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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머리에
프롤로그: 부산에 탱크가 들어왔다고?

1부 불씨
유신의 심장, 그늘진 도시
10월 15일, 실패한 거사
D―1: 우암동 다락방의 잉크 냄새
10월 16일: 자유라는 두 글자

2부 격랑
거리의 함성
유신 7주년, 유신을 심판하다
부산에 비상계엄 선포
불길은 마산으로
권력의 시선과 항쟁의 실체
괴물의 탄생: 전두환, 부산에 오다
세계의 눈, 부산으로 향하다

3부 유신정권 붕괴와 그 후
10월 26일: 궁정동의 총성, 부산에서 울리다
열흘, 청년이 역사가 되다
역사 전쟁: 누가 역사를 지우는가
10·16 기념관이 없다!

에필로그: 아직 끝나지 않은 열흘, 제정화의 시간
부록
참고 문헌

저자 소개
저자 : 정광민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대학교 재학 중이던 1979년, 유신체제에 저항하여 10·16 민주운동을 주도하다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되었다. 이듬해 1980년 5월, 계엄법 위반으로 재차 구속되어 1년 가까이 옥고를 치렀다. 이후 부산지역 사회운동에 종사하다가 일본으로 건너가 교토대학과 나고야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현재 사단법인 10·16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아 부마항쟁의 정신을 계승하는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메일: vietho@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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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열흘이 바꾼 역사, 아직 끝나지 않은 혁명
부마항쟁을 다시 읽는다는 것의 의미

『열흘의 혁명』은 1979년 10월, 부산과 마산에서 시작된 부마항쟁을 단순한 민주화 사건이 아니라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청년혁명’의 출발점으로 재조명하는 책이다. 저자 정광민은 항쟁의 현장 한가운데에 있었던 당사자로서, 교과서 속 몇 줄로 요약된 부마항쟁을 다시 현재의 시선으로 복원한다. 이 책은 ‘박정희 사망으로 끝난 사건’이라는 익숙한 서사를 넘어, 유신체제가 어떻게 붕괴의 균열을 드러냈고, 그 여파가 5·18과 6월항쟁으로 이어졌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 특히 저자는 부마항쟁을 과거에 박제된 기억이 아닌, 오늘의 민주주의를 묻는 현재진행형의 질문으로 끌어올린다. 『열흘의 혁명』은 역사를 기록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되묻는 정치적·윤리적 텍스트다.

현장에서 다시 쓴 부마항쟁의 서사
『열흘의 혁명』의 가장 큰 강점은 ‘현장성’이라 할 수 있다. 연구자의 거리감 있는 서술이 아니라, 실제로 항쟁을 준비하고 실행했던 청년의 시선에서 사건을 복원하는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부산 시내에 탱크가 진입하던 장면은, 국가 폭력이 일상으로 침투하는 순간의 공포를 생생하게 전달하며 독자를 단숨에 1979년으로 데려간다. 이후 부산대학교 캠퍼스에서 시작된 작은 결단, 실패로 끝난 10월 15일의 시도, 그리고 우암동 다락방에서 밤을 새워 선언문을 찍어 내던 장면들은 혁명이 결코 거창한 계획에서만 시작되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저자는 항쟁의 전개 과정을 시간순으로 촘촘히 따라가면서도, YH 사건, 김영삼 의원직 제명, 경제 위기와 같은 구조적 배경을 함께 짚는다. 이를 통해 부마항쟁이 특정 정치 사건에 대한 일회적 분노가 아니라, 억압과 불평등이 누적된 사회 구조에 대한 폭발이었음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특히 저자가 직접 작성했던 ‘폐정개혁안’의 분석을 통해 당시 학생들의 요구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체제 자체를 향하고 있었음을 밝혀내는 대목은 도서의 핵심적인 문제의식을 잘 드러낸다.

‘청년혁명’으로 읽는 한국 민주주의
『열흘의 혁명』은 부마항쟁을 한국 민주화 운동의 ‘첫 장’으로 재배치한다. 저자는 부마항쟁을 제1의 청년혁명으로 규정하며, 5·18 광주와 1987년 6월항쟁을 하나의 연속선상에서 해석한다. 이 관점은 민주화의 역사를 특정 지역이나 사건의 성취로 축소하지 않고, 세대를 이어 반복되어 온 청년들의 선택과 희생의 역사로 확장시킨는 것과 같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부마 세대’가 이후 부산 지역 시민운동과 정치 지형에 남긴 흔적을 짚어내는 부분이다. 항쟁의 경험이 개인의 기억으로 소멸되지 않고, 인권 변호사 노무현과 시민운동의 성장, 나아가 한국 정치의 변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은 지역사와 현대사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또한 부마항쟁이 여전히 충분히 기념되지 못하고, 기억의 주변부에 머물러 있다는 현실을 비판하기도 한다. ‘기념관이 없다’는 문제 제기는 단순한 시설 논의를 넘어, 우리가 어떤 역사를 기억하고 어떤 역사를 지워 왔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확장된다.

『열흘의 혁명』은 과거를 정리하는 책이 아니라, 현재를 흔드는 책이다. 저자는 부마항쟁을 통해 민주주의가 한 번의 사건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언제든 후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역사서이면서 동시에 오늘의 시민에게 보내는 정치적 성찰의 메시지다. 다시 퇴행의 문턱에 선 듯한 지금, 『열흘의 혁명』은 묻는다. 우리는 불의 앞에서 침묵할 것인가, 아니면 또 한 번 역사의 앞줄로 나설 것인가. 이 책은 그 질문을 외면하지 않도록 독자를 끈질기게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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