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지금 당신은 스스로를 단단하게 하는 철학을 만났습니까?”
쓰러진 삶을 일으키는 철학
오늘도 삶이라는 바다를 헤매는 당신을 위한
이 세상을 수영하는 법
한겨울 새벽 수영은 언제나 고되다. 몸을 감싼 이불은 따뜻하고 폭신하여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을 떠올리며 천근만근 같은 몸을 일으킨다. “나는 이불 속에서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태어난 존재인가?”
유난히 사건 사고가 많았던 하루, 너무도 피곤하여 ‘오늘은 수영장 가지 말까? 내일 가면 되잖아’ 갈등하는 마음을 세네카의 말로 다잡는다. “아무것도 미루지 말고, 매일 삶과 싸워라.”
수영장에 가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탈수기 다 썼어?” 초면에 반말하는 사람, 직원에게 갑질하는 사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말했다. “참담하고, 배은망덕하고, 무례하고, 충성스럽지 않고, 거짓되고, 이기적인 사람을 오늘도 만날 것이다. 그러나 그중 누구도 나를 해치거나 악한 일에 연루시킬 수 없다. 따라서 나도 그들에게 증오심을 품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왜 철학책을 읽는가? 아무리 살아봐도 어렵고 매 순간 고민이 연속되는 삶을 좀 더 지혜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어떻게 하면 항상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온갖 핑계를 떨쳐내고 목표를 향해 꿋꿋이 걸어가는 비결이 뭘까?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지혜롭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를 위해서는 매일 스스로를 치열하게 단련해야 한다. 마치 물 위를 유유히 떠 가는 듯하지만 수면 아래서는 쉼 없이 발장구를 치고 있다는 호수 위 백조처럼. 저자는 수영을 잘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600일간 수영장 안팎에서 매일 사투를 벌였다. 그리고 마침내 어느 휴가철 찾은 바닷가. 처음으로 물 위에 떠서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느낀 행복과 충만감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회상한다. 결국 스토아 철학이 말하는 평정은 매일 삶을 피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해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인 것이다.
책장을 넘길수록 저자의 수영 실력은 서서히 좋아지고 깨달음도 깊어진다. 그 끝에는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중간중간 힘과 의욕을 북돋아주는 스토아 철학자들의 명언은 덤이다. 당장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철학’ ‘계속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는 철학’을 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고통을 인식하는 철학에서
고통을 견뎌내는 철학으로
이제 쇼펜하우어 다음은 스토아 철학이다!
대한민국 출판계의 지난 쇼펜하우어 열풍을 생각한다. 인생의 본질을 고통이라 본 쇼펜하우어 철학의 직설적인 현실 인식이 도리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사고 위로를 주었던 까닭이라고, 여러 사람이 분석했다. 그렇다면 이제 다시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살면서 고통을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스토아 철학은 주어진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구분해보라고 제안한다.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마음을 두지 말고, 지금 실천할 수 있는 덕을 행하라고 권한다. 그로써 평정을 달성하라는 것이다. 수영 실력이 늘지 않는 것은 내 능력 밖의 일이다. 지금 당장 수영을 잘하고 싶다고 발을 동동 굴러도 어쩔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한 번 더 연습하는 것뿐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저 사람 또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있다. 할 수 있는 일은 그 사실을 인정하고 내면의 평정을 지키는 것이다. 단호하면서도 단단한 스토아 철학의 가르침이 쇼펜하우어 열풍 이후 우리에게 남은 질문에 대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배울수록 수영은 살아가는 일을 많이 닮았다. 또한 수영장은 우리네 삶의 축소판이다. 따라서 스토아 철학을 배우기에 수영장만큼 좋은 공간도 드물다. 물속에 들어가는 순간, 복잡하게 얽혀들던 생각이 멈춘다. 분노로 이글이글 타오르다가도 수영을 마치고 나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개운해진다. 그 산뜻한 감각이 좋아서 수영을 계속하게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수영장은 “삶의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이다. 끊임없이 연결된 채 살아가는 우리에게 수영만큼 “철저히 단절되는 경험”도 드물 것이다. “수영은 내 안의 소음을 가라앉히고, 스토아 철학은 나를 다시 세우는 훈련이다. 삶은 명확성과 결단력, 반복되는 훈련이 더해질 때 비로소 단순해진다. 그리고 단순함 속에서 우리는 평온과 가까워진다.”
책을 읽다 보면 나도 수영을 배우고 싶어진다. 적어도 수영을 배우듯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삶이 버겁게 느껴질 때, 잠시 물속으로 들어가보라. 그리고 아우렐리우스를 떠올려보라. 아직, 우리는 제대로 된 삶을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