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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세심한 온정의 세계를 빚어내는 우리 시대의 작가 김금희의 신작 장편소설. 돈을 갚지 않고 사라진 선배 고수미의 고향 완주 마을을 찾은 성우 손열매는 그곳에서 합동 장의사 겸 매점을 운영하는 수미 어머니의 집에 머물게 된다. 오갈 데 없는 처지에 목소리에까지 이상이 생긴 열매는 수미 어머니의 매점을 지키며 각양각색의 동네 사람들을 만난다. 외계인 같은 수수께끼의 청년 ‘어저귀’ 강동경과 춤은 좋아하고 슬픈 이야기는 싫어하는 옆집 중학생 한양미, 시고르자브르종 개 샤넬과 함께 사는 배우 정애라 등 생생하고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열매와 함께 여름 한 철 저마다의 완주를 이어 간다.

박정민 배우의 무제 출판사에서 펴내는 ‘듣는 소설’ 프로젝트의 첫 권인 이 소설은 시각 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을 염두에 두고 쓰여 장편소설이면서도 대사와 지문이 살아 있는 독특한 글쓰기로 읽는 재미를 더한다. 웃음 속에 담긴 슬픔도 슬픔 속에 담긴 웃음도 모두 속 깊은 다정함으로 그려 내는 김금희 작가의 이번 이야기는 어느새 내려앉는 여름의 빛처럼 읽는 이들의 마음을 환히 비추며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실된 것”을 향해 우리를 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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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첫 여름, 완주

작가의 말 여름을 옮겨 온다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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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김금희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복자에게』 『대온실 수리 보고서』, 중편소설 『나의 사랑, 매기』, 연작소설 『크리스마스 타일』,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산문집 『사랑 밖의 모든 말들』 『식물적 낙관』 『나의 폴라 일지』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현대문학상, 우현예술상, 김승옥문학상 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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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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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 시대의 작가 김금희가 빚어내는 세심한 온정의 세계
출판사 무제의 듣는 소설 시리즈 첫 권
신형철 평론가, 가수 아이유 추천!

“제목 그대로 이 소설이 다루는 건 여름이지만 우리는 사계절을 다 경험한 것 같다고 느낀다. 사계절, 그러니까 인생이라는 다면체의 다른 이름 말이다.”
- 신형철(문학 평론가)

“‘픽픽’ 웃음이 나면서도 어쩐지 마음 한구석 슬프지 않은 장면이 하나도 없다. 반대로 나뭇잎 한 장에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고(故) 신해철 선배의 유쾌한 대사 한 줄에조차도 필연 같은 슬픔이 서려 있지만, 어저귀의 숲에 취하기라도 한 건지 희한하게도 자꾸 ‘흥흥’ 웃음이 난다.”
- 아이유(가수)

세심한 온정의 세계를 빚어내는 우리 시대의 작가 김금희의 신작 장편소설 『첫 여름, 완주』가 출판사 무제의 듣는 소설 시리즈 첫 권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낙담한 마음과 상처를 안고 완주 마을에 도착한 손열매가 사람들 사이의 “호혜적 사랑”과 다시 세상으로 나설 용기를 되찾는 뭉클한 이야기로, 사람의 슬픔도 온기도 사려 깊게 그려 내는 김금희 작가의 필치가 빛난다. 친한 선배 고수미가 투자 실패로 생긴 빚을 갚지 않은 채 사라지고 열매는 수미를 찾아 수미의 고향인 완주 마을로 향한다. 돈도 갈 곳도 없고 성우인데 목소리에마저 이상이 생긴 열매는 어물쩍 합동 장의사이자 매점인 수미 어머니 집에 눌러앉는다. 그렇게 열매는 매점을 지키며 거대한 완주 나무가 자리한 완주 마을의 각양각색 이웃들을 만난다. 외계인 같은 수수께끼의 청년 ‘어저귀’ 강동경과 춤을 좋아하고 슬픈 이야기는 싫어하는 옆집 중학생 한양미, 시고르자브르종 개 샤넬과 함께 사는 배우 정애라 등 생생하고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열매와 함께 여름 한 철 저마다의 완주를 이어 간다.

