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명량,노량,한산’의 김한민 감독 추천작!!
‘위작’
누구도 건드리지 못한 미술품‘위작’ 관한 미스테리!
하나의 작품을 두고 펼쳐치는 아릅답고 매혹적인 욕망의 하드보일드!
진실과 위조된 진실 사이. 진실보다 폭로가 고가로 판매된다!
저마다 자신이 해석한 결론을 진실이라 굳게 믿으며 살아간다
‘진실을 파헤치려는 집요한 서사는 매혹적이고 위험한 비밀들로 가득하다.
매일매일 숨겨진 진실을 마주하는 우리시대의 새로운 성찰!
작가는 그곳에 홀로 진지하고도 의미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 김한민 감독 <추천사>
이 소설은 ‘위작’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진실과 거짓사이의 미묘한 경계와 그 경계선에 선 사람들의 다채로운 열망에 관한 이야기다.
진실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진실은 위조될 수 있는가? 어쩌면 진실이란 우리가 그렇다고 믿는 사실들의 총체적 구성물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른다. 하여 역사의 페이지는 얼마나 많은 진실들의 범람으로 얼룩져 있는가! 심지어 그 역사의 흔적을 해석하는 방법 또한 제각각이라 그 해석의 결과를 두고 인간들은 입씨름을 벌이기를 멈추지 않는다. 결국 저마다 자신이 해석한 결론을 진실이라 굳게 믿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때론 잘 포장된 진실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엄연한 상품이 되기도 한다. 진실은 고가로 팔린다. 예컨대 미술 시장이 그러하다. 현대 미술 시장에서 진실은 명작이란 이름으로 거래된다. 그 명작의 가치를 매기는 것은 오롯이 그것을 평가하고 구매하려는 자들의 믿음과 욕망에 근거하기에, 언젠가 그 믿음이 붕괴하면 진실의 가격도 붕괴한다. 공교롭게도 진실은 사물 속에 있지 않고, 그 사물을 바라보는 자의 마음 속에 있기 때문이다.
예술작품의 진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간들의 신념과 욕망을 그린 만화도
꿈처럼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진 시적인 하드보일드
인간이 붓을 들어 그린 한 폭의 그림에 삶의 녹진한 진실이 깃들어 있다는 믿음이 걸작이라는 신화를 낳았다. 그러나 어느 날 그런 믿음이 사라진다면 과연 걸작이란 무엇인가? 화가가 한땀 한땀 손으로 그린 작품이라고 믿었던 그림들이 사실은 그의 지시에 따라 조수들이 그린 그림들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 작품은 화가의 작품인가 아니면 조수들의 작품인가? 우리는 화가의 아이디어를 구현한 조수들의 탁월한 솜씨에 열광하는 것인가? 아니면 조수들의 손을 빌려 탄생한 예술가의 위대한 정신에 감탄하는 것인가?
여기 위작이라 의심되는 한 위대한 예술가의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이 진품인가, 위작인가는 결국 이 작품을 해석하고 평가하는 시각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보여준다.
작가는 현대 미술이 지닌 복잡한 정신과 욕망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현대 미술 작품의 고상한 작위성, 예술가들이 콧대를 높이며 역설하는 몽상적인 궤변과 위선, 그리고 미술품에 자신의 신분적 욕망을 투사하며 현대의 귀족이 되고자 하는 애호가들의 모습까지 작가는 세밀한 심리 묘사로 그 세계의 복잡한 내면을 들춰내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절대적 미라는 진실을 추구하는 아름다운 여성 큐레이터, 정의라는 진실을 쫓는 거칠고 무뚝뚝하며 독선적인 형사, 위대한 예술만이 유일한 진실이라 믿으며 자기애적인 몽상에 빠져 살아가는 늙은 화가, 그리고 오직 순결한 사법적 진실만을 추구하며 살아오다 사랑이란 몽매한 진실의 늪에 빠져버린 중견 변호사, 소설은 위작을 둘러싸고 각각의 진실을 염원하는 네 사람의 꿈과 욕망이 부딪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아름답고도 냉혹한 욕망의 서사를 하드보일드 특유의 비정한 시각으로, 그러나 아름다운 필치의 몽환적인 문체로 담아낸다. 이 소설은 분명 하드보일드 소설이지만 꿈처럼 모호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진 시적인 하드보일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캐릭터 <인물들>.
