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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1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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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엉켰다가 풀리기를 반복하는 길 위에
나를 향해 걸어가는 내가 있다.”

일상 속 작은 빛을 모아 만든 ‘나’에게로 가는 길

이 책은 ‘창비청소년시선’ 시리즈의 쉰세 번째 권이자, 2016년 『어린이와 문학』에 동시가 추천 완료되고 2018년 『창비어린이』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물 시인의 첫 청소년시집이다. 김물 시인은 그간 동시에서 일상을 색다르게 읽히게 하는 참신한 비유를 선보였는데, 여기에 청소년이라는 과도기적 존재를 헤아리는 따듯한 시선이 더해지며 청소년시에서 그의 개성은 더 빛난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청소년기를 여러 공간의 방으로 통찰하며 그때의 내밀한 감정과 위태로운 상태를 포착해 낸다. 특히 자기 성찰을 통한 자아의 발견, 친구를 비롯한 타자와의 관계,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 속의 혼란, 미래에 대한 불안 등 청소년들의 복잡미묘한 감정의 결을 따라가며 불안한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의 현실을 섬세한 필치로 담아내었다.

지나치게 연결된 기술 사회 속에서 모순적으로 개인은 더 고독해지기 마련인데, 이때 시인은 눈여겨보지 않는, 때로는 사사롭게 여기는 ‘나’를 둘러싼 일상에서의 감정, 장면, 관계들에 집중하며 그곳에서 발견한 반짝임이 나를 알아가게 하고 지키는 힘임을 넌지시 전한다. 제목 그대로 『나는 기울어져 걷지』는 비틀거려도 삐딱하여도 미래를 향해 걷겠다는 다짐이자 선언이다. 여기에 담긴 긍정의 메시지는 불안과 혼돈의 시기를 헤쳐 나가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응원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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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지구와 달은 서로의 손을 잡고 뱅뱅
나와 함께
내 책상
자라는 사람
구김 없는 아이
은박 길
달 아이
지구와 달은 서로의 손을 잡고 뱅뱅
나의 지구는
홀로
구름의 비행법
공간 기르기
겨울밤
우리는 모두 별을 쥐었던 사람

제2부 네가 나누어 준 것
트레이싱 집
내가 저장되었을 때
급식 시간
미로
코인 노래방
내년에도 만날 사람
농부 일기
오늘의 맛
투명도
너의 콩나무는
그다음 날
임대
네가 나누어 준 것
꽈배기들

제3부 나는 나중에 어른이 된다고 한다
나는 다람쥐
퍼즐
싹 난 감자
정육면체
혼잣말
개미 거미
중심
계단
모래놀이
나는 나중에 어른이 된다고 한다
비 오는 날

제4부 고깔모자 속에는 종이배가 있고
종이접기
각에서 원으로
창문 밖
얼룩
크레용
차가운 손을 잡을 땐
독립 하루
밤바다
새 학기
바람은 가려지지 않는다
고깔모자 속에는 종이배가 있고

시 쓰는 마음_에세이
저자 소개
저자 : 김 물
2016년 『어린이와 문학』에서 동시 추천이 완료되었고, 2018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에 「수영장에서」 외 4편의 동시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마음 닿는 곳에서 자라는 시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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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밤이 가면 아침이 올 것을 알고 있지”
기울어진 채로 세상을 건너는 시간

김물 시인이 첫 청소년시집을 펴냈다. ‘창비청소년시선’ 시리즈의 쉰세 번째 시집으로, 청소년의 삶을 ‘낮은 천장의 복층 방’이라는 내밀한 공간과 ‘기울어져 걷는’ 위태로운 움직임으로 포착해 낸다. 시인은 감정의 변화가 들끓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청소년 시기를 “구름보다 무겁고 바닥보다 가벼워/조금 떠 있는 마음”(「구름의 비행법」)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그 상태의 불안에 천착하기보다는, 그럼에도 자기를 돌보고 어여뻐 해 주는 청소년 화자 ‘나’를 독자에게 소개한다. ‘나’는 “바닥을 조금씩 떠오르며 걷”(「달 아이」)지만 “내가 가장 잘 아는/이 아이”를 “귀엽고 사랑스러워서/자꾸만 쓰다듬어 주고/싶다/자꾸만 안아 주고/싶다”(「나와 함께」)며 자기 존재를 긍정하는 마음으로 다독여 준다. 때때로 “구김 없는/미소”를 띤 채로 “보이지 않게 접히”(「구김 없는 아이」)는 어둠이 도사리지만 화자는 이 “텅 빈 나”의 시간도 지나가리라는 믿음으로 “나를 구하는 마음이/들어오길”(「임대」) 기다린다. 이러한 어둠의 시기와 자신을 돌보려는 간절한 마음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경험이자 감정이다.

나는 내가
심심해할 때면
밖에 데리고 나간다
편의점에서 제일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한 개 사 주고
다 먹을 즈음 도착한 놀이터 빈 그네에 앉힌다
가느다란 등을 힘껏 밀어 주면
나는 공중 달리기를 하며 아- 바람을 먹는다
놀이터를 돌아다니다 발견한
하얀 돌멩이를 손에 쥐여 준다
반짝이는 점이 예쁜지 꽤 마음에 들어 한다
그 둥근 것을 따스하게 데워 주며 한동안 갖고 있다가
원래 있던 곳에
가만히 놓아두는 나

나와 함께 놀다 보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자꾸만 쓰다듬어 주고
싶다
자꾸만 안아 주고
싶다
내가 가장 잘 아는
이 아이를

--- 「나와 함께」 중에서

“우리를 닳게 하는 것들은 이 안에 없지”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만드는 안식처

