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삶의 가장 어두운 가장자리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에 대해서
열여덟 살, 교문 대신 다른 문을 나서야 했던 한 청년이 있었다. 이후 수십 년의 시간을 방황과 상처 속에서 보내며, 그는 삶의 밑바닥이 어디까지인지를 온몸으로 겪었다. 그리고 마침내 견인차 운전대를 잡으며 다시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빌려 타는 인생은 없습니다』는 그 치열하고도 솔직한 변화의 기록이다.
(주)A.P컴퍼니 대표 우석민은 교통사고 현장출동 요원으로 일하며 십수 년간 다양한 사람들의 위기와 회복을 곁에서 지켜봐 왔다. 보험사 협력부터 기업·관공서 차량 관리, 렌트카 서비스, 1:1 정비케어에 이르기까지 차량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실전으로 익혀온 그에게, 현장은 단순한 일터가 아니었다. 사고 직후 멍하니 서 있는 사람들,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과적 화물차, 새벽 어둠 속에 홀로 멈춰선 방전된 자동차-그 모든 장면이 삶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묵직한 은유로 다가왔다.
과적된 화물차는 아무리 브레이크를 밟아도 멈추지 않는다. 감당하지 못할 짐을 혼자 짊어진 채 버티다 보면,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배터리가 방전된 자동차는 어느 날 갑자기 멈춘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오래전부터 여러 번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저자는 자동차 현장에서 발견한 이 단순한 진실들을 인생의 언어로 조심스럽게 풀어낸다. 알면서도 자꾸 ‘나중에’로 미루는 것, 남이 붙여놓은 이름표를 스스로 가슴에 못 박는 것, 괜찮은 척 감정을 꾹꾹 눌러 담는 것-이 모두가 삶을 조용히 무너뜨리는 방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은 거창한 성공담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저자는 잘못된 선택들이 어떻게 연쇄적으로 삶을 끌고 내려가는지,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길이 얼마나 멀고 외로운지를 숨기지 않는다. 차가운 사회의 시선 앞에서 버티는 일이 얼마나 벅찼는지도, 끝까지 손을 놓지 않은 아내의 존재가 얼마나 결정적이었는지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래서 이 책의 문장들은 훈계가 아니라 고백에 가깝고, 처방이 아니라 동행에 가깝다.
삶의 가장 어두운 가장자리에서 어떻게 방향을 바꿀 수 있었는지에 대해, 저자는 대단한 깨달음이 있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정직하게 땀 흘리는 것, 소중한 것을 지키려 애쓰는 것, 그 사소한 반복이 사람을 조금씩 밝은 곳으로 데려간다고 담담히 이야기할 뿐이다. 사람이 다시 일어서는 데 백 가지 이유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끝까지 붙들고 살아낼 단 하나만 있어도 삶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오십을 넘겨 대학에 입학하고, 어제보다 1% 나은 오늘을 살아가는 저자는 SNS에 일기처럼 기록해 온 삶의 흔적들 중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었던 철학과 태도를 추려 이 책에 담았다. 과거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지금부터 어떤 방향으로 살아갈지는 선택할 수 있다. 실망하거나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당신이 예전에 어떻게 살아왔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는가라고, 이 책은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말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