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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 펴내는글

제1부. 한옥목수가 본 구조의 근원
제1장. 기둥고인돌_무게의 흐름과 선사시대부터 이어진 구조 감각
제2장. 수직과 수평_대륙의 질서와 해양의 연대가 만나는 지점
제3장. 대강철저(大綱徹底) 한옥_큰 줄기를 꿰뚫고 세부를 조율하는 지혜
제4장. 비정비팔(非丁非八) 궁체_활쏘기와 몸의 내적 구조, 세계와의 감응

제2부. 손의 기억으로 읽는 역사
제5장. 조선의 창업정신_새로운 국가의 수직축을 세우려 한 결단
제6장. 나라의 틀 짜기_왕권과 신권이 조율되며 골격이 굳어가는 과정
제7장. 연산군과 세 채의 집_폭정의 시대, 퇴계·남명·사촌이 세운 사유의 기둥
제8장. 정여립과 대동계_수평적 연대를 꿈꿨던 급진적 실험과 좌절
제9장. 백산(白山)의 민주공화정_동학농민군이 보여준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제10장. 대한민국, 새로운 틀_1919년 발아에서 1987년 체제까지의 여정
제11장. 다시 만날 세계_새로운 세대가 만들 조율의 공화정

저자 소개
저자 : 조전환
전통 건축의 미학을 현대적 주거 문화와 결합하는 데 앞장서 온 대표적인 한옥 목수이자 저술가이다. 그는 단순히 집을 짓는 기술자를 넘어, 한옥이 가진 구조적 효율성과 철학적 깊이를 대중에게 알리는 문화 전달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노동운동과 사회활동을 거쳐 한옥의 길로 들어선 그는, 전통 한옥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인이 거주하기 편리한 실용적인 한옥 모델을 연구해 왔다. 전통 목수임에도 불구하고 ‘스케치업(SketchUp)’과 같은 3D 설계 도구를 활용해 한옥의 구조를 시뮬레이션하고 한옥BIM 설계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한국 최초 한옥호텔인 경주의 라궁(羅宮)호텔을 기획, 시공하였고, 한옥보급의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 제1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설치감독, 백남준아트센터 전시공간 디자인, 연극 <3월의 눈>의 실제 한옥 무대를 제작했다. 주식회사 이연 대표이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조원 제작팀장, 아시아문화전당 전문위원, 고인돌문화연구회·고인돌컬처랩 대표 등을 맡아왔다. 쓴 책으로 『한옥의 구성요소』, 『한옥 설계에서 시공까지』가 있고 함께쓴 책으로 『신한옥』, 『한옥의 열린 공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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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목수의 눈으로 읽어낸 새로운 역사 읽기
건축을 지탱하는 ‘수직과 수평, 무게와 균형’의 물리적 원리가 어떻게 국가와 사회를 지탱하는 ‘조율과 연대’의 원리로 이어지는지 통찰합니다. 단절된 직선의 역사가 아닌, 서로의 무게를 버티며 감응하는 '구조'로서의 역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고창 기둥고인돌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까지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며 찾던 근원의 답을 고향 고인돌 돌기둥에서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의 창업, 폭정 속 사유의 기둥을 세운 학자들, 수평적 연대를 꿈꾼 대동계와 동학농민군의 백산 공화정, 최근 광장의 민주주의까지 한국사의 굵직한 뼈대를 꿰뚫어 봅니다.

오래된 감각으로 열어젖히는 새로운 미래
억압되고 왜곡된 시대에도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던 ‘함께 서는 감각’을 일깨웁니다. 낡은 거푸집을 벗고 새로운 세대가 만들어갈 “조율과 공화의 세계”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제1부. 한옥 목수가 본 구조의 근원
선사시대 고인돌에서부터 대강철저(大綱徹底)의 한옥, 비정비팔(非丁非八)의 궁체에 이르기까지, 사물과 몸을 관통하는 뼈대와 조율의 감각을 목수의 생생한 경험으로 풀어냅니다.

