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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오로라맨숀으로
2. 기침과 다이너마이트
3. 믿지도 않는 신에게
4. 복자 구독 서비스
5. 위대한 상속자
6. 국수와 칼국수와 캣타워의 문제
7. 돌아갈 제자리가 없다는 건
8. 길 끝에서

저자 소개
저자 : 장지연
연극과 방송 다큐멘터리를 거쳐 현재는 소설과 드라마 각본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글만 쓰면서 살기엔 삶이 다소 팍팍한 탓에 모바일 업계에서 서비스 기획자로, 토목 업계에서 공원과 도로의 이름을 짓는 네이미스트로 밥을 벌어먹으며 먼길을 돌아왔다. 에둘러오는 길에 만났던 다양한 인간군상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캐릭터가 살아 숨 쉬는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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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작은 온기와 위로로 서로에게 빛이 되어준 사람들의 이야기,
희망과 용기의 휴먼 힐링 드라마

노인이든 청년이든 오롯이 혼자 주어진 삶을 버텨야 하는 각자도생의 도시에서 마음을 열어가는 이웃들의 가슴 따듯한 이야기.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느끼는 인물들이 서로의 가치를 발견해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것이 저자가 이 소설을 기획한 의도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오로라맨숀’은 1974년 준공하여 안정등급 D 판정을 받고도 재건축 허가가 나지 않는 골칫덩어리 폐물이지만 누군가에겐 삶의 마지막 보루이다. 모두가 떠난 맨숀에 홀로 남은 복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고, 머물 곳 없이 떠돌던 자립준비청년 혜성에게 오로라맨숀은 세상이 허락한 유일한 보금자리다. 고단함뿐이었던 혜성의 기억 속에도 이제 행복이란 기억이 둥지를 틀게 되었다.

혜성은 엄마에 대한 기억이 없는 동생 유성이 부러웠다. 유성은 열세 살이 지날 때까지 엄마의 존재를 몰랐다. 백일이 지난 직후부터 희망의 집에서 살아온 유성에게 그곳은 부모가 버린 아이들을 대신 키워주는 곳이 아닌, 그저 원래의 우리 집이었다. 그래서 유성은 형보다 늘 더 즐겁고 행복했다. 기억 따위는 없는 편이 행복에 더 이롭다. 수학 시간에 비례와 반비례를 배우던 날, 혜성은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기억의 총량과 행복의 총량은 반비례한다.’ (p. 20)

동생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혜성이 복자가 담근 김치를 냉면가게에 파는 것을 시작으로 얼렁뚱땅 장사가 시작되면서 두 사람은 더불어 살아갈 희망의 끈을 발견한다. 복자네 장독김치는 추억, 위안, 행복이 되어 사람들의 밥상으로 번져가고 외로운 삶의 모퉁이에서 부대낀 이웃들은 서로에게 빛이 되어간다. ‘오로라맨숀’에서 펼쳐지는 복자와 혜성의 김치 장사 도전기가 이야기의 여정을 함께하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엔 겉절이 같은 인생도 있고 묵은지 같은 인생도 있는 거잖아요. 어떤 인생은 일찍부터 반짝이고 또 어떤 인생은 남들이 상했다고 오해할 만큼 오래 묵히고 삭혀야 비로소 빛을 보는데 내 인생이 꼭 그래요. 내 삶이 당신이란 장독에 푹 묵혔다 꺼낸 묵은지 같다고요.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요? 일 년 전에, 십 년 전에, 오십 년 전에,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었겠어요. 오늘처럼 기쁜 날이 오리란 걸. 내가 특별해질 시간이 다가오리란 걸.” (p. 305)


[주요 등장인물]

이혜성(남, 18): 오로라맨숀 2동 202호 입주민. 자립준비청년.
문짝만큼 크고 곰처럼 아둔한데 하도 눈칫밥을 먹다 보니 후천적 눈치 백단러. 스스로 꿈꿀 수 없는 인생이라 생각하는 탓에 꿈이 뭐냐고 묻는 어른들이 제일 싫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것도, 주먹의 세계에 절대 발을 들이지 않는 것도, 모두 동생을 위해서다. 열심히 천만 원을 모아 동생과 함께 지낼 투룸을 구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고, 꿈이 있다면 그게 유일한 꿈이다.

명복자(여, 79): 오로라맨숀 3동 505호 입주민. 독거노인.
남편은 1년 전 치매로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마저 비명횡사하여 혼자가 됐다. 아들이 집 담보로 불법 대출을 중복으로 받는 바람에 집을 팔고 이사를 갈 수도 없어 이웃 모두가 떠나는 동안에도 오로라맨숀에 줄곧 남아 있다. 빠듯한 살림이지만 김치 담그는 솜씨만큼은 일품이다.

김아린(여, 21): 오로라맨숀 3동 505호 동거인. 복자의 손녀.
인생 직진이라는 오타쿠 콘셉트광. SNS에서 나름 잘나가는 타투 디자이너. 열세 살 때 엄마와 둘이서만 캐나다로 유학 간 이후 아빠를 본 적이 없다. 빚쟁이들이 괴롭히지 못하도록 할머니와 함께 상속 포기 절차를 밟은 그녀는 자칭 복자네 장독김치 최고 브랜드 책임자가 되어 김치 사업에 뛰어든다.

이유성(남, 14): 오로라맨숀 2동 202호 동거인. 혜성의 동생.
부자가 꿈인 반항아. 초6부터 시작된 사춘기는 지금이 클라이맥스. 영리하지만 고아라는 콤플렉스 때문에 삐딱선을 탄다. 초등학교 졸업식 날 보육원을 뛰쳐나와 가출팸에 들어간다. 조폭 그룹에 가입해서 신종 마약인 퍼플 캔디를 배달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간다.

오영미(여, 39): 오로라맨숀 관리소장.
워킹맘으로 고단한 삶을 살고 있지만 늘 밝고 활기차다. 인구 소멸을 이유로 제산시에서 재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자 입주민들이 떠난 오로라맨숀 관리사무소를 혼자 지킨다. 요리를 못해 매번 복자에게서 김치를 얻어다 먹는데 갑자기 김치 장사를 한다고 해서 이제 김치를 사 먹어야 하나 고민이다.

박찬배(남, 69): 오로라맨숀 경비.
깔끔하고 말수가 적으며 속이 깊다. 한신은행 제산역지점의 지점장까지 역임하고 은퇴했다. 몇 년 전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우울증에서 벗어나려고 경비원으로 재취업했다.

차성원(남, 38): 오로라맨숀 1동 312호 입주민. 총알맨.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하고 퇴직금으로 차린 치킨집까지 망하는 바람에 제산시로 내려와 총알맨이 됐다. 트럭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열심히 살아가던 중 같이 일하던 친구가 과로로 죽자 삶의 회의를 느낀다. 총알맨을 그만두고 오로라맨숀으로 이사 와서 김치 배송을 전담한다.

가르마(남, 29): 오로라맨숀 1동 307호 입주민. 웹툰작가.
고양이 다섯 마리 냥집사. 대머리. 공부를 못해서 입학금만 내면 들어갈 수 있는 제산전문대학에 진학했다가 웹툰작가로 데뷔하며 눌러앉았다. 주 연재 장르는 캠퍼스 로코. 연애가 난무하는 그의 웹툰이 혜성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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