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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여름의 한가운데로 데려다줄 두 편의 소설을 한 권에 묶었습니다.

박솔뫼 작가의 단편소설 「원준이와 정목이 영릉에서」는 중학교 1학년 여름, 함께 계곡으로 향했던 원준이와 정목이의 추억을 따라갑니다. ‘20년 전 그날, 원준이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계곡에서 집까지 맨발로 걸어왔던 걸까?’ 싱그러운 풀 내음과 나무 향, 세찬 물소리와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로 가득한 신비로운 풍경이 어느새 잠들어 있던 우리의 유년을 다정하게 깨웁니다.

이유리 작가의 단편소설 「비눗방울 퐁」은 “나 오늘 비눗방울 되는 약 먹었어.”라는 엉뚱하고도 서글픈 말로 시작되는 이별의 기록입니다. 세상에서 영영 사라지고 싶다던 연인은 기어이 비눗방울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점차 가벼워지고 희미해지다 어느 순간 ‘퐁’ 하고 흔적 없이 사라질 운명이지요. 하지만 이별을 앞둔 연인들은 슬퍼하기보다 오히려 산뜻하고 청량한 하루를 보냅니다. 그 기묘한 가벼움이 도리어 답답했던 마음을 펑 뚫어주는 해방감을 선사합니다.

이 특별한 소설들을 담아낸 ‘워터프루프북’은 채석장이나 광산에서 버려지는 돌을 재활용한 친환경 방수 종이, ‘미네랄 페이퍼’로 제작되었습니다. 물에 젖어도 훼손되지 않으며, 그대로 말리면 다시 원래대로 보관할 수 있습니다. 2018년 첫선을 보인 이래 매년 다채로운 글을 선보여 온 워터프루프북의 올해 테마는 바로 ‘여름’입니다.

해변가나 수영장, 깊은 계곡은 물론 아늑한 욕조 안까지, 물과 습기 걱정 없이 언제 어디서나 생생한 여름의 문장들을 마음껏 즐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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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박솔뫼 원준이와 정목이 영릉에서 11
이유리 비눗방울 퐁 31
저자 소개
저자 : 박솔뫼
2009년 『자음과모음』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겨울의 눈빛』, 『우리의 사람들』, 『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 장편소설 『인터내셔널의 밤』, 『고요함 동물』, 『미래 산책 연습』 등이 있다. 〈문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김현문학패〉, 〈동리목월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수상 : 2019년 김현문학패, 2014년 문지문학상, 2014년 김승옥문학상, 2009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저자 : 이유리
202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 『모든 것들의 세계』 『비눗방울 퐁』, 연작소설 『좋은 곳에서 만나요』, 짧은 소설집 『웨하스 소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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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유리
글 박솔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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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여름에 더 좋은 소설』를 펴내며
“책을 정말 많이 읽겠네요. 한 달에 몇 권이나, 아니 1년에 몇 권이나 읽으세요?”
편집자들이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헤아려 본 적은 없지만 정말 많이 읽기는 합니다. 당연하죠. 직업이니까요. 아직 책이 아닌 글, 책이 되려는 글, 이미 책이 된 글… 그런 모든 글들을 읽고 또 읽는 게 책 만드는 삶의 기본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식의 읽기 ‘자체’가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실존적인 차원으로서의 진짜 독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독서에 진짜 독서가 있고 가짜 독서가 있단 말이야?” 의아해하는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네요.

독서는 ‘읽기’를 통해 이뤄지지만 ‘읽기’가 곧 독서는 아닙니다. 직업으로서의 읽기는 노동에서 그치기 쉽습니다. 저는 그 읽는 노동을 통해서 돈을 벌고 살아갑니다. 솔직히 노동이 늘 즐거울 수는 없습니다. 삶은 고단하고 고통스러우니까요. 보람도 있고 가치도 있지만, 그래서 더 힘겨울 때가 많습니다. 유별난 소리가 아니라, 직장생활의 당연한 현실이죠. 누구나 그럴 겁니다.

반면, 진짜 나만을 위한 독서를 하게 되면 바람 잘 드는 숲속을 산책하듯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것을 느낍니다. 이때의 회복은 지식을 습득하는 것과는 좀 다릅니다. 노동으로서의 읽기와도 다릅니다. 오롯이 즐기는 독서는 책의 내용은 물론이려니와 그 책의 물성 자체,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사각사각 넘기며 느끼는 데서 오는 말할 수 없는 평안을 줍니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지만, 제 생각에 독서는 마음의 치료제에 더 가깝습니다. 안다는 것과 깨닫는 것은 다르고 전달하는 것과 느끼는 것은 다르죠. 알고 전달하는 독서는 깨닫고 느끼는 독서의 부분집합이고요. 노동으로서의 독서에서 벗어나 쉼으로서의 독서를 할 때, 우리는 우리를 지치게 하는 모든 피로들로부터 벗어납니다. 깨닫고 느끼며 차원이 다른 회복을 얻습니다.

여름에 읽으면 더 좋을 소설 2편을 묶었습니다. 박솔뫼 작가의 단편소설 「원준이와 정목이 영릉에서」는 중학생 1학년이었던 원준이와 정목이가 그해 여름, 계곡에 갔던 이야기를 추억합니다. 20년 전, 원준이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계곡에서 집까지 맨발로 걸어온 걸까요. 풀 냄새, 나무 냄새, 물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로 가득한 신비로운 풍경이 잠든 우리 유년을 깨웁니다. 이유리 단편소설 「비눗방울 퐁」은 “나 오늘 비눗방울 되는 약 먹었어.”라는 말로 시작되는 이별의 기록입니다.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던 연인은 기어이 비눗방울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점차 가벼워지고 희미해지다 어느 순간 퐁, 흔적 없이 사라지겠죠. 그러나 헤어짐이 예비된 연인들은 이별의 분위기 속에서도 산뜻하고 청량한 하루를 보냅니다. 그 가벼움에 답답한 마음이 펑, 뚫리는 건 왜일까요.

우리는 겨울에 깊어지고 여름에 성장합니다. 일할 때 깊어지고 놀 때 성장하죠. 1년에 딱 한번 선보이는 ‘워터프루프북’은 놀면서 성장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여름의 책입니다. 물에 젖고 땀에 젖는 여름이지만 이 책만은 물에도 땀에도 젖지 않습니다. 물에서 더 뽀송하고, 땀 흘리며 더 쾌적하게 읽을 수 있는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찰방찰방 넘기며 점점 더 행복해하는 여름의 나날을 마음껏 누려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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