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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배반의 언어, 현장의 실종

제1부 언어의 임계, 최소주의자의 응시

▶한 방울의 물은, 금지된 구역으로, 마음의 지하로, 어두운 시간으로, 세련을 거부했던 너에게로 흐른다―최소주의자가 잡는 미래의 손
▶지금-여기, 생은 어떻게 구축되는가―‘장소’와 ‘환대’에 관하여
▶서정의 구심력, 서정의 궁극―시의 본령을 묻다
▶시의 발명에 대한 췌언
▶영혼의 북방(北方) 그 단절을 넘어―북극과 우리 시

제2부 세계고와 응전의 윤리

▶가여운 것을 매만지는 손길들
▶사람이라는 이름의 저 안쓰러운 사랑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서
▶갸륵한 언어들
▶세계를 해석하는 세계고(世界苦)의 나날들
▶생이라는 숙명 앞에서

제3부 디카시, 이미지와 존재의 변이

▶끝의 시작: 디카시는 사진 예술이 아니다―곽경효 시인의 신작 디카시에 대하여
▶차이(difference)에서 되기(becoming)로―이설야 시인의 신작 디카시에 대하여
▶기억과 지속―권현형 시인의 신작 디카시에 대하여
▶홀론(holon)의 존재론―조향옥 시인의 신작 디카시에 대하여

제4부 묘박지, 집(集)의 내면

▶사물들의 묘박지 혹은 슬픔의 거처―손음 시집 ≪고독한 건물≫의 물질적 상상력
▶분홍의 심장, 초록의 눈동자―최정란 시집 ≪분홍이라니≫?김참 시집 ≪이상한 그림책 나라≫
▶한 되의 슬픔, 기억의 습곡―사윤수 시집 ≪앵두가 쥐여준 씨앗 한되≫?송진권 시집 ≪그림자놀이 하던 날은 가고≫
▶피지 마, 부르지 마, 알지 마―이운진 시집 ≪저녁 잎사귀처럼 알게 될 때≫
▶실재의 꽃, 이상의 꽃―이서화 시집 ≪누가 시켜서 피는 꽃≫
▶역도(逆道), 뒷면을 그리는 화가―엄세원 시집 ≪붉고 윤이 나는 농담≫
▶내면(內面)에서 길어올린 내면의 화두―허림 시집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
▶감각의 전이 혹은 간극의 미학―김수예 ≪오아시스는 멀리에 있어서≫
▶성속일여(聖俗一如)의 시학―박중기 시집 ≪산다와 살다의 상관관계≫

제5부 내러티브의 심연

▶이야기하는 원숭이가 만드는 문명의 내러티브: 동굴벽화에서 디지털 서사까지―자미라 엘 우아실?프리데만 카릭,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신화?거짓말?유토피아≫
▶김용익 소설, 경계에서 엮어낸 서사의 꽃신―상실과 기억의 미학적 도정
▶지상에 별 하나―최계옥 단편 〈구회별〉에 관하여

발표 지면
저자 소개
저자 : 김정남
한양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현대문학]에 평론이, 200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소설이, 2021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김겸’이라는 필명으로 시가 각각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펴낸 책으로 문학평론집 『폐허, 이후』·『꿈꾸는 토르소』·『그대라는 이름』·『비평의 오쿨루스』, 소설집 『숨결』(제1회 김용익 소설문학상)·『잘 가라, 미소』(2012년 우수문학도서)·『아직은 괜찮은 날들』, 장편소설 『여행의 기술―Hommage to Route7』(2014년 우수문학도서), 소설 이론서 『현대소설의 이해』 등이 있다. 현재 가톨릭관동대학교 VERUM교양대학에 재직하며 연구와 창작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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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 책 ≪최소주의자의 윤리≫(김겸 평론집)는 현란한 수입 이론과 일시적인 담론의 유행에 매몰되어 정작 텍스트의 본질과 삶의 현장을 소외시키는 현대 비평계의 자기과시적 세태에 준엄한 경종을 울린다는 점에서 깊은 의의를 지닌다. 저자는 소위 ‘설거지’로 폄하되던 작품 해설과 리뷰 등의 현장비평을 비평 본연의 가장 근본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일차적 과제로 격상시켰으며, 고상하고 세련된 부르주아 미학의 환상을 걷어내고 삶의 진창과 상처를 정직하게 응시하는 ‘최소주의자의 윤리’를 새롭게 정립했다. 특히 타자의 비극과 고통에 응답하는 문학의 윤리적 책무를 강조하며 자본의 논리에 격리되거나 환대받지 못하는 소외 계층의 장소성 문제를 깊이 있게 성찰하는 한편, 아카데미화로 인해 대중과 멀어진 현대 문학장의 카르텔을 고발하고 시가 잃어버린 노래의 본질을 시조의 가치로 복원하고자 시도했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중앙과 지역의 경계 없이 텍스트의 고유한 존재 가치를 밝혀내어 한국 문학장의 건강한 선순환 토대를 다진 독보적인 비평적 자화상이자 실천적 지침으로써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1. 기성 문학장의 정치적 카르텔과 권력 구조에 던지는 거침없는 경종

저자는 등단 지면과 게재 지면에 따라 신분과 언어자본이 고착화된 한국 문학장의 카스트제도적 위계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주류와 비주류, 중앙과 지역의 이분법 속에서 자생하며 상업적 권력의 유희로 변질되어 가는 정치적 카르텔을 ‘적폐의 온상’이라 과감히 규정한다. 이를 통해 비평 내부의 자기 과시적 유행으로 소진되어 독자를 소외시키는 기만적인 담론장을 강하게 흔들어 깨운다.

2. 세련된 탐미주의를 거부하고 고통의 진창을 응시하는 윤리

저자는 권현형, 변희수, 이향란, 이화영, 차도하 등 현장 시인들의 작품을 경유하며 미학적 나침반을 새로이 정립하고 있다. 거대 이론의 틀에 텍스트를 끼워 맞추지 않고 자체의 질감과 문학적 진실에 밀착하는 정직함을 선보인다. 흠결 없이 매끄럽고 고상하게 포장된 부르주아 미학의 ‘세련’을 기만으로 규정하고, 방치된 쓰레기통 같고 오래된 주사기 상자 같은 삶의 진창 속 상처와 실재하는 통각을 솔직하게 파고드는 것만이 진정한 미학적 저항이자 비평가의 책무임을 증명한다.

3. 환대받지 못하는 시대, 타자의 고통과 ‘세계고(世界苦)’를 향한 문학의 책임

이 책은 자본의 논리에 따라 훈육되는 성공 신화인 ‘미라클 모닝’의 맹목성을 꼬집는 한편, 우리 일상에서 빈번하게 환대가 철회되는 이주노동자, 난민, 비정규직, 홈리스 등의 현실을 아프게 포착한다. 타자의 비극을 미필적 고의로 관음하는 사회 속에서 문학은 마땅히 ‘타자의 얼굴’ 앞에 서서 고통스러운 세계를 떠맡는 최후의 보루이자 윤리적 실천이 되어야 한다고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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