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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SCENE 1
삶이 영화와 같다면

기억의 굴레, 그 틀로부터
죽음을 이해하는 우리의 시선
그 곳에서의 강한 울림
메타버스가 지향하는 그 공간
사회를 바라보는 내면의 응시
삶의 충돌이 빛을 만들어낼 때
천국을 만들어내는 아이들
구체화 된 불투명의 선들 속에서
늑대의 슬픈 울음소리
유형과 무형으로 나뉘는 소통의 경계
언젠가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을 뿐


SCENE 2
영화라서 다행이야

당신이 곧 미끼다
지금 이 순간이 곧 영화다
소통과 공간의 간극 속에서
상식의 파괴에 대한 두려움
달콤하고 쌉싸름한 레몬 맛 사탕
이름이 내게 주는 의미
?인류가 제시해야 할 미래
밤은 짧아, 최선을 다해
기억하는 모든 것을 되살리다
오랜 믿음에 대한 정의
아이가 그리는 세상


SCENE 3
영화에 쉼표 하나

순간에 지나치는 사랑의 과정
한 공간에 놓인 두 사람
사연에 깃든 그 진한 내음
공간 속 인간에 대한 이해
대비(對比)가 강조하는 부담스러운 시선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솔직함의 경계를 들여다보면
마지막까지 하고 싶었던 세수
내 안에 존재하는 파라다이스 폭포
이곳은 너와도 잘 어울려
쉽게 채워지지 않는 그들의 공간


SCENE 4
영화가 되어버린 우리

삶이 마치 그러하듯
소리로 남은 미생(未生)
그가 남기고 간 흔적
기묘한 조합, 더 기묘한 여행
그저 이기기만 하기 위한 싸움이 아닌
주저함을 둘러싼 파리의 모든 것
남녀의 이상은 자신을 향한다
그녀의 흔적은 우리의 성장을 돕는다
남들과 다른 하나의 답안
빈자리를 대하는 정의
스타는 그렇게 타오른다
저자 소개
저자 : 이동기
영화 칼럼니스트. 어릴 적부터 영화를 좋아해 다양한 장르의 많은 작품을 보았고, 누벨바그의 전성기를 이끈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이 이야기한 ‘시네필의 3원칙’을 따르려고 노력했다. 한 영화를 몇 번씩 반복하여 보길 즐기고, 그 영화들에 대한 생각을 글로 기록하길 좋아한다. 젊은 시절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써서 영화 제작에 도전하기도 했으며, 제3회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 영화평론 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월간경남에서 영화칼럼 ‘영화를 읽는 시간’을 연재한 바 있으며, 지금은 씨네플레이에 영화에세이를 연재하고 대학에서 강연하는 등 영화에 관한 생각을 많은 이에게 알리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화에세이 『그때 그 영화처럼』, 『다시, 영화를 읽는 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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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두 번째 하루를 견뎌내며

청춘이 있었다. 책가방을 잔뜩 짊어 메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는 워크맨을 들으며 지하철을 타곤 했던 그때가 있었다. 언젠가 늦은 퇴근길,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혼자서 조용히 음악을 들은 적이 있다. 문득 주변의 소음 없이 오로지 음악 소리만이 내 귀를 감싼 채 그렇게 멜로디에 집중한 적이 있었나 싶었다. 인터넷이 아무리 발달해도 과거를 마음껏 끌어올 수는 없다. 학창 시절 귀가 빠지도록 들었던 소니 WM-FX707이 그리워 검색을 해보니 자료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조그만 워크맨 하나에 기뻐 날뛰던 그때 그 청춘의 한 자락이 어느 날 갑자기 그리워지는 것. 그래서 ?응답하라? 시리즈가 그렇게 인기를 끌었나 보다. 어른이 되고, 못 되고의 차이는 아마도 선택에서 나오는 것 같다. 어린 시절엔 그저 시키는 대로 공부하고 학교에 진학했지만, 어른이 되면서부터는 모든 게 자신의 선택에 기인해서다. 그런데, 이 ‘선택’이라는 게 참 무섭다.
메릴 스트립이 주연을 맡은 ?소피의 선택〉(1982)이라는 영화가 있다. 2차 세계대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가던 아들과 딸, 두 아이의 엄마가 나치 장교의 협박에 못 이겨 둘 중 한 아이를 사지(死地)로 내모는 선택을 한다. 비극으로 끝나버린 그녀의 선택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삶에서 선택은 언제나 어려운 문제다. 1993년 TV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통해 소개된 ‘TV인생극장’에서 개그맨 이휘재는 매주 주먹을 꽉 쥐고 “그래, 결심했어.”를 열심히 외쳐댔다. 그가 선택한 인생은 어떤 결정이었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선택의 순간이 인생의 방향을 바꿨을지언정, 그 결과가 긍정과 부정, 혹은 선과 악으로 완전히 구분되지는 않았던 탓이다. 나는 소피의 그 선택을 진심으로 존중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관객에게 전하는 건 단지 한 여인의 삶의 슬픈 색깔을 이해해달라는 게 아니라, 그녀의 삶을 진심으로 존중해달라는 목소리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인생은 이리저리 흐르는 선택의 반복이고, 이 연속된 흐름 속에서 우리는 결말이 나뉘는 경우의 수를 마구 늘려 간다. 그래서 이 영화는 더더욱 존중받아 마땅하다. 슬픔이 더해질수록 아름답게 느껴진다. 삶에 있어 선택은, 이처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존중받을 만한 가치가 있음을 입증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 항상 무언가를 얻고 배운다. 하지만 영화가 우리에게 시사(示唆)하는 건 언제나 거창하고 무거운 것만은 아니다. 시시하고 재미없는 그저 단순한 이야기에 불과할지라도 이를 통해 우리는 여러 색깔의 삶이 오가고 마주하는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게 영화를 읽어내는 친절하고 정확한 해석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를 통해 삶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따지고 보면 정답은 없다. 단지 인생을 풀어가는 해답만 존재할 뿐이다. 각자가 흩뜨려 놓은 가지각색의 색깔 속에서 굳이 우위를 점하고자 노력하는 게 더 앳된 어리석음으로 드러나는 이유다.
그녀의 선택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얘기하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내게 있어 청춘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그런 것 같다. 단지 지나간 추억을 끄집어내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택한 선택과 그 선택이 주는 삶의 무게, 여기에 덧대어진 시선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이다. 혹자는 세상을 등에 대고 비겁한 처사가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고, 또 누군가는 과거보다 미래를 얘기하는 자를 가까이하라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게 있어 청춘은 서랍 속 고이 모셔둔 옛 일기장이나 낡은 사진첩과도 같다. 이렇듯 어릴 적 좋아했던 비엔나 아이스크림이 떠올라 사진 한 번 찾아보곤, 정말 맛있었는데 하며 군침을 삼키는 그런 거다. 어쩌면 오늘도 그 청춘이 그리워 여전히 두 번째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찾는 이들의 두 번째 하루에도 그 청춘의 흔적이 깊숙이 새겨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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