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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제1부 공직으로 향한 출발과 선택의 시간

1 세상을 훤히 보고 싶었던 소년에게
2 섬에서 도시로, 질문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3 그 집에서 나는 사람을 배웠다
4 먹고사는 일 앞에서 미뤄둔 배움
5 보이지 않는 벽을 마주하다
6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던 이유
7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만든 밤들
8 하루의 시작처럼 다가온 합격 소식
9 공직이라는 제도 안으로 들어오다
10 첫 발령지에서 배운 행정의 현실
11 공직사회에서 마주한 책임의 무게
12 절박했던 가장의 현실
13 승진이라는 이름의 계절
14 여름휴가, 바다와 산이 건넨 위로

제2부 행정은 어떤 얼굴로 시민을 만나는가

1 동대문운동장에서 배운 오해와 진실
2 모두가 피하던 자리에서 남아 있기로 한 선택
3 시민의 재산 앞에서 법을 집행한 자리
4 조사 앞에서 흔들린 믿음
5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평가받았던 시간
6 법이라는 상식, 그 지키기 어려운 평범함에 대하여
7 살아 돌아온 얼굴과 돌아오지 못한 얼굴
8 접수 날의 풍경, 쉽게 바라볼 수 없었던 이유
9 구조조정 명단에 스스로 이름을 올린 사람
10 친절과 원칙 사이에서
11 펜을 내려놓으라는 그날의 호출
12 보고서가 목적이 되어버린 행정
13 인사철의 풍경, 달라지는 공기
14 회의는 끝났지만, 결정은 없었다
15 결재선 밖에서 드러난 제도의 한계
16 그해 여름, 재난 속에서 짊어진 책임
17 바다는 돌아왔지만,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18 사무실에서 쓰러진 날, 몸이 먼저 보낸 경고
19 도시는 잠들고, 행정은 깨어 있었다
20 어르신들을 태운 버스, 마지막을 향한 길
21 꺼내기 힘든 이야기를 꺼내며
22 일본에서 배운 것, 불편하지만 필요한 이야기
23 후쿠오카에서 본 조용한 질서
24 내가 일본에서 잘못 배운 것

제3부 제도 밖에서 작동한 관계들

1 규제 대신 손을 내미는 행정
2 검은 봉투를 든 차석 합격자
3 의무가 끝난 뒤에도 남아 있던 마음
4 돕자는 말이 먼저 나왔던 날
5 조직 안의 세대 간 간극
6 사라져 버린 청백리의 꿈
7 서른 해의 강을 함께 건너온 세 친구
8 공직자 해외연수라는 이름의 그림자
9 서울시청 별관의 이방인들, 나의 무모한 도전
10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하루의 가치
11 병원 밥상을 책임진 행정직 공무원
12 아침을 기다리지 않고 떠난 사람들
13 평범함이라는 이름의 기적

제4부 떠나는 자리에서

1 그만둘 수 없었던 이유
2 작별 인사를 위해 찾은 사람들
3 끝내 정리되지 않은 마음으로
4 정년퇴직하는 날, 새로운 시간을 마주하다

제5부 사회를 향한 질문

1 언론과 권력
2 권력과 민주주의
3 역사와 책임
4 시민의 눈으로 본 사회
5 교육과 스승
6 사회를 떠나는 사람들
7 우리가 서 있는 자리

맺는말
저자 소개
저자 : 문상배
서울시에서 30년간 공직에 몸담았다.
행정의 현장에서 시민을 만나며 제도와 현실 사이의 선택과 책임의 무게를 경험했다.
주요 일간지에 20여 편의 칼럼을 기고했으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공직의 시간 속에서 마주한 생각과 질문들을 꾸준히 기록해 왔다.
행정은 제도로 움직이지만 결국 사람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공직의 자리에서 지나온 시간과 그 안에서 배운 책임과 신뢰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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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지켜온 시간들이 우리 사회를 지탱해왔다"
한 공직자의 30년이 묻는다―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무엇을 지키고 있는가

