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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서문

1부 동물, 그러니까 나인 동물(계속)
2부 그러나, 나, 나는 누구인가요?
3부 그런데 동물이 응답한다면?
4부 왜 이러는지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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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 1930~2004)
알제리 유대인 집안 태생의 프랑스 철학자로, 서구의 철학 전통에 내재되어 있는 이성, 인간, 남성, 음성 중심주의를 통렬히 비판하고 사유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오늘날의 지성계 전체에 두루 심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후설 현상학에 대한 연구로 학문적 이력을 시작한 데리다는 그리스 고전 철학에서부터 루소, 헤겔, 니체, 하이데거 등 서양철학에 대한 해박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 사상의 개념적 연관을 예리하고 신선한 시각에서 해부했다. 해체론이라 불리는 그의 철학적 방법은 기존 사상에 파괴적인 타격을 가하려는 시도라기보다는 그 체계적 개념 연관들의 완결 불가능한 얼개를 발본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개방적 변화를 모색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작으로 『목소리와 현상』, 『그라마톨로지』, 『글쓰기와 차이』, 『정신에 대하여』, 『마르크스의 유령들』, 『동물, 그러니까 나인 동물』 등이 있다.

옮긴이

역자 : 문성원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0년부터 부산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역사철학, 문화철학, 현대사회철학 분야를 주로 다루어 왔다. 지은 책으로 『철학의 시추: 루이 알튀세르의 맑스주의 철학』(1999), 『배제의 배제와 환대: 현대와 탈현대의 사회철학』(2000), 『해체와 윤리: 변화와 책임의 사회철학』(2012), 『철학자 구보 씨의 세상 생각』(2013), 『타자와 욕망』(2017), 『철학의 슬픔』(2019), 『철학의 기쁨』(2025)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지그문트 바우만의 『자유』(2002), 자크 데리다의 『아듀 레비나스』(2016), 『죽음의 선물』(근간),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신, 죽음, 그리고 시간』(2013, 공역), 『전체성과 무한』(2018, 공역), 『타자성과 초월』(2020, 공역), 『존재와 달리 또는 존재성을 넘어』(2021) 등이 있다.

역자 : 최성희
영국 워릭대학교 ‘철학과 문학’ 과정에서 석사 학위, 부산대학교에서 영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부산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철학 및 비평 이론, 영미 희곡 분야에 걸쳐 학제 간 연구를 하고 있으며, 박사 학위 연구 주제인 타자와 폭력에 대한 관심을 정동 이론과 동물에 대한 연구로 이어 진행 중이다. 지은 책으로 『모빌리티 존재에서 가치로』(2021, 공저), 『근대의 시선에서 보는 식물, 동물, 행성 서사』(2025, 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 『젠더와 모빌리티』(2021), 『무대의 시간공유』(2013, 공역), 『정동 이론』(2015, 공역), 『존재권력』(2021, 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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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알제리 태생의 프랑스 철학자인 데리다는 서구 사유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인간 중심주의, 로고스 중심주의, 말 중심주의, 백인 중심주의, 남성 중심주의 등 완고하고 끈질긴 각종 중심주의를 드러내고 중심과 주변의 경계를 유동화함으로써 사유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했다. 흔히 해체주의라 일컬어지는 그의 철학적 방법은 단순히 기존 사상에 대한 파괴적인 타격을 가하려는 시도라기보다는, 오래되고 강고한 인간 중심적 사유 틀에 내재해 있는 근원적 불완전성과 폭력성을 드러냄으로써 개방적 변화를 이끌어 내려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심은, 언어학의 층위에서 실천철학 또는 정치철학으로 옮겨 간 데리다의 후기 철학을 대표하는 『동물, 그러니까 나인 동물』에도 잘 드러나 있다.

