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2026년 9월, 지금 이 순간의 세계를 담다’
5년 만에 새로 그린 21세기 국제분쟁 지도
국제정세는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어제 맺은 휴전이 오늘 깨지고, 수십 년 이어지던 정권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기도 한다. 그래서 국제분쟁을 다룬 책은 금세 낡기 쉽고, 새 소식을 덧붙이는 것만으로는 오늘의 전쟁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무엇이 일어났는지를 넘어,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짚어야 하기 때문이다.개정증보판은 바로 그 ‘달라진 지점’에 주목한다. 새로 실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편은 전쟁터의 풍경부터 보여 준다. 정찰 드론이 병사의 위치를 찾고, 수 킬로미터 밖의 조종사가 FPV 자폭 드론을 참호로 날려 보낸다. 세계는 이 전쟁을 안전한 방 안에서 영상으로 지켜본다. 책은 이 장면에서 출발해 ‘열흘이면 끝날 줄 알았던 전쟁’이 왜 4년 넘게 이어지는지, 러시아가 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문제로 여겼는지, 왜 크림반도를 장악했는지 차근차근 풀어 간다. 기존 분쟁도 달라진 사실만 덧붙이지 않고 그 이면을 들여다본다. 미얀마에서는 2025년 3월 규모 7.7의 대지진 뒤 반군과 군정이 잇달아 휴전을 선언했지만, 5월 초까지 200차례가 넘는 공습이 이어졌다. 책은 거대한 재난조차 내전을 멈추지 못한 이유를 묻는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사건 역시 사건 자체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다른 나라가 체포하는 것은 정당한가’라는 질문에 무게를 둔다. 1부에는 2026년 9월 기준 20개 주요 분쟁의 당사자와 양상, 특징을 한 장의 표로 정리했다.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부터 수단 내전까지 아우르는 이 표로 흩어진 뉴스를 한눈에 꿰어 볼 수 있다.덕분에 독자는 지금 이 순간 뉴스에 오르내리는 분쟁의 배경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새로운 사건이 터졌을 때 ‘무엇이 달라졌는가, 누가 무엇을 얻고 잃는가’를 스스로 물으며 헤드라인 너머를 읽는 눈을 기르게 된다. 뉴스가 바뀔 때마다 다시 펼쳐 보게 되는 책, 그것이 이번 개정증보판이 지향하는 모습이다.
‘돌을 던진 소년, 마지막 담재를 문 병사’
한 사람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분쟁의 뿌리까지 파고들다
전쟁 소식은 흔히 숫자로 전해진다. 사망자 몇 명, 난민 몇만 명, 공습 몇 차례. 그러나 숫자가 커질수록 그 안의 사람은 오히려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분쟁 뒤에 얽힌 역사와 종교, 민족과 자원의 문제는 청소년에게 외워야 할 딱딱한 지식처럼 느껴지기 쉽다.
이 책의 여러 장은 연표나 지도가 아니라 한 사람의 얼굴과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이스라엘군 탱크 앞에서 돌을 던지다 열흘 뒤 총에 맞아 숨진 열네 살 팔레스타인 소년 파리스 오데가 있다. 드론을 향해 마지막 담배 한 개비를 피우게 해 달라고 손짓하던 러시아 병사도 있다. 헝가리 카메라 기자의 발에 걸려 아들과 함께 땅바닥에 나뒹군 시리아 아버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시상대에서 고개를 숙인 손기정과 나라 없이 국제 경기에 나선 티베트 축구단도 그 주인공이다. 이야기에서 생겨난 ‘왜?’라는 물음을 따라 책은 분쟁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은 왜 싸우는가’라는 질문에서는 약 1만 년 전 농경의 시작과 잉여 생산물의 문제를 살펴본다.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일 갈등에서는 임진왜란과 청일전쟁의 역사를 되짚는다. 석유가 넘쳐나던 베네수엘라의 몰락은 ‘자원의 역설’로 풀어낸다. 미국이 다른 나라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등장해 온 ‘불량국가’의 논리도 비판적으로 들여다본다. 그러면서도 어느 한쪽을 손쉽게 악당으로 만들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상징이던 아웅산 수치가 로힝야족 탄압 앞에서 보인 ‘두 얼굴’을 조명하고, 전쟁 영상이 모두 사실로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점까지 짚는다.독자는 이 책을 통해 뉴스 속 숫자 뒤에 있는 사람의 삶을 먼저 떠올리는 공감의 감각을 얻는다. 동시에 하나의 분쟁을 역사와 종교, 경제와 국제정치라는 여러 겹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사고력을 기르게 된다. 선과 악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복잡한 문제를 복잡한 그대로 이해하는 힘,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청소년에게 건네는 가장 값진 선물이다.
‘안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지나요?’
한반도에서 세계로,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에서 질문하는 시민으로
먼 나라의 전쟁은 나와 상관없는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세계가 촘촘히 연결된 오늘날, 한 지역의 분쟁은 난민 문제와 에너지·식량 가격, 주변국의 안보를 거쳐 결국 우리의 삶에 닿는다. 더구나 우리가 사는 한반도 역시 전쟁이 법적으로 끝나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국에 간다고? 위험하지 않아?”라는 질문으로 문을 연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기 전 한 번쯤 듣는다는 질문이다. 6·25 전쟁은 평화협정이 아닌 정전협정으로 멈추었고, 남과 북은 70년 넘게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우리는 그 정전협정의 서명 주체도 아니었다. 이렇게 한반도에서 출발한 시선은 세계 곳곳의 분쟁으로 뻗어 나간다.
장 끝의 ‘국제 시사 상식’은 유엔과 국제사법재판소처럼 뉴스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개념을 정리한다. ‘꼭꼭 씹어 생각 정리하기’는 정답이 하나로 정해지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국제법을 어긴 국가에 어떻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국가의 안전을 이유로 특정 민족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같은 질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맺음말에서 “안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지나요?”라는 물음에 답한다. 한 사람의 힘으로 전쟁을 멈출 수는 없다. 하지만 사회의 선택은 수많은 개인의 판단이 모여 만들어지며, 그 판단은 아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는 국제 뉴스를 남의 일이 아닌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게 된다.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근거를 찾아 자신의 생각을 세워 가면서, 수업 시간의 토론과 논술, 수행평가에서도 한층 깊이 있는 생각을 펼칠 수 있다. 무엇보다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이 아니라 전쟁을 할 필요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는 시민으로 한 걸음 나아가게 될 것이다.
중등, 고등 교과 연계
중학교: 사회② 국제 사회와 한반도
고등학교: 통합사회2 세계화와 평화
고등학교: 선택과목 국제 관계의 이해, 세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