청소년의 세계에서 또래 친구는 가족 못지않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청소년기에는 유독 이 세상에 혼자라는 외로움과 서러움을 느끼곤 하는데, 친구라는 존재는 “지구와 달처럼/영원히 함께 구르는 두 공처럼/서로를 잡고 내일로”(「지구와 달은 서로의 손을 잡고 뱅뱅」) 나아가게 해 주는 버팀목이자 함께 걸어갈 동료이다. 친구는 “거실 같아서 서로를 연결해”(「네가 나누어 준 것」) 주어 ‘나’를 세상 밖으로 안내하는 존재이기도 하고, “너와 함께 가는 길”의 “도착은 아직 멀었기를”(「미로」) 바랄 만큼 소중한 시간이며, “사소하기도/진지하기도 한 이야기들과 웃음”(「네가 나누어 준 것」)은 서로에게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우리는 종종 인연을 버스에 빗대곤 하는데, 친구 또한 언젠가는 “서로 다른 정류장에/내릴 것”(「내년에도 만날 사람」)임을 알면서도 그 순간을 함께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는다. 이처럼 이번 시집은 ‘나’를 넘어 ‘너’에게로 시선을 확장하기도 하며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우리’ 함께 성장해 가는 청소년의 시간을 담아냈다.

마음을 심을 땐
세우지 말고
넓게 눕혀 심어야 해

펼쳐져 자란 마디마디
여러 마음이
줄줄이 달릴 수 있게

상처 나고
끝내 썩어 버리는 것도 있겠지

크거나 작거나
둥글거나 뾰족하거나
마음은 각자의 속도대로 자랄 거야

그중
다정한 하나가 잘 자라면
너에게 줄래

--- 「농부 일기」 중에서

“오래전 사라진 빛이 눈에 닿은 지금, 나는 내가 되었다”
순간들의 역사가 빚어내는 ‘나’라는 존재

자신을 향한 지지와 믿음, 사랑에도 청소년들은 다양한 문제에 부딪히기 마련이고,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기도 한다. 삶이라는 퍼즐은 “모서리에서 시작해/마지막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때로는 “자꾸 어긋나는 내가 지겨워서/끼워 넣던 조각들을 모두 흐트러뜨려”(「퍼즐」) 버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기도 한다. 하지만 “어디에도 내려갈 곳 없이/떠도는 상태”(「나의 지구는」)와 같은 막막함에도 청소년들은 “흰 바탕 위에 흰색 크레용으로” “보이지 않으니 마음껏”(「크레용」)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 나가며 삶을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는다. 또 “기울어지지만/떨어지지 않는 중심을 찾는”(「중심」) 안간힘 속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깨닫게 된다. “나에게도 너머의 내가 있다”(「고깔모자 속에는 종이배가 있고」)는 작은 선언은 청소년의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한다. 담담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를 통해 시인은 청소년기가 “지금/꼭 한 번 할 수 있는/나를 경험하는”(「자라는 사람」) 성장의 시간임을 일깨운다.

중심을 찾는 것은 어렵다
그곳을 찾아다닐수록
방향 잃은 발걸음은 엉켜 갔다
나는 늘 가장자리였기 때문에
한가운데를 딛는 법을 몰랐다
중심을 잡지 못한 눈 덩어리가 기우뚱
떨어져 박살 나고
머리 없이 둥근 몸만 남아 있던 눈사람처럼
나는 덜렁 혼자 외로웠다

모두 한곳을 향해 간다
더 평평한 곳을 찾아
그 위에 서면
제 자리를 찾은 듯 믿으며

지금도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내가 있다

기울어지지만
떨어지지 않는 중심을 찾는

--- 「중심」 중에서

“가려지지 않는 바람을 맞으며 걷는다”
스스로 도닥이며 걸어가는 오늘 또 내일

청소년은 성장의 과정에 있지만 그렇다고 현실에 순응하는 정적인 존재가 아니다. “독이 든 말 아래서/자꾸 올라오는/싹”(「싹 난 감자」)처럼 꿋꿋한 내면의 힘을 발휘하는 역동적인 존재이다. 시인은 “손바닥에 들어온 작은 별을/꼭 쥐고 걸었”던 기억을 소환하며 비록 “별은 어딘가로 사라지고/별을 쥐었던 자국만 남아”(「우리는 모두 별을 쥐었던 사람」) 있을지라도 그 흔적에서 비롯된 청소년들 각자의 잠재력이 있음을 일깨운다. 그리고 “아무도 나를/펼쳐보지 않게”(「구김 없는 아이」) 자신을 접어두었던 청소년들에게 “접혀 있던 계단이 모두 펼쳐지면/우리는/다른 곳을 향해 간다”(「계단」)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는 모두 별을 쥐었던 사람”이라는 긍정의 메시지는 “한 번도 닿아 보지 못한/저곳”(「밤바다」)으로 걸어가며 불안과 혼돈의 시기를 헤쳐 나가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응원이 되어 줄 것이다. 이번 시집을 통해 화자가 일상의 반짝임을 주어 모았듯, 고된 삶일지라도 계속 걸어가게 해 주는 자신의 ‘별’은 무엇인지 탐색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별 하나를 주웠습니다
귀퉁이가 조금 부서진

손바닥에 들어온 작은 별을
꼭 쥐고 걸었습니다
빛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힘센 누군가에게 뺏기지 않도록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조심스레 손바닥을 펴 보니
별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별을 쥐었던 자국만 남아 있었습니다

내 손바닥을 들여다보며
엄마가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이 자국을 보며
소망을 말하게 된 유래를

--- 「우리는 모두 별을 쥐었던 사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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