동물 문제는 데리다의 텍스트에 이미 오래전부터 자주 등장했다. 동물을 둘러싼 탈중심성에 관한 그의 논의는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어 1980년대 들어 본격화되었는데, 그 성과는 「인간의 종말」, 「게슐레히트」, 「하이데거의 손」, 「하이데거의 귀」, 『정신에 대하여』, 『동물, 그러니까 나인 동물』 등에 담겨 있다. 그중에서도 『동물, 그러니까 나인 동물』은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인간을 넘어 비인간 존재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최근에 더욱 빼놓을 수 없는 저서로 꼽힌다. 특히 이 책의 고갱이에 해당하는 1부 「동물, 그러니까 나인 동물(계속)」은 같은 역자에 의해 2013년 국내 한 계간지에 번역 소개되어 담론계에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타자적 존재들에 대한 착취에 근간을 두고 있는 자본주의적 성장주의가 맞이할 수밖에 없는 전 지구적 파국에 맞서 인간과 비인간 존재들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모색하는 이들에게 데리다의 텍스트는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동물권을 비롯한 포스트휴먼 담론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지금, 이제 완역본으로 소개되는 『동물, 그러니까 나인 동물』은 관련 논의에 한층 깊이를 더할 뿐만 아니라, 데리다 철학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동물에 관한 서양의 철학적 전통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는 이 책에서 데리다는 우선 제러미 벤담이 던진 질문, 즉 ‘동물은 고통받을 수 있는가?’에 커다란 중요성을 부여한다. 다시 말해 ‘그들은 추론할 수 있는가?’, ‘그들은 말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그들은 고통받을 수 있는가?’라고 벤담은 질문했다. 데리다는 이 질문이 인간 사유의 전통을 우회적으로 공격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인간은 스스로 ‘이성을 지닌 동물’이라고 규정할 때조차 자신들을 사실상 모든 동물들과 대립시키고, 자신들에게서 모든 동물성을 지워 버린다. 그런 한편으로 인간에게 고유한 것이라고 여기는 것, 즉 말, 이성, 죽음에 대한 경험, 애도, 문화, 제도 기술 등이 동물들에게는 없다고 정의해 왔는데, 데리다는 이것은 로고스 중심주의라고 불렀다.

데리다는 동물을 인간의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바라보고 정의하는 한편(가령 ‘동물은 로고스가 결여된, 혹은 로고스를 가질 능력이 없는 존재다’), 인간을 합리성을 지닌 우월한 존재로 차별화해 온 독단적 역사가 바로 앞서 말한 ‘자서전적 태도’와 닿아 있으며, 이는 멀리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근현대의 데카르트, 칸트, 하이데거, 레비나스, 라깡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이어져 왔다고 보았다. 동물에게 행해진 폭력은 ‘동물’이라는 말 자체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데리다는 보았다. 즉 동물이라는 말은 마치 모든 동물이 인간과 근본적으로 대립하는 동질적 총체를 이루는 것처럼 단수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데리다는 ‘동물말(l’amimot)’이라는 다른 단어를 고안해서 썼는데, 이것은 동물들의 극단적 다양성을 환기한다.

동물들을 잘못 다루어 온 철학적 전통을 해체하는 일은 단지 동물들하고만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사유의 관점을 근본적으로 다시 성찰하는 일이기도 하다. 데리다는 인간과 동물 사이의 경계가 단일한 선이 아니라 주름지고 중첩된 것이라는 점을 보여 주려 한다. 또한 그는 동물에 대한 접근이 무엇보다 인간의 가치를 재단하는 척도인 ‘능력’에, 즉 ‘할 수 있음’에 기반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벤담이 던진 ‘고통받을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즉 ‘비-능력’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보았다. 말하자면 인간의 이성이나 합리성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타자 존재인 동물들의 고통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 것이다. 나아가 인간의 언어로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동물들만의 세계를 인정하고 존중할 것을 주장했다. 『동물, 그러니까 나인 동물』은 단순한 철학서가 아니라 인간의 존재와 윤리, 동물과의 관계를 되묻게 하는 매우 인상 깊은 저작으로 다가갈 것이다. 동물학, 생태학, 페미니즘, 과학기술에서 독창적 사유를 보여 준 도나 해러웨이는 이 책을 두고 “데리다는 실제 동물이 실제 인간을 응시한다는 사실을 이해했다”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 책을 옮긴 부산대학교 철학과의 문성원과 최성희 교수는 데리다와 레비나스의 사유를 바탕으로 타자와 차이의 철학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 오면서 연관 저작들을 다수 번역하고 집필해 왔다. 이 책에서는 철학적 논의가 많은 부분은 문성원 교수가, 문학적 표현이 두드러지는 부분은 최성희 교수가 좀 더 신경 써서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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