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뭐라고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으나,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요한이와 나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중학교 2학년이 된 현빈이의 반에는 ‘뭐라고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으나,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요한이라는 아이가 있다. 목소리는 크고 눈치는 없는 요한이는 금세 2학년 3반의 ‘밉상’이 된다. 현빈이 역시 그런 요한이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대놓고 막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마음이 불편하다.
요한이에게 욕을 한 동구와 말다툼을 벌인 어느 날, 현빈은 하굣길에 늘 혼자인 요한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 현빈이는 요한이의 초대를 받고, 동구도 맛있는 음식에 이끌려 함께 요한이네 집에 놀러 간다. 그 일을 계기로 두 아이는 요한이에게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요한이와 잘 지낼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하나씩 찾아간다. 이해하기 어려워 답답한 순간도 있고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가 다시 엇갈리는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곁에서 서로의 편이 되어 조금씩 박자를 맞추며.
서로 다른 행성에 사는 듯한
아빠와 나는 함께 웃을 수 있을까?
요한이와 가까워질수록 현빈이는 또 한 사람을 떠올린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늘 푹 꺼진 거실 소파에 누워 있는 아빠 박병진이다. 병진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 탓에 번번이 직장에서 잘리고, 집에서도 천덕꾸러기 신세다.
“왠지 좀 닮았어요, 두 사람.” 어느 날 병진은 평소와 달리 먼저 다가와 말을 건 현빈이로부터 아스퍼거 증후군인 친구 요한이와 자신이 닮았다는 말을 듣는다. 그 일을 계기로 병진은 스스로를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상대와 자연스럽게 대화하기 위해 ‘머릿속 스위치’라는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기르고 싶어 마라톤에 도전한다. 같이 탄천을 달리며 아빠에게 요한이와의 관계에서 겪는 고민을 털어놓는 현빈이와, 그런 현빈이에게 가장 알맞은 말을 건네기 위해 아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병진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작가가 인물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윤성희) 이해란 누군가를 내 기준에 맞게 바꾸거나 하루아침에 달라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함께 웃고 때로는 부딪치며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함께 살아 내는 것이다. 현빈이가 아빠를 통해 요한이를 이해해 가는 것처럼, 내 앞의 한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더 넓은 세상을 이해하는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힘 빼고 살짝, 하이파이브!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 가는 작은 날갯짓
『아스파라거스』는 현빈과 병진의 시점을 오가며 이해의 폭을 차근차근 넓혀 간다. 병진이 세상과 어울리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은 요한이가 감당해 왔을 어려움을 짐작하게 하고, 현빈이와 동구가 요한이와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은 병진이 지나온 시간을 새롭게 이해하게 한다. 이러한 교차는 독자가 시혜적인 시선에 머무르지 않고, 각 인물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함께 걷도록 이끈다. 그렇게 우리는 누군가를 함부로 규정하는 대신, ‘정확한 이해’(유영진)로 나아간다.
누군가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이유는 제각각일 것이다. 도와주고 싶어서, 나와 닮은 모습을 발견해서, 혹은 현빈이의 말처럼 아무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유보다 ‘이해해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내딛는 첫걸음이다. 그 한 걸음이 상대뿐 아니라 손을 내민 사람 자신도 조금씩 바꾸어 놓는다. 현빈이가 요한이에게 건넨 작은 한마디와 병진이 어렵게 내디딘 한 걸음은 서로의 삶을 변화시키는 작은 날갯짓이 되었다. 그 작은 날갯짓이 바꿀 ‘거대한’ 변화를 먼저 짐작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스파라거스』는 믿어 보고 싶게 만든다. 한 사람을 향해 내민 손과 곁을 지키려는 마음이 언젠가 우리의 세계를 바꾸는 커다란 바람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심사평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요한을 요한만의 호오(好惡)가 있는 엄연한 주체로 그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작품은 장애를 불가역적으로 묘사하지 않았고, 장애와 더불어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숙고하게 만든다. _송수연(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내가 좀 더 따뜻하고 안전하고 서로를 격려해 주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정확한 이해는 꼭 필요하다. 이 작품이 그 시작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 _유영진(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작가가 인물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소설에서 인과는 아주 중요하지만 그 어떤 인과도 삶과 분리해서 존재할 수는 없다. 그런 이유로 나는 이 작품에 한 표를 주었다. _윤성희(소설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어쩌면 ‘평범함’에 가까운 인물이라 더 마음이 갔다. 첫 문장부터 끝까지 흡인력 있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솜씨, 끝내 독자를 설득시키는 작가의 뚜렷한 시선과 문장 구사력이 훌륭하다. _이꽃님(아동청소년문학 작가)
순하고 무던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청소년 인물이 반갑다. 평범한 존재들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_진형민(아동청소년문학 작가)
작가가 말하려는 바가 명확하고 캐릭터도 개성 있고 소재도 신선한 작품이다. 많은 청소년 독자가 이 이야기를 읽어 주었으면 좋겠다. _이선주(아동청소년문학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