제2부. 손의 기억으로 읽는 역사
조선이라는 나라의 틀이 짜이는 과정부터 민중이 주도한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실험, 그리고 현대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변곡점들을 ‘결정적 구조 전환’이라는 독창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합니다.

우리 들숨날숨으로 구축해온 이땅 사람들의 생각 틀을 고민하는 독자에게 전해요

건축과 공간에 담긴 철학적, 인문학적 의미가 궁금하신 분.
한국사를 정치적 사건의 나열이 아닌 ‘구조와 연대’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읽고 싶으신 분.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함께 서는 법(조율과 공화)’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원하시는 분.

“구조는 단단히 닫힐 때가 아니라, 서로의 무게를 읽으며 감응할 때 비로소 살아 움직입니다.”
단순히 물리적인 집을 짓는 것을 넘어, 우리 삶과 사회의 틀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견고하고 흔들림 없는 ‘사유의 기둥’이 되어줄 것입니다.

손끝의 기억으로 세우는 우리 시대 구조

나는 평생 손으로 나무를 다루고, 집을 세우며, 부재들의 구조를 맞추는 일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목수의 길을 걸으며 내가 만진 것은 단지 나무만이 아니었습니다. 나무를 깎고 다듬는 과정에서 나는 이 땅의 ‘오래된 구조 감각’을 만났으며, 그 감각은 돌에서 시작해 나무로, 그리고 내 몸과 사유로 이어져 역사를 읽는 새로운 ‘눈’이 되어주었습니다. 목수로서 나는 한때 우리 건축의 근원을 찾아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했습니다. 헝가리의 전통 가옥에서 한옥의 냄새를 맡고, 몽골의 게르와 인도네시아의 수상 가옥을 보며 나무와 무게를 다루는 근원적인 원리를 탐구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내가 찾던 답은 먼 곳이 아니라 고향 고창의 기둥고인돌 앞에 섰을 때 비로소 선명해졌습니다. 수천 년 비바람을 견디며 거대한 덮개돌을 받치고 선 돌기둥들을 보며, 나는 깨달았습니다. 구조란 단순히 물리적인 형태가 아니라 수직과 수평, 무게와 균형, 단단함과 유연함이 조율되며 오래 견디는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이 책의 1부는 한 목수가 이러한 구조를 보는 눈을 얻어가는 과정입니다. 고창의 기둥고인돌에서 무게의 흐름을 읽고, 한옥을 지으며 큰 줄기를 꿰뚫되 세밀하게 조율하는 지혜를 배웠으며, 활을 쏘며 몸의 내적 구조가 세계와 감응하는 방식을 체득했습니다. 목수의 손끝에 남은 이 감각은 단지 건축의 기술이 아니라, 세상을 읽는 하나의 방법이 되었습니다. 2부에서는 이 구조 감각을 도구 삼아 이 땅의 역사를 다시 읽으려 합니다. 나는 우리 역사를 단절 없는 하나의 직선으로 그리지 않습니다. 대신 위기의 순간마다 반복적으로 되돌아오는 ‘결정적 구조 전환의 순간’들에 주목합니다. 조선 창업의 결단에서부터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실험에 이르기까지, 이 땅에는 권위가 아니라 조율과 연대로 세상을 지탱하려 했던 오래된 감각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 감각은 때로 억압되고 왜곡되었지만,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는 낡은 거푸집이 마침내 벗겨지는 순간을 통과했습니다. 새로운 세대는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구조의 빛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 책은 기둥고인돌에서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포기하지 않았던 ‘함께 서는 감각’에 대한 기록입니다. 구조는 단단히 닫힐 때가 아니라, 서로의 무게를 읽으며 감응할 때 비로소 살아 움직입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우리 역사와 삶을 지탱하는 거대한 구조의 이치를 발견하고,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의 새로운 틀을 함께 가늠해 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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