강청식. <정보과 형사>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외롭게 걸어가는 독불장군 형사. 거칠고 냉소적인 성격이지만, 형사로서의 신념과 정의감만큼은 확고하다. 지독히 염세적이고 냉소적인 인물로 현실적인 계산이나 판단은 전혀 하지 않고, 오직 목표한 범죄자를 잡는 일에 사냥개처럼 달려든다. 마약조직 골든 게이트를 수사하다 정치권과 고위 경찰에 연이 닿아 있는 조직보스가 파놓은 함정에 빠져 동료 형사를 잃는다. 그에 대한 복수로 강청식은 마치 귀신에 씌인 것처럼 비 내리는 어느 날 조직 보스를 찾아가 살해한다. 이 사건으로 사면초가에 빠져 정치적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위작 사건의 한복판으로 뛰어들게 된다.
강청식은 무척 무뚝뚝하고 냉소적인 인물이지만, 그에겐 마치 지나가 버린 아름다운 꿈처럼 느껴지는 가족이 있다. 학교 폭력으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고 자신의 방에 들어가 버린 딸. 강청식은 집에 있는 날이면 딸이 숨어든 벽을 종일 쳐다보며 오래 전 자신의 손으로 느낄 수 있었던 딸의 아름다운 체온을 상상해 보곤 하다. 마치 고혼기가 이제는 자신의 손을 떠나버린 아름다운 나신의 그림들을 몽상하곤 하는 것처럼.
김지연 <큐레이터>
고혼기 화백의 ‘비속의 나신’의 모델이었던 아름다운 여인 이미애의 딸이자 어머니를 이어 갤러리 나래의 대표가 된 인물. 차갑고 고혹적인 미모의 소유자. 대선후보인 홍정훈의 약혼자이자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자신의 삶을 드라마틱한 절정으로 이끌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어머니 이미애에 대한 지독한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어 어떻게든 갤러리 나래에서 어머니의 그림자를 지우고자 한다.
“늘 몸을 봄날의 꽃처럼 환하게 피어 있게 해야 한단다, 몸을 아름답게 지속시킨다는 건 너의 몸속에 깃든 단 하나의 화초인 정신이 시들지 않도록, 너의 몸속에서 냄새를 풍기며 썩어가지 않도록 가꾸는 일과도 같단다’
아름다운 몸이 곧 정신이라는 어머니의 가르침 속에서 살아온 김지연은 삶을 인형극의 무대처럼, 자신의 몸을 아름다운 무대의 인형처럼 여긴다.
어머니가 발굴하여 키운 고혼기 화백의 작품을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하려는 욕망에서, 그리고 약혼자인 홍정훈 변호사에게 대선 자금을 만들어주려는 계획으로 고혼기 화백의 위작들을 제작하여 1980년대 미발표작이란 기획으로 비속의 나신전을 개최한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갤러리 나래는 위작 스캔들에 휘말리게 되고, 김지연은 자신의 아름다운 궁전인 갤러리 나래의 명예를 지키고자 약혼자인 홍정훈을 배신한다.