이번에 선보이는 출판사 무제의 듣는 소설 시리즈는 시각 장애인 독자를 위한 오디오북을 먼저 발간하고 종이책을 이어서 펴내는 독특한 기획의 시리즈다. 다른 책들이 시각 장애인‘도’ 읽을 수 있었다면 듣는 소설은 비시각 장애인‘도’ 읽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첫 권으로 선보이는 『첫 여름, 완주』는 오디오북을 우선으로 집필하여 희곡처럼 대사와 지문이 섞여 있는데, 이는 오디오북의 완성도를 한층 높일 뿐 아니라 종이책 독자들도 오디오를 상상하며 읽게 되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오가는 대사의 맛깔스러운 말맛과 섬세하고 유려한 지문들은 특별한 소설을 만나는 기쁨을 더한다. 박정민 배우가 직접 제작한 오디오북은 고민시, 김도훈, 최양락, 염정아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래, 그런 슬픈 이야기는 이제 하지 말자.”
슬퍼도 무너져도 각자 몫의 완주를 해내는 사람들

손열매는 어린 시절 글을 못 읽는 할아버지에게 자막을 대신 읽어 주다 성우의 길에 접어든다. 성우로 어엿하게 자리를 잡아 가던 열매는 십몇 년을 알고 지낸 룸메이트이자 선배인 고수미가 투자 손실을 빚으로 떠안고 사라지고 우울증으로 목소리도 변하면서 갑자기 길을 잃는다. 문득 떠오른 대로 수미 어머니 집으로 향하는 열매. 완주 마을에 당도한 열매는 사람도 돈도 일도 잃은 막막한 신세다. 그런 열매의 처지를 헤아린 수미 엄마는 “갈 곳이 저기하면 여기 있어도” 된다며 머물 곳을 내준다. 이런 열매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에게도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 어딘가 기이하기도 신비롭기도 한 어저귀는 인간에게 지친 나머지 “인류애 상실”이라고 외치고, 옆집 중학생 한양미는 춤을 연습하며 스타를 꿈꾸지만 변변히 돌봐 주는 보호자 하나 없이 방치되어 있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행방이 묘연한 딸을 마음 한편에 품은 수미 엄마는 장례 지도사 일을 하며 홀로 암 투병을 하고 있고, 이제는 활동이 뜸해진 배우 정애라는 무슨 사정인지 이곳에서 개와 함께 혼자 살고 있다. 그 밖에도 차별과 오해를 받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대형 재해로 자식을 잃은 아픔을 지우지 못하는 용운 엄마 등 진짜 우리의 이웃 같은 이들이 완주 마을을 생생하게 채운다.

이처럼 다들 한편에 슬픔을 간직한 인물들이지만 소설은 이들을 처량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삶이란 원래 그런 면이 있다고, 누구나 다 자신만의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고 말하는 듯하다. 그리고 그러면서도 웃을 수 있고 사랑할 수 있고 다시 일어서서 나아갈 수 있다고도.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낙담과 실패를 속 깊은 시선으로 살피는 이 소설은 웃음 속에 담긴 슬픔도 슬픔 속에 담긴 웃음도 모두 아우르며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삶의 진상을 따듯하게 그려 낸다.

낙담과 상처에도 놓지 않는 서로를 보듬는 마음
눈부시게 내려앉는 여름 빛처럼 찾아오는 어떤 평범한 기적

“할아버지: 사랑? 이, 사랑은 잃는 게 아니여. 내가 내 맘속에 지어 놓은 걸 어떻게 잃어?”(212면)

세상을 떠난 열매의 할아버지는 꿈속에 나타나, 사랑을 잃었다고 말하는 열매에게 “사랑은 잃는 것이 아니”라고, “맘속에 지어 놓은 걸 어떻게 잃”냐고 답한다. 눈앞에 있는 현실의 무언가는 잃을 수 있지만 마음속에 지은 사랑은 잃을 수 없다고. 이는 연인 간의 사랑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어저귀는 자연과 연결되는 경험을 하는 열매에게 그것은 “친교적 조력”, 즉 “살아 있는 것들이 살아 있는 것들을 돕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한다. 사람과 사람뿐 아니라, 이 세계의 모든 살아 있는 것들과 나누려는 이 마음 역시 한번 지어지면 잃을 수 없을 터이다. 소설은 이렇게 마음속에 지어진 것들을 비추며 그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의 위안과 희망을 전한다. 때때로 우리의 현실은 엉망이 되고 “우리가 알던 세계는 전혀 다른 것이 된다”. “그러니까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실된 것”이. 열매는 서울로 돌아온 뒤 완주 마을을 찾은 그 봄처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실된 것”이 도시에도 기적처럼 찾아오길 기원한다. 열매의 그 바람이 이루어질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독자들은 이 소설에서 ‘다른 방식으로 진실된 것’을, 소설이 펼쳐 보이는 어떤 기적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

거짓 없는 사실, 완전한 올바름, 그것은 때로 삶을 수렴하기에 너무 옹색하다. 그보다는 더 수용적이고 오래고 성긴 것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우리가 알아채기도 전에 서로의 어깨 위로 내려앉는 여름의 방문 같은 것.

(…) 많은 생각이 들지만 여기까지가 나의 완주다. 그리고 그것이 ‘부족한’ 완주라 하더라도 아쉽지 않고 기쁘다. 책 작업을 하는 동안 나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실된” 상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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