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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이목희 박물관입니다>

꽃다발과 이정표
한여름 땡볕 속의 운동장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눈밭에 찍힌 늙은 발자국
이 강산에 군인 되어
항쟁의 시절
소주 석 잔의 힘, 친구의 영정 사진
설렁탕과 막대 아이스크림
효도뱃지
찌부러진 담배꽁초
무거운 책임감 아래
희망은 어디에나 있다
꽃바구니가 있는 에필로그

추도글
나순자 / 엄주웅 / 우원식 / 원혜영 / 이원보 / 정갑득
이규정
저자 소개
저자 : 이목희
53년 생.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김천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에서 수학했다. 학생운동에 앞장섰고, 군 복무와 졸업 후 국책연구소인 국제경제연구원에 2년여 재직했다. 79년 한국노총 섬유노련 실무자를 시작으로 노동운동에 나섰고, 1981년 전두환 정권에 의해 노동관 계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다. 친위쿠데타로 집권한 신군부가 입법한 제3자개입 금지 규정을 적 용받은 첫 구속자였다. 1987년 6월 항쟁 및 노동자대투쟁 이후 한국노동운동연구소를 조직해서 ‘민주노조의 전국적 단결’을 주창하며 노동운동의 한 실천가로 역할하였다. 이 시기 문제의식을 모은 〈한국 노동운동의 대중적 기초와 진로〉(1996. 2, 도서출판 풀빛)를 써 출판했다.
199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권교체의 절박성을 이유로 김대중 후보 진영에 참여하였고, 이 어지는 IMF 경제위기 상황에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노사 간 대화, 타협의 노사관계를 거듭 제안했으며, 200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이후 정치인으로 살았다. 17대와 19대 국회에서 국회의원이었고, 문재인 정부에서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했다.
노동운동의 이력을 자랑스러워했고,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자기 정치의 근본으로 여겼다. 2025년 9월 11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운명했다.
윤정숙 여사와 평생을 해로하였고, 한 아들과 손자, 손녀를 슬하에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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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나순자 (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현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위원회 운영위원장)
의원님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실 때도 보건의료노조와 많은 일 을 함께해 주셨습니다. 토론회와 노조 행사에서 해주셨던 축사는 늘 특별했습니다. 그 자리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누구보다 현장감 있고 명쾌하게, 짧지만 깊이 있게 전해주셨고, 무엇보다 노동자들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노동자의 편에서 함께했던 그 따뜻한 마음과 실천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엄주웅 (전 한국노동운동연구소 대표간사, 언론노조 정책실장, 방통위 상임위원)
내 기억에 선배는 맑은 사람이다. 지나칠 정도로 솔직하여 사람들의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절 대로 빙빙 돌려 말하는 법이 없었다. 그와 얘기하면 따로 무슨 숨은 의도가 있는지 파악하느 라 잔머리를 굴릴 필요도 없다. 물론 복잡한 사안에 대해 명쾌하게 핵심을 찌르는 능력이 있 기 때문에 가능하긴 하다. 가끔씩 나는 그를 생각하면 옛날 독립운동을 하며 조선팔도와 만주 까지 돌아다니던 꼿꼿한 선비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우원식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국회의사당 복도를 쓸어내리던 국회 청소노동자의 고단함을 지나치지 못하고 국회의원 사무실 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서명을 받고 국회 사무총장실로 달려가 정규직화를 건의하던 모습, 대 우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재취업과 창업을 돕기 위해 관계기관과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새로운 희망을 찾아나서는 모습은 우리가 가야 할 정치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늘 ‘사람 중심의 정치’, ‘노동자가 대우받는 세상’을 꿈꿨습니다.
형님, 선배님이 평생에 걸쳐 일구어놓으신 노동 존중의 가치와 민주주의의 유산은 결코 사라 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찌부러진 담배꽁초에 담긴 노동자들의 서러운 한숨도, 억울한 이들 의 피눈물도 없는 하늘나라에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소서......
당신과 한 시대, 한길을 걸을 수 있어 진심으로 영광이었습니다.

원혜영 (전 부천시장, 국회의원, 현 웰다잉문화운동 이사)
목희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다. 국회의원으로 일하면서 입법과 정책에서 많은 성과를 냈음에 도 무엇보다 국회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식 직원으로 만들어 주기 위한 노력을 맨 먼저 꼽는 것을 봐도 그렇다.
뜨거운 마음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애쓰던 목희가 우리 곁을 떠났 지만 이목희박물관에서 이렇게 만나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으니 여간 다행이 아닌가 생각한다. 명복을 빈다. 친구 혜영이가.

이원보 (전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현 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
그 올곧고 따스한 성품을 다시 대할 수 없는 아쉬움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네.
마치 자기 일처럼 상대의 면면을 꼼꼼이 챙기는 그 애틋한 모습은 당신의 천성이었던 것 같 네. 만면에 웃음을 띤 따뜻하고 자상한 배려와 인간애는 다시없이 그립지만 당신의 그 뜻을 늘상 되새기며 남은 삶도 열심히 꾸려가리라 다짐하네.
어부인과 아들 규정과 가족, 그리고 당신을 기억하는 이들 모두가 평안하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게 두루 보살펴 주시기 바라네. 부디 영면하시길 거듭거듭 기원하네.

정갑득 (전 현대중공업노조, 금속노조 위원장)
형식적 민주주의가 민주주의의 전부가 아니다, 경제적 민주주의가 현실이 될 때 비로소 진정 한 민주주의가 완성된다던 그 말씀은 살아있는 우리가 기억하겠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평생 짊어지고 오신 무거운 짐 다 내려놓으시고, 평안한 곳에서 영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규정 (아들)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는 것이다”라고 하신 아버지는 삶으 로 그리하고자 노력하신 분이셨습니다.
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을 하시던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노동자들의 공장과 농성장을 찾아가 그들의 손을 붙잡고 대화하시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국회에 들어가셔서도 사회적 약자 와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고집스럽게 일하셨지만, 저에게는 엄하고도 다정한 분이셨습니다. 제 딸과 아들에게 훌륭하고 따뜻한 할아버지가 되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아버지의 아들이어서 진심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책 속에서

인생은 육십부터라지만 육십이라면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이 나이쯤 되면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가끔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된다. 내가 만약 국회의원이 아니라면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국회의원 회관 5층 복도를 걸으면서 문득 이런 질문을 해보았다
...................
저기 나가는 문이 있다. 지금까지의 전시품들과 관련된 사연이 마음에 드셨는지 모르겠다. 즐거우셨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몇몇 내가 기억하는 사연들이 입맛에 맞지 않는 분들도 계셨을 것이다. 쓴소리를 한다면 달게 들을 각오도 하고 있다. 칭찬을 듣는다면 고개를 숙일 생각이다. 이렇게 박물관을 만들고 사연들을 곱씹으면서,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반성도 참 많이 했다. 부족한 인간이라는 걸,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인간이라는 걸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아무튼 예전보다는 좀 더 겸허한 인간이 된 것 같다. 지금까지 해 온 일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남아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제 이목희 박물관도 폐관할 시간이다. 아무쪼록 살펴 가시길. 그리고 언제든 다시 찾아주시길 바란다. 그때는 또 다른 전시품들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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