성공담도, 자기계발서도 아닌―한 인간의 가장 솔직한 공직 고백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을 영웅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서해 끝 섬 출신의 고졸 청년이 도시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의 벽을 마주하고,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 공직에 들어서기까지의 과정은 치열하지만 조용하다. 동대문구청 민원실 첫날, 전화기를 든 손이 떨리던 초임의 기억부터, 사무실에서 쓰러져 병원 침대에서 사직서를 떠올렸으나 끝내 접어둔 날까지―그는 결정 이후에 남는 마음의 무게를 정직하게 꺼내놓는다. 공직에 오래 있었다고 해서 늘 옳은 선택을 한 것은 아니었다는 고백, 그 솔직함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하루"의 진짜 무게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깊이 되돌아보는 것은 화려한 성과가 아니라 ‘특이 사항 없음’이라는 보고서 한 줄이다. 병원에서 영양사 없이 6개월간 환자 식단을 떠맡고, 재난 현장의 밤을 지새우며, 수백 명의 하루를 조용히 지탱해온 날들. 문제를 만들지 않은 하루가 얼마나 많은 준비와 긴장 위에 놓여 있는지를 저자는 몸으로 증언한다. 눈에 보이는 성과만 평가받는 조직에서 보이지 않는 자리를 지킨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 책은 그 질문을 독자에게 조용히 되돌려 준다.

섬 소년에서 시청 공무원까지―제도와 사람 사이의 간극
이 책은 공직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린 기록이기도 하다. 규정을 지키는 것과 책임을 지는 것이 반드시 같지 않다는 깨달음, 적극적으로 일한 사람이 감사의 칼날을 먼저 맞는 조직의 아이러니, 그리고 재개발 구역 세입자의 "아이들과 어디로 가야 하냐"는 질문 앞에서 규정의 가장자리까지 걸어가 본 기억까지. 저자는 제도가 닿지 않는 곳에서 행정이 어떤 얼굴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목민심서의 한 구절―융통성은 관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백성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이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정신이다.

개인의 경험이 사회적 언어로―칼럼이 기록한 공적 질문들
책의 후반부에는 저자가 주요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들이 실려 있다. 언론과 권력의 관계, 민주주의의 조건, 역사적 책임, 교육의 의미. 이 글들은 30년 공직 현장에서 쌓인 시선이 사회를 향한 간절한 독백으로 이어진 흔적이다. 개인의 삶에서 시작된 질문이 공적 공간으로 나아가고, 그 질문이 다시 우리 각자의 자리로 돌아온다. 저자가 칼럼을 쓰다 조직의 호출을 받고 펜을 멈춰야 했던 경험조차, 말의 무게와 침묵의 책임에 대한 가장 솔직한 증언이 된다.

책 속에서

섬에서 도시로 옮겨온 삶은 단절이 아니라 이동이었다. 그 이동은 나를 더 넓은 세상으로 데려왔고, 동시에 내가 어디에 서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 묻게 했다.
-20쪽, 〈섬에서 도시로, 질문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중에서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전환점은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마음을 나누었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믿음은 여전히 내 삶의 방향을 조용히 이끌고 있다.
-25쪽, 〈그 집에서 나는 사람을 배웠다〉 중에서

이 자리는 나를 대신해 판단해 주지 않는다. 규정과 절차는 기준을 제시할 뿐, 마지막 선택은 결국 사람의 몫으로 남았다.
-42쪽, 〈공직이라는 제도 안으로 들어오다〉 중에서

공직에서 배운 책임은 칭찬이나 보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이름이 되는 일이었다. 책임이란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법과 원칙을 지키되 그것을 시민을 향해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스스로에게 묻고, 그 선택을 끝까지 설명하는 일이다.
-49쪽, 〈공직사회에서 마주한 책임의 무게〉 중에서

나의 가난이, 나의 절박함이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경계선을 넘어도 된다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었다. 사소한 안일함이 얼마나 큰 책임으로 돌아오는지를 엄청난 수업료를 내고서야 온몸으로 배웠다.
-53쪽, 〈절박했던 가장의 현실〉 중에서

규정을 지켰다는 사실과 그 사람의 삶을 충분히 마주했는지는 다른 문제였다. 그 아쉬움은 아직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217쪽, 〈끝내 정리되지 않은 마음으로〉 중에서

나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지키기 위해 출근하고 있었다. 책임이라는 말도 멀리 있는 이상이 아니라 매달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210쪽, 〈그만둘 수 없었던 이유〉 중에서

공직을 떠난다는 것은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답을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질문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218쪽, 〈끝내 정리되지 않은 마음으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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