고혼기 <화가>
탐미주의자. 예술지상주의자. 1970년대 엄혹한 군사정권 하에서 학생운동을 하다 구금되어 고문을 당한 후로 한국을 떠나 일본으로 유학을 간다. 1980년대 실험적인 작품들을 발표하여 신진작가로서 두각을 나타내다 마치 미의 화신 같은 갤러리 나래의 대표 이미애를 만나 처음으로 인물화를 그린다. 그것이 바로 고혼기를 세계적인 화가로 만든 비속의 나신들. 이미애가 죽은 후로 고혼기는 더 이상 인물의 누드화를 그리지 않는다. 세월이 흘러 이미애의 딸인 김지연이 갤러리 나래의 관장이 되고, 고혼기는 때로 김지연의 모습에서 이미애의 환영을 보곤 한다. 하지만 어머니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는 김지연이 여러차례 자신의 나신을 그려달라고 부탁을 했음에도, 고혼기는 결코 그녀의 나신을 그리지 않는다. 김지연의 몸은 시각적으로 아름다울 뿐, 그녀의 어머니가 지니고 있던 소멸에 가까운 탐미적인 기운은 지니고 있지 않았기에.
어머니 이미애가 세계적인 큐레이터가 된 것은 오롯이 고혼기가 그녀의 나신을 그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김지연은 고혼기 화백이 다시 비속의 나신들을 그리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미 고령이 된 고혼기 화백은 더 이상 붓을 들 수 없었다. 하여 김지연은 일본에서 고혼기의 위작을 그리던 젊은 화가를 불러들이고, 늙은 화가를 대신하여 그의 그림을 그리게 한다. 그리고 이런 김지연의 계획을 고혼기는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것은 자신의 몸속에 있는 그림들을 젊은 화가의 손을 빌려 다시 끄집어 내는 것일 뿐, 결코 위작을 그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혼기는 젊은 화가의 건강한 손과 그 손목의 힘을 통해 화폭에 펼쳐지는 비속의 나신들을 보는 일로 시간을 보낸다. 생명의 환희로 도툼하게 부풀어오른 아름다운 손등,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 언제나 힘찬 예술의 파도가 출렁이던 손목. ‘바로 저 손이 과거 나의 손이었다, 지금 내 육신에 덜렁거린 채 붙어 있는 손은 오래전에 죽었다. 그리고 저 남자의 손으로 환생한 것이다.’ 라고 고혼기는 생각한다.
“비속의 나신들은 모두 내 안에서 흘러나온 것들이다.”
고혼기의 몽상 속에서 그는 결코 젊은 화가에게 위작을 그리는 것을 허용한 적이 없다. 오래 자신의 몸속에 깃들어 있는 작품들을 다시 화폭에 펼치기 위해 젊은 화가의 손을 잠시 빌리고 있을 뿐인 것이다.
홍정훈 <변호사>
엄정한 법치주의자. 사회의 공분을 샀던 살인사건의 변호를 맡아, 여론의 비난 속에서도 꿋꿋이 피의자의 무죄를 밝혀 내어 사회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리고 법치주의를 향한 그의 곧은 신념과 강직한 성격이 부각되면서 일약 정치권의 스타로 부상한다. 이 무렵 김지연을 만나 그녀의 고혹적인 미모에 반해 사랑에 빠지게 된다.
홍정훈은 그녀의 불가사의한 미목이 사람을 파괴하는 아름다움이란 걸 어렴풋이 느꼈지만, 일생 건조하고 객관적인 법의 들판에서 살아온 그에게 김지연은 위험하지만 아름다운 꿈처럼 느껴진다. 그가 굳은 신념으로 품은 법치주의의 세계는 한번도 그를 꿈꾸게 하지 않았다. 그는 처음으로 김지연을 만나 아름답고 혼혼한 꿈의 세계로 빠져든 것이다. 비록 그 꿈이 자신을 배신하고 죽음으로 몰아넣을 위험이라 해도 그는 김지연이란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았다.
홍정훈은 김지연에게 배신을 당한다. 그가 처음 사랑에 빠지고 꾸었던 꿈은 악몽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홍정훈은 김지연을 떠나지 않는다. 끝까지 그녀의 곁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 친다. 악몽이라 할지라도 그녀의 곁에서 보았던 꿈은 아름다웠던 것이다. 김지연이 위작 사건으로 구속 위기에 처하고, 그녀의 궁전인 갤러리 나래가 무너질 조짐을 보이자, 홍정훈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희생할 각오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