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기술 주권이 곧 국가 주권인 시대
지금 대비하지 않으면 우리의 안보와 산업을 지킬 수 없다!
기술 주권을 중심으로 한국, 미국,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이철 박사의 신간 『차이나테크의 역습』이 출간되었다. 이철 박사는 자타공인 중국 최고 전문가로 국내 기업의 중국 지사 및 중국 기업에서 여러 요직을 역임했으며, 중국의 정부 기관 프로젝트를 많이 수행한 경력으로 중국 내부 사정에 굉장히 밝은 중국 산업 및 시사 전문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전통적 글로벌 기술 패권국인 미국과 대등 혹은 일부 분야에서는 그 이상의 수준으로 올라선 중국의 과학기술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에 우리가 ‘메이드 인 차이나’를 저품질, 저가로 경험한 탓에 중국의 과학기술 수준을 저평가하지만, 중국은 전방위에 걸쳐 넓고 깊게 과학기술 개발을 추진해 이미 대부분의 분야에서 한국의 과학기술 수준을 뛰어넘었다. 산업 기술만 봐도 중국은 1996년부터 2020년까지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무려 3,299%나 늘릴 정도로 국가 차원에서 굉장한 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기술 주권이 군사·경제·외교 등 모든 국가 역량의 기반이 되는 시대다. 국가 전략 자원에 필수적인 기술을 조달하는 능력인 기술 주권이 곧 국가 주권을 결정한다. 챗GPT, 자율주행 등과 같은 AI는, 사실 군사·안보 기술과 직결되어 체제 경쟁 도구로 사용된다.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해 기술 주권 확보에 노력하지 않는다면, 이공계 발전을 위한 국가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우리 미래는 후퇴뿐일 없을 것이다. 이 책이 더 늦기 전에 현실을 깨닫고 하루라도 빨리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생존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책 속에서
내가 보기엔 결국 중국 사회 전반이 ‘자체 기술력의 확보만이 제재를 돌파하는 유일한 길’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공감대는 중국이 더욱 ‘거국 체제’ 아래 AI 기술 개발에 몰두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기술로 국가와 민족에 기여하겠다는 열망으로 가슴을 불태우는 수천만 중국 이공계 학생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나는 그 미래가 어디로 향할지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듯하다. (51쪽)
예를 들어, 어떤 국가가 AI 시설을 확대하려고 한다면 그에 따라 전력 인프라 역시 확충되어야 한다. 전력 인프라를 확대하려면, 전력의 근원이 되는 석유, 석탄, 가스, 태양광, 풍력, 수력, 원자력 등 종합적인 에너지 전략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이 에너지원 중 일부라도 해외에 의존한다면, 국가 공급망 전략이나 수출입 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계될 수밖에 없다. (70~71쪽)
세계적으로 수소 에너지 기술이 뛰어난 기업 중의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라는 사실이다. 국내에서 수소 에너지 산업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현대자동차도 중국에 진출해 시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수소 기술이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되면서, 중국에서 자유롭게 사업을 펼치는 데 일정한 제약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가 국가 전략을 명확히 수립하지 못한 채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고 있는 현실이, 세계 지정학과 우리 기업의 활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28~129쪽)
나는 예전 어딘가에서 우리나라가 4G, 5G를 선도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아마도 그건 지난 세기의 일이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더 이상 정보통신 강국이 아니다. 우리가 글로벌 과학기술 생태계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뼈저리게 자각해야 할 때다. (202쪽)
양자 컴퓨팅 기술은 현재까지 개발된 모든 암호화 기술을 무력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 때문에 이를 먼저 확보한 국가는 금융 보안 체계뿐 아니라 타국의 군사 비밀까지도 해킹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미국과 중국이 이 기술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다. (208쪽)
오늘날의 과학기술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과 운명에 직결되는 핵심 요소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이 실생활에 구현되려면 대부분 반도체가 개입되기 때문에, 반도체는 현대 과학기술의 ‘인프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58쪽)
산업 기술을 살펴보면 중국은 1996년부터 2020년까지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무려 3,299% 늘렸다. 오타가 아니다. 다시 말해, 24년 동안 3,299% 증가한 것이다. 그 결과 중국의 특허협력조약PCT 국제 지식재산권 출원은 5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287쪽)
우리는 단순히 중국이 과학기술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자본의 투자와 회수, 재투자 구조 자체를 설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선순환 투자 사이클을 체계화하려 하고 있다. (2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