각김밥을 저렴한 값에 먹고 있는 것이다. 물론 삼각김밥이 집에서 차린 한 상과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여유롭게 밥 한 끼 먹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삼각김밥이 소중한 선택지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삼각김밥에 대한 편견을 깨고 전과 다르게 특별한 애정이 생긴다면 주인공 삼각김밥의 소임은 다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때까지 삼각김밥의 귀여운 항변은 계속될 것이다.

눈물 젖은 밥을 먹고 있을 당신에게
보내는 삼각김밥의 작은 응원 메시지

삼각김밥을 안 팔면 도무지 편의점 같지 않고, 편의점이 아닌 곳에 삼각김밥이 있으면 여기가 편의점인가? 하고 간판을 다시 보게 된다. 삼각김밥은 단연 편의점의 대명사다. 또한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손쉽게 사 먹을 수 있으니 과연 ‘국민 음식’이라 칭할 수 있겠다. 참치마요, 전주비빔, 소고기고추장, 대게딱지장, 스팸김치볶음밥, 주꾸미볶음… 1,200원으로 수십 가지 맛을 선택할 수 있는 가성비 갑의 대표 주자기도 하다. 전주에 가지 않아도 전주비빔밥을 먹을 수 있고, 영덕에 가지 않아도 대게 딱지에 비빈 밥을 먹을 수 있다니. 지갑 사정이 좋지 않은 이들에겐 참 고마운 음식이 아닐 수 없다.
봉달호 작가에게 삼각김밥은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존재”다. “매출 가운데 삼각김밥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없으면 편의점이 아니”고, “편의점이 없으면 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저렴한 한 끼 식사고, 누군가에겐 생계 수단이 되어주는 존재. 누군가에겐 간단하게 때우고 싶을 때 찾는 만만한 음식이고, 누군가에겐 식사 때를 놓쳐 시식대에서 급하게 삼키는 수혈 같은 존재다. 폐기 처리된 삼각김밥을 얻기 위해 찾아온 어린 형제에게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삼각김밥을 불량식품이라고 천대하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사람 살아가는 풍경은 어디든 비슷하다. 어쨌든 모두 ‘밥’의 힘으로 살아간다.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는 모든 이들에게 삼각김밥의 응원이 작은 힘이 되기를. 오늘도 삼각김밥은 진열대에 앉아 당신의 무거운 어깨를 바라보며 응원의 눈빛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편의점 점주로서 나의 직업은 ‘폐기를 먹고 사는 직업’이다.
오늘도 편의점에는 유통기한 지나 버려야 하는 상품들이 쏟아진다. 도시락, 삼각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우유, 컵라면…. 어릴 적 할머니는 “먹는 거 버리면 벌 받는다.” 말씀하셨는데, 나는 가게에 나가자마자 오늘 버릴 상품을 솎아내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고, 그 가운데 먹을 만한 녀석들을 골라 집에 가져가는 일로 하루를 마친다. 어떤 날은 하루 세끼를 폐기 음식으로 때우기도 한다. 매일매일 벌 받는 직업인가 보다.
현실이 이렇긴 하지만, 막상 말하고 보니 좀 슬프군요.
11쪽 나는 삼각김밥이로소이다 중에서

삼각김밥에 방부제가 들었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적잖은데, 아니올시다. 삼각김밥에 방부제가 들었다면 유통기한이 하루뿐일 리 없지 않나요. 다른 생명체처럼 저도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답니다. 그렇지만 방부제의 힘까지 빌리고 싶진 않습니다. 삼각감밥은 묵은쌀, 혹은 수입 쌀을 사용한다는 오해도 있는데, 그것 역시 아니올시다. 우리나라에 좋은 햅쌀이 넘치도록 풍족한데 굳이 묵은쌀이나 외국에서 가져온 쌀을 쓸 이유는 없잖아요. 게다가 여러 편의점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답니다. 각자 차별화된 삼각김밥을 보여줘야 하는데, 김밥의 자랑거리가 뭐가 있겠어요. “좋은 쌀을 사용했어요!” 이것이 단연 경쟁력입니다.
38-39쪽 가장 좋은 쌀로 만들었습니다 중에서

한때 누군가에게 열정적으로 사랑받기도 했지만, 다만 폭넓은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진열대에서 사라진 삼각김밥이 많다. 제조사가 속 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해 사라지거나 시즌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사라지는 녀석들도 있다. 대게딱지장 삼각김밥이 홀연 사라진 배경에도 그런 이유가 숨어 있었단 말이지. 속 재료가 다양한 만큼 사라지는 이유 또한 다양하다. 우리가 사랑했던 모양만큼 이별의 이유도 다 다르다.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45쪽 대게딱지장, 되게 좋았는데 중에서

서민이자 단독자. 이것이 전주비빔 삼각김밥의 양대 특징이다. 한국의 비빔밥도 그런 유래와 성격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 비빔밥이 서민 음식의 상징인 것처럼, 비빔 삼각김밥은 가장 서민적인 삼각김밥의 대표주자다. 아니지, 그냥 비빔이 아니라 꼭 ‘전주비빔’이라고 불러야 옳다! 완벽하다. 비빔이면서 특별하다. 전주비빔은 완벽하고 특별한 심각김밥이다. 기존 법칙을 넘어 새로운 법칙을 만든, 독보적인 비빔이다. 전주비빔은 이토록 장점과 특기가 많다. 작은 몸집 안에 익숙함과 특별함, 단독과 조화, 특수성과 일반성을 한데 버무린 균질하면서 다양한 김밥이다. 과연 완벽해!
78쪽 꼭 ‘전주’비빔이어야 하는 이유 중에서

‘삼각김밥+컵라면+반숙란+볶음김치+콜라’ 이런 독수리 오형제 조합으로 만찬을 즐기고 나면 봉달호 씨도 트림을 몇 번씩 하면서 튀어나온 배를 탕탕 두드리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삼각김밥은 역시 가성비의 끝판왕. 충분한 한 끼 식사가 되고, 최고의 다이어트 간편식이 된다. 그러니 삼각김밥 함부로 무시하지 마시라. 당신은 삼각김밥만큼 가성비 높게 살아본 적 있는가. 역사상 이렇게 삼각삼각한 식품을 본 적 있는가.
113쪽 너 오늘 삼각삼각해 중에서

삼각김밥으로서 인간 세상을 감상하고 나름대로 내린 소박한 결론은 ‘사람 살아가는 풍경은 어디든 비슷하다’는 것. 대기업 사장님, 법복 입은 판사님, 샐러리맨 용준 씨, 재수생 희선 씨, 여섯 살 희준이…. 직업과 처지는 달라도 누구나 ‘밥심’으로 산다. 120g짜리, 210g짜리, 혹은 320g 고봉밥을 먹더라도 어쨌든 다 ‘밥’의 힘으로 사는 것이지 황금이나 이슬을 먹고 살지는 않는다. 부자라고, 높은 자리에 있다고 다를 게 있겠나. 사람은 법 앞에선 평등하지 않을지 몰라도 밥 앞에선 누구나 평등해진다. 나는 그렇게 밥의 평등에 기여하는 작은 삼각형이다.
169-170쪽 가끔 세모가 당신을 속일지라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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