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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1장 인생은 살기 힘들다지만
그대의 밤이 평안하길
햇살 같은 안식
눈빛의 말
수영장의 마법
도망치지 않기 위해서지
존경과 응원의 우정
마리아와 마르타
생이 주는 선물
꿈은 도망가지 않는데

2장 마음에 들어오는 것들
내 가슴에는 사슴섬이 있다
씨앗의 안부
혼자 산에 오르면
지구의 아름다운 무늬들
아름다움을 아는 죄
존재의 가벼움에 대하여
땅으로 돌아간다
네가 행복하니 나도 행복하구나

3장 빛은 사라지지 않는다
집, 기억을 담다
철저한 이기주의자가 되자
그날 밤의 기도
시적인 삶
책과 영혼이 만나는 자리
당신의 안부를 묻는 일
내일의 고도를 기다리며
형광등이 햇살이 되는 마법

산지니
편집 이소영 010-4206-1508
부산시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 140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 626호
전화 051-504-7070 ∥ 팩스 051-507-7543
2016singstreet@naver.com∥ http://www.sanzinibook.com ∥http://sanzinibook.tistory.com
저자 소개
저자 : 이수진
부산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불문학을 공부했다. 직장 생활과 육아로 문학과 멀어진 동안에도, 다시 책과 글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을 품고 지냈다. 인문학 공동체에서 더불어 공부하고, ‘이후 문학회’ 문우들과 함께 글을 쓴다. 글이 생각을 이끌고 생각이 삶을 이끈다고 믿는다. 멈추고 바라볼 때 열리는 세상을 기억하고 싶어 글을 쓴다.
공저 『부산에 삽니다』, 『굴참나무, 기후위기를 걷다』, 『장소와 씨앗』
제13회 백년어 서원 백년서평 바다상 (2024)

브런치 스토리
brunch.co.kr/@erial1011ck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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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살아보지 않은 삶에 다가서기 위해
더 오래 머금고 있기

1장 「인생은 살기 힘들다지만」에서는 소설, 영화 속 인물들을 관찰하며 인생에서 필요한 태도에 대해 말한다. 소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주인공 ‘펄롱’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책무를 생각하고.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주인공 ‘히라야마 씨’로부터는 온전한 나의 하루를 보내는 비결을 발견해 낸다. 더불어 수영장 실버반에서 찾아낸 반짝거림, 국경을 넘어선 우정, 자매간의 미묘한 감정 등을 다루며 바쁜 우리 삶 속 이정표를 제시한다.

2장 「마음에 들어오는 것들」은 자연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이야기들을 모았다. 이수진 작가는 단순히 자연의 아름다움, 고귀함만을 다루지 않는다. 눈 내리는 소록도에서 사슴을 만난 일은 한센병 환자들에 관한 사유로 이어지고 큰아버지의 농사 생활은 척박한 유목민의 삶까지 이어진다. 작가는 삶에서 마주한 풍경들을 단순히 ‘목격’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마인드맵을 그려보고 피곤해질 때까지 끝말잇기를 한다. 치열하게 상상하고 사유를 따라가며 기록한 글들은 우리가 생각보다 더 넓은 존재와 관계 맺고 있음을, 우리가 실은 더 많은 것을 상상할 수 있고 돌볼 수 있는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타인의 삶과 나의 삶을 단단하게 엮을 줄 아는 작가의 힘이 돋보인다.

세상과 실뜨기를 하다
닿는 순간 전해지는 따뜻한 위로

우리는 종종 털어놓지 못할 고민과 걱정에 잠 못 이루곤 한다. 3장 「빛은 사라지지 않는다」에는 작가의 고민과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당신의 안부를 묻는 일」에서 작가는 배우자를 잃은 지인의 슬픔에 위로를 어떻게 건네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한다. 가볍게 안부를 물어야 할지, 걱정을 쏟아내야 할지,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무심코 산길에서 만난 거미와 거미줄을 보며 “평생 실을 짓는 거미처럼 우리도 인연이라는 줄을 꼭 쥐고 끊임없이 서로의 버팀목을 만들어 낼 것”임을 깨닫는다. 조밀한 거미줄처럼 염려와 안부를 묻는 우리의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내밀하게 연결되어 서로를 응원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작가는 조금만 밖으로 시선을 옮겨 보기를, 세상은 당신에게 희망을 선물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독자에게 전한다.

책 속에서

p.21 오늘을 정성껏 살아 내는 것이 삶의 의미라면 내 하루를 보살피듯 타인의 일상에 시선을 건네는 것, 그것이 인간의 책무이다. 불편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잠 못 이뤄 뒤척이는 모습이 가장 인간다운 모습이다. 누군가의 밤이 안녕하기를 소망하는 건 나약한 인간으로서 건네는 최소한의 안부 인사이다.

p.41 수영장의 노인들에게도 짊어진 걱정과 고통은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려 힘차게 발차기하는 노인들에게서 나는 매번 충만한 에너지를 받는다. 여윈 다리로 최선을 다해 나아가는 마음이 우리가 가져야 할 고귀한 삶의 태도이다. 삶이 던져 놓은 고통의 의미를 고민하기보단 오늘의 발차기에 마음을 모으는 얼굴에서 나는 살아 있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p.115 전율하는 순간이 많아질수록, 더 깊게 감동할수록 우린 지키고자 하는 힘을 더 크게 낼 수 있다. 한 활동가는 매립을 반대하는 이유를 묻는 이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서해 갯벌을 와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무지와 뻔뻔함은 어리석은 결론으로 이어지고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부른다. 자연을 파괴하여 이득을 취하려는 무모한 권력자들이 자연에 끼친 이 폐해를 어떻게 책임질 수 있을까.

p.172 시적인 삶과 태도는 잠시 멈춤이다. 위대한 일들이 일어나는 생태 시계를 관찰하는 일. 인간의 노동을 경건히 바라보는 일. 작은 생명에 귀 기울이는 일. 이웃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일. 그 속에서 세상은 깊어지고 우리라는 울타리는 더 넓어진다. 두터운 벽, 무관심, 외로움, 경쟁이 아닌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이웃과 내가, 동물과 내가, 살아있는 모든 생명이 결국 하나의 줄기로 연결되어 있다. 그 연결고리의 떨림은 한 편의 시다.

p.177 오래된 책장을 넘기며 그 시대 저자의 생각을 읽는 일. 그 책을 읽은 누군가의 영혼과 감흥을 나누는 일. 그것이야말로 느린 독서가 주는 사유의 즐거움이다. 오래전 누군가의 영혼을 울렸던 글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를 흔들고, 그 울림을 다음 세대와 허물없이 나눈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다.

p.199 온전한 치유를 주는 위로는 인간이 아닌 신의 영역일 것이다. 어떤 내일이 다가올지 모르는 삶 속에서 우리는 하루하루 용기 내어 살아간다. 서로의 고난 앞에서 동지의 마음으로 어깨를 내어줄 뿐이다. 그 어깨 위에 충만한 위로의 정령이 조용히 내려앉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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