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오렌지 카페에 놀러 오세요〉는 단순한 판타지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에서 많은 이들이 겪는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 정신적 질병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주인공 예린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과 치유 과정은 충분한 회복과 희망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오렌지 카페라는 공간은 마음을 병을 고쳐주는 곳이자 외로움과 마음이 힘든 이에게 따뜻한 위안을 제공하는 장소이다.
이 소설은 차가운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은 모두를 판타지적 요소를 통해 치유의 기적과 성장의 과정을 섬세하면서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더불어 우울과 절망 속에도 희망이 있다는 사실과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도 함께 전하고 있다. 〈오렌지 카페에 놀러 오세요〉는 마음의 병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따뜻한 이야기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삶의 힘을 불어넣어 독자로 하여금 희망과 밝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네? 정말이요? 정말 살릴 수 있어요? 어떻게요?”
“엘 샤다이 님은 사람의 병을 고칠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사람마다 살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을 무조건 살리지는 못해요. 대신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희생이 필요합니다.”
예린은 라파에루의 말에 모든 신경을 쏟고 있었다. 준규를 살릴 수 있다니…… 준규를 살릴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감수하고 싶었다.
“그러면…… 저의 희생이 필요한 건가요?”
“어쩌면 희생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제가 어떻게 하면 되나요?”
“흠…….”
라파에루는 갑자기 심각한 얼굴로 잠시 말을 멈추었다.
“준규 님의 기억에서 예린 님이 잊혀져도 괜찮은가요?”
“네?”
10
예린은 라파에루의 말을 이해할 수 없어서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다. 라파에루가 다시 말했다.
“예린 님의 희생은 준규 님의 기억에서 잊혀지는 겁니다. 그래도 상관없다면 준규 님의 병은 완치되고, 두 분께 한 달의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한 달…… 이요?”
“네. 한 달째 되는 자정이 되면 준규 님은 예린 님의 존재를 기억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예린은 라파에루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고작 한 달 동안 준규와 만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게다가 준규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지워진다는 것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예린의 소원은 준규를 단 한 번만이라도 만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준규를 살리고 싶어. 살릴 수만 있다면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아.’ p. 154~155
민진은 유튜브의 요리 채널과 다이어트 채널을 보면서 폭식을 억제하고 다이어트를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노력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부정적인 생각 또한 계속 민진을 사로잡았다.
‘그런 허접한 배지 하나를 달고 있다고 해서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너의 자존감이 회복될 것 같아? 넌 절대로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없어. 결국 너 스스로 삶을 포기하게 될 거야.’
그런 목소리가 자꾸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다. 그러나, 민진은 애써 그런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마음을 다잡곤 했다.
‘내가 삶을 포기하면 패배자가 되는 거야. 그리고, 부모님 마음에 못을 박는 거야. 우울증을 이겨내고 멋지게 살 거야. 그게 나를 배신한 윤지훈에게 복수하는 길이야.’
민진은 처방받은 약도 꾸준히 먹고, 식사량을 줄이면서 몸에 좋으면서 살이 찌지 않는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했다. 인터넷 의류 쇼핑몰 일도 적극적으로 하는 한편, 창고 같았던 방을 깨끗하게 정리했다. 밤마다 자신에게 긍정적인 말로 주문을 걸었다.
‘나는 반드시 이겨낼 수 있어. 난 괴롭지도 않고 죽고 싶지도 않아. 반드시 행복해질 거야.’
그러던 어느 날 밤, 민진은 벽 쪽에 걸어 놓은 외투에 달려있는 네잎클로버 모양의 포지티브 배지에서 빛이 나는 것을 발견했다.
‘어? 배지에서 왜 빛이 나는 거지?’ p. 199~200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차례가 되었고, 예린과 준규는 안내받은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전에 함께 먹었던 오코노미야키와 야키소바를 주문했다.
웃으면서 식사하고 있으니까 조금도 어색하지가 않았다. 둘 사이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누가 봐도 사이좋아 보이는 평범한 커플일 뿐이었다. 그들을 처음 본 사람은 짐작하지 못할 것이다. 준규는 불치병에 가까운 혈액암을 이겨내고 완치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예린 또한 극심한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으리라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평온하고 행복해 보였다.
식사를 마치고나서 준규가 말했다.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 갔던 그 카페 갈래?”
“작년에 갔던 카페?”
예린은 1년 전에 갔던 카페가 생각났다. 2층으로 되어 있는 카페 입구에는 사람보다 더 큰 크리스마스트리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소망을 적은 쪽지를 트리에 메달 수 있게 이벤트를 했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이벤트를 하는지 궁금했다.
“네가 진짜 크리스마스 분위기 난다고 좋아했었잖아.”
“기억나. 거기로 가자.”
카페까지 10분 가까이 걸어야 했지만, 준규와 거리를 걷는 시간도 행복했다. 밤새도록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눈이다!”
누군가가 외쳤다. 한두 송이씩 떨어지던 눈송이는 순식간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거리를 함께 걷던 연인들은 눈이 내리자 마치 그 눈이 오직 자기들만을 위한 것인 양 기뻐했다.
“준규야, 눈이야!”
“오늘 눈 예보가 있었는데, 진짜 눈이네.”
“그래, 화이트 크리스마스야.”
예린은 눈이 자신과 준규를 위한 선물인 것 같았다. 준규와 함께 손을 잡고 걷다 보니까 카페가 눈에 띄었다.
카페 입구에는 놓여 있던 크리스마스트리는 작년보다 더 화려하게 알록달록한 불빛들이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와, 예쁘다!” p. 234~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