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달리기는 우리의 삶과 참 많이 닮았다. 처음 달릴 때는 모든 것이 설렌다. 조금만 뛰어도 몸이 달라지는 것 같고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그러다 더 빨리, 더 멀리 가고 싶어지고, 남의 기록과 나를 비교하며 숫자 하나에 흔들리기도 한다. 어느 순간 부상이 우리를 멈춰 세우기도 한다. 기대했던 기록을 얻지 못하며, 달리기가 예전처럼 즐겁지 않은 때도 온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멈추는 법과 기다리는 법, 다시 시작하는 법을 배운다.
---「프롤로그 감추고 싶은 마음은 따르지 마라」중에서
물론 모두가 같은 기록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빨라야 할 이유도 없다. 나 역시 기록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느려질 일만 남았다’라거나 ‘더 발전하기는 어렵다’라며 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다. 50대에 달리기를 시작한 모든 사람이 대기록을 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스스로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몸과 마음을 다시 붙잡고 꾸준히 변화시켜 나간다면, 5킬로미터나 10킬로미터는 물론 42.195킬로미터 풀코스 완주도 결코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시작하는 시기에 정답은 없다」중에서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부상을 치료한다는 것은 통증을 없애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때로는 부상으로 잃어버렸던 몸에 대한 신뢰를 되찾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한번 아팠던 몸이라고 해서 평생 아픈 몸으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몸이 보내는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 되며, 과거의 부상을 억지로 잊을 필요도 없다. 다만 과거의 부상이 앞으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결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
---「몸은 과거를 오래 기억하지 않는다」중에서
달리기는 무조건 빨리 움직이는 운동이 아니다. 심장이 터질 듯 뛰는 것만이 전부인 것도 아니다. 자동차도 축이 틀어지면 편마모가 생기고 고장이 나듯, 몸도 균형이 무너지면 어느 한쪽에 과부하가 쌓인다. 전신의 균형과 조화로운 움직임이야말로 부상을 막고 재발을 줄이며 달리기의 효율을 높인다. 무엇보다 움직임을 더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해 준다. 달리기와 인생의 공통점도 여기에 있다. 한쪽으로 치우치고 균형을 잃으면 결국 어딘가에 무리가 생긴다. 몸을 조화롭고 균형 있게 만들어 가듯 우리 삶도 그렇게 만들어 가야 한다.
---「더 빨리, 더 많이보다 중요한 것」중에서
다시 말해 느림과 빠름은 서로 배치되는 선택지가 아니다. 둘 다 필요한 재료다. 천천히 달리는 날에는 오래 달릴 수 있는 지구력과 체력을 키운다. 빠르게 달리는 날에는 몸이 버틸 수 있는 힘과 근력을 키운다. 그리고 어떤 날에는 아무 기록도 의식하지 않고 그저 기분 좋게 달려도 된다.
---「가장 자연스럽게 달리는 법」중에서
그날 이후 나는 더 빠른 러너가 되기 전에 더 강한 러너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때부터 달리기가 조금씩 달라졌다. 기록이 전부였던 시절에는 대회 하나에도 쉽게 흔들렸고, 기록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으면 스스로를 실패한 사람처럼 느꼈다. 무엇인가를 억지로 꿰맞추려 했고, 달리기 자체를 즐기는 마음도 잊고 있었다. 맑은 날의 풍경을 즐길 여유도 사라졌고, 비 오는 날의 낭만조차 느끼지 못한 채 숫자만 바라봤다.
---「더 빨라야 한다는 착각」중에서
그래서인지 환자가 대회 이야기를 하면 조금 더 오래 듣게 된다. 그들에게 마라톤은 단순한 운동이라기보다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자기 삶에 새기고 싶은 하나의 장면일 수 있다. 의사인 내가 해야 할 일은 통증을 없애는 것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다시 자신의 인생에 남길 수 있는 장면을 만들도록 돕는 일인지도 모른다.
---「42.195, 숫자 너머의 깨달음」중에서
오래 달리고 싶다면 아플 때는 잠시 방향을 바꿀 줄도 알아야 한다. 달리기만이 운동의 전부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움직임을 완전히 멈추지 않는 것이다. 몸 상태에 맞게 움직임의 방향을 바꿔 이어 가는 것, 그것이 오래 달리고자 하는 러너들이 터득해야 할 기술이다.
---「완벽한 정답은 없어도 분명한 오답은 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