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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뉴 스위밍클럽
우리와 함께하시겠습니까
남의 사랑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장상미
오래하고 싶은 일을 찾아 이것저것 시도하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당장은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는 사실이 그저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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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할머니 그거 얼마 안 나가. 그냥 봐. 내가 내줄게.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써야지. 아, 답답해.”
편견이 만든 또 하나의 차별과 소외, ‘노인’

‘늙은이로서 썩 많은 나이’라는 고령의 삼례와 옥정 그리고 강일, 이번 작품 『브랜드 스위밍클럽』의 주인공인 이들은 언제부턴가 눈치 없고, 염치없고, 젊은이의 미래를 훔치는, 차별을 넘어 혐오의 대상이 된 ‘노인’들이다.
일흔여섯의 삼례는 “아무도 왜 이걸 써야 하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아들이 “그냥 이제는 이걸 써야 한다고 하길래”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됐다. 멋모르고 동영상을 시청했던 삼례는 요금으로 큰돈을 쓰게 된 후 전전긍긍한다. 그런 삼례의 모습이 손녀 이영에게는 답답할 뿐이다.(「브랜뉴 스위밍클럽」) 아파트 경비를 하던 여든의 강일은 해고된다. 아버지뻘 되는 경비원들을 위아래로 훑으며 면전에 대고 “몸도 성치 않아 보이는데 아파트를 어떻게 지킨다는 건지”라고 중얼거리는 관리소장은 ‘젊은 인력으로 교체’를 표면적인 명목으로 내세우며 고령의 경비원들을 내쫓는다. 관리소장이 리베이트를 받았든 아니든 강일의 ‘늙음’은 입주민들을 설득할 만한 명분으로 충분했다.(「우리와 함께하시겠습니까」) 딸 윤주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쯤 쓰기 시작한 세탁기보다 손빨래에 익숙한 옥정은 하얀색 티셔츠나 블라우스 같은 빨래는 직접 손이 닿아야 직성이 풀렸다. 그런 옥정에게 “그냥 세탁기에 빨아도 다 깨끗하게 빨린다”는 윤주의 말은 옥정의 노동을 헛일로 만들어버린다.(「남의 사랑」) 일생 “몸이 고달프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건 없었”던, 심지어 “온몸이 바스러질 것같이 일했어도 받아야 하는 대가도 제대로 못 받은 적이 수두룩했”던 삼례, 35년간 해양경찰로 근무하며 건강한 구릿빛으로 망망대해 바다를 순찰했던 강일, “눈앞에서 지워지는 얼룩을 보며 희열을 느끼는” 옥정의 젊은 날은 삭제되고 지금의 환경에서 지금의 잣대로 평가받는 그들은 사회에서 무용의 존재일 뿐이다.

주문은 키오스크로 하셔야 해요. 벌서듯 서 있던 시간이 10분은 되었을 거다. 화가 난 친구가 그런 건 아까 말해줬어도 되지 않았냐며 큰소리를 냈다. 이런 경우 사람들의 빈축을 사는 건 가게 사정을 이해하지 못한 노인들이었다. 삼례는 일제히 꽂히는 시선에 조용히 친구의 팔을 끌고 나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_「브랜뉴 스위밍클럽」에서

“쓸모에 지쳐 괴로워해놓고 관성처럼 내 쓸모를 찾게 되더군.”
하루하루를 빗금으로 지워가는 ‘무용’의 시간

삼례는 “달력에 빗금을 치듯 언젠가 돌아올 마지막 날을 향해 매일 어렵게 지워내”며 하루를 보낸다. 노년의 삶이란 “모든 것이 자라는 것 같으면서도” “모든 것이 떠나는” 것만 같은 강일 역시 몇 달 뒤에 잡힌 골다공증검사 예약 날짜에 그때까지 살아 있을지를 생각한다.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야만 가치를 인정받는 사회에서 그들은 살기 위해 매 순간 건강함을 증명하고 비난받지 않기 위해 나잇값에 대한 자기 검열을 한다. 딸 윤주를 “제일 사랑했고” 자신의 “모든 사랑을 쏟아 자란 윤주의 사랑까지 지켜볼 수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아버지 없이 자란 아이가 가엾은 적은 있어도 남편이 없는” 자신을 “스스로 안타까워한 적은 없었”던 옥정의 “너한테 나 책임지라고 안 해”라는 말은 훗날 버려지지 않았다고 자위하기 위해 앞질러 내뱉는, ‘짐’이 되지 않겠다는 선언 같다. 어쩌면 그들은 ‘편안하게 늙을 권리’를 허락받지 못하고 무용한 존재로 삶을 견디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작 식탁에서 다용도실까지 걸었을 뿐인데 목에 걸리는 숨소리가 탁했다. 이제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숨이 거칠어지는 때가 있었다. 한번 기침이 시작되면 쉽게 멈추질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사레가 들렸다. 강일은 그럴 때마다 귓가에 들리는 본인 소리에 서러움이 도졌다. 스스로 멈추지 못할 때 강일은 나이듦을 느꼈다.
_「우리와 함께하시겠습니까」에서

