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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대배우 키키 키린이 호흡을 맞춘 마지막 영화
제71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한/일 각본집 출간
한국어 번역본 & 일본어 원문 각본 동시 수록!

플레인아카이브에서 , 에 이어 또 한 권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각본집을 발간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생애 첫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영화, 이다.
영화 은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은 한 ‘가족’이 친부와 친모로부터 학대당하는 다섯 살 소녀 ‘쥬리’를 우연히 데리고 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할머니, 엄마, 아빠, 나이 차 많이 나는 딸과 아들, 그리고 쥬리까지… 언뜻 여느 가족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이들이지만, 사실 이들은 가족이 아니다. 정식으로 결혼을 하지도, 직접 낳아 기르지도 않은 이들끼리 모여 가족의 형태를 이룬 것이다. 비록 세상의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이들은 누구보다 ‘진짜 가족’ 처럼 산다. 같이 목욕도 하고, 고로케 먹는 법을 알려주고, 투닥거리고, 그러다가도 함께 바다를 보며 즐거워한다. 가족이 되기 위해 필요한 건 혈연이나 서류가 아니라 지금 옆에 있는 이를 살뜰히 보살피고 의지하는 마음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따뜻하고 다정한 일면 뒤엔 차가운 현실을 마주했을 때 이 가족이 보여주는 전혀 다른 양상이 존재한다. 아빠 ‘오사무’는 아들 ‘쇼타’를 학교에 보내는 대신 좀도둑질을 가르친다. 할머니 ‘하츠에’는 손녀로 대하는 ‘아키’가 성매매 업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낄낄거리고, 엄마 ‘노부요’는 하츠에의 부재를 슬퍼하긴커녕 그녀가 숨겨둔 쌈짓돈을 찾아 집안 구석구석을 뒤진다. 도둑질, 성매매, 암매장이라는 윤리적으로 비난 받아 마땅한 행동을 서로가 서로에게 서슴지 않고 행하는 것이다. 가족이 되고 싶어 혈연과 관계없이 가족을 이루었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은 가족을 망가뜨리거나 버리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차갑고 냉정한 세계인 것이다. 실제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연금을 받기 위해 가족의 사망 신고를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이 이야기를 구상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무엇 하나 쉽게 넘기는 법이 없는 작가다. 예술가로서 세상을, 그리고 곁에 있는 인물들을 편리하게 해석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그의 작품 한 편 한 편에 깊이 배어 있다. 배우와 영상과 음악을 만나기 전, 온전히 감독 자신의 언어로 쌓아 올린 각본집을 읽는 일은 단 한 줄도 쉽게 넘어갈 수 없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견고한 행간을 들여다보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다시 만날 수 없는 대배우 키키 키린이 각본을 어떻게 해석하고 연기했는지, 어떻게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가족 영화를 견고하게 지탱해 왔는지를 분석해보는 일도 의미 있을 것이다. 일본어의 글맛을 느껴보고 싶거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문장이 궁금하셨던 분들을 위한 일본어 원문 각본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저자 소개
저자 :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감독이자 텔레비전 연출가. 1962년 도쿄에서 태어났고, 와세다 대학교 제1문학부 문예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제작사 티브이맨 유니언TVMAN UNION에 입사하여 연출 일을 시작했다. 1995년 〈환상의 빛〉으로 감독 데뷔하기 전까지 교육, 복지, 재일 한국인 등 다양한 사회적 제재를 바탕으로 비판적 시각이 돋보이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환상의 빛〉은 1992년 당시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소속해 있던 제작사 프로듀서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처음 기획 단계에서는 텔레비전 드라마로 만들어질 예정이었으나,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시나리오 초고를 읽은 후 “빛과 그늘 묘사에 대한 고집”이 생겨 영화로 찍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아직 영화를 찍어 보지 않은 연출가, 아직 주연을 맡아 본 적 없는 신인 배우가 만나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데뷔작”이라 평가받는 영화를 만들었다.
그 후 영화와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오가며 활동했다. 〈환상의 빛〉을 비롯한 〈원더풀 라이프〉 〈디스턴스〉 〈아무도 모른다〉 등에서 ‘죽은 자’와 ‘남겨진 자’를 그리며 상실과 슬픔의 치유 과정을 특유의 시각으로 보여주었다.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는 어릴 때부터 체내에 각인된 홈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자기만의 기준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밖에도 원수를 갚지 않는 무사의 이야기 〈하나〉, 인형의 눈으로 삶의 공허를 담아낸 〈공기인형〉을 찍었다. 2017년 홈드라마의 틀을 벗어나 법정 드라마 〈세 번째 살인〉을 발표했고, 이듬해인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2019년에는 프랑스에서 카트린 드뇌브, 쥘리에트 비노슈, 이선 호크와 함께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찍었다.
영화와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연출 외에 자신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소설 《원더풀 라이프》 《걸어도 걸어도》 《태풍이 지나가고》 《어느 가족》을 썼고, 에세이집 《걷는 듯 천천히》, 영화자서전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을 썼다. 2014년에는 티브이맨 유니언으로부터 독립하여 ‘복을 나누다’라는 뜻을 가진 제작자 집단 ‘분부쿠分福’를 설립했다.

역자 : 정미은
심리학과 영상디자인을 공부했어요. 옮긴 책으로는 『동화 인형 종이접기』,『고수의 귤 까기 아트』,『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각본집)』,『바닷마을 다이어리(각본집)』,『8월의 소다수』, 행성 9의 휴일』 등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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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고레에다 히로카즈
번역 정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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