“하루에 딱 한 번 내게 충실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문을 밀어 열었다.”
젊음을 마주하는 비밀의 공간, ‘브랜뉴 스위밍클럽’

삼례는 손녀딸 이영이 등록해준 회원권으로 ‘브랜뉴 스위밍클럽’에서 수영강습을 듣는다. 한 달에 5만 원이나 하는 강습비가 아까워 환불하라고 이영을 다그쳤지만 평생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당첨’의 기회를 위해 목욕비를 생각하면 온수로 씻기만 해도 본전이라는 이유를 만들어내고 ‘브랜뉴 스위밍클럽’으로 향하고, 옆 동네 아파트 경비 자리를 잃은 강일은 어느 날 ‘브랜뉴 스위밍클럽’에서 보낸 구인 엽서를 받고 수영강사로 취업을 하게 되고, 맞벌이를 하며 세 살배기 아들을 키우는 딸이 안쓰러워 손주의 육아를 맡고 살던 옥정은 사위의 권유로 ‘브랜뉴 스위밍클럽’을 오게 된다. 사실 옥정은 처음 사위에게 수영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땐 집안일을 하고 애를 보는 것도 피곤한데 운동까지 해야 하는 상황을 꺼렸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윤주의 사랑을 지키는 일이기에 수락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이 떠밀리듯 찾아든 ‘브랜뉴 스위밍클럽’은 샤워실에서 하얀 가루가 맞으면 몸이 젊어지는 마법의 공간이다. 무용의 시간에 찾아온 젊음을 마주한 그들은 무엇을 원할까.

“반가워서요…… 불쌍하기도 하고요.”
테이블의 분위기가 급히 숙연해졌다. 짧은 침묵은 공감의 표시였다. 적어도 삼례는 그랬다. 치열하기만 했던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단연코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다. 젊은 시절에는 오늘처럼 유리잔에 비친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볼 시간조차 없었다. 그래서 더 낯설었는지도 모른다. 제대로 살펴본 적이 없어서.
_「브랜뉴 스위밍클럽」에서

‘젊음’의 미래 ‘늙음’, 동반자로 존중받는 사회

노년의 시간을 ‘자유’와 ‘성찰’의 시간으로, 경험이 축적된 지혜의 시간으로 말하던 이들도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젊은이들은 노인의 경험을 믿고 조타기를 맡기지 않는다. 사회의 급속한 변화는 노인의 경험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그들을 울타리 밖으로 밀어내버렸다. 하지만 ‘나이듦’은 ‘젊음’의 ‘내일’인 탓에 그들과의 동행은 노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로비에 꽉 차게 들어앉아 면접을 기다리던 사람들. 그곳에서 살아남고 싶다고 생각했던 자신. 여든이 되어서도 끝이 없는 치열함”에 대한 강일의 의문은 그만의 것이 아닌 것처럼. 그렇기에 강일을 통한 저자의 물음들, “감히 견디면 된다는 말을 이영에게 쉽게 해도 되는 건지. 우리는 왜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는지. 대책도 없이 길기만 한 수명은 대체 우리에게 어떤 걸 가져다주는지”는 모두의 미래를 준비하는 질문일 것이다.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과연 몇 살까지 좋아할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70세가 되어도 우즈(WOODZ)의 음악을 듣고, 그의 콘서트에서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방방 뛸 수 있을까? 좋아하는 영화 굿즈를 모아 방 한편에 진열하며 기뻐할 수 있을까? 그때까지 살아남을 수는 있을까? 기지 같은 것은 왜 가장 필요한 시기에 가지고 있지 않고, 삶을 소진해야만 얻을 수 있는 걸까? 그렇다면 그 모든 것을 얻은 뒤의 삶은 오직 순수한 재미만 남는 걸까?
_「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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