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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깨어있는 자본주의의 문제
2장 기업 포퓰리스트
3장 깨어있음의 반전
4장 자본주의가 깨어나다
5장 주주 우선주의
6장 깨어있는 탈을 쓴 늑대
7장 반짝인다고 전부 녹색은 아니다
8장 CEO 행동가
9장 깨어있음을 향한 경주
10장 인종 자본주의와 깨어있는 자본주의
11장 깨어있는 기업의 최선
12장 오른손이 줄 때
13장 깨어있는 자본주의에 대해 각성하기

감사의 말
미주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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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칼 로즈Carl Rhodes
시드니공과대학교 조직학 연구교수다. 그의 주요 관심사는 기업이 한 행동에 대해 시민과 시민사회가 어떻게 기업에 책임을 물을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이 책은 모두가 번영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사회에서 기업의 역할을 비판적으로 질문하고 재구성하려는 시도다. 칼은 윤리와 정치, 경제에 관해 주류 언론과 독립 언론에 정기적으로 글을 쓴다. 그의 글은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 『가디언The Guardian』, 『커먼 드림스Common Dreams』,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같은 간행물에서 볼 수 있다.
최근 저서로는 『CEO 사회: 기업의 일상 장악CEO Society: The Corporate Takeover of Everyday Life』(Zed Books, 2018, 피터 블룸Peter Bloom 공저), 『충격적인 기업 윤리Disturbing Business Ethics』(Routledge, 2019)가 있다. 그의 저서는 한국어, 중국어, 네덜란드어, 헝가리어, 이탈리아어, 폴란드어, 스페인어, 튀르크어 등 국제적으로 번역되고 있으며, 이 책은 2022년 조지 R. 테리 도서상과 비즈니스 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역자 : 오숙은
한국 브리태니커 회사에서 일한 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친절한 불안 상담소』(조슈아 플래처·딘 스탓), 『식물의 힘』(스티븐 리츠), 『정치철학』(스티븐 스미스), 『세상과 나 사이』(타네하시 코츠), 『공감 연습』, 『리커버링』(이상 레슬리 제이미슨), 『등대지기들』(에마 스토넥스), 『거기 눈을 심어라』(M. 리오나 고댕), 『숄』(신시아 오직), 『자유』(레아 이피), 『문명과 전쟁』(아자 가트, 공역), 『유럽 문화사 1~5』(도널드 서순, 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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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깨어있는 자본주의’는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자 위협이다!

이 책은 “평등과 정의를 말하는 기업을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답은 ‘신뢰할 수 없다’이며, 진정한 변화는 기업이 아니라 시장 밖 깨어있는 시민들의 사회적 연대와 민주적 행동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깨어있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이 중요하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묘파한다. 12·3 내란 이후 깨어있는 시민의 역할과 각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요즘, 이 책은 대한민국 국민의 필독서 목록에서 최고 위치에 배치돼야 한다.
─ 전강수(대구가톨릭대학교 경제금융부동산학과 명예교수)

칼 로즈는 기업 세계가 사회 정의를 계산적으로 수용하는 추세가 어떻게 해서 심각한 사회적 위협이 되는지 탐구한다. 이 책은 ‘깨어있는 자본주의’의 위선과 이기적 본성을 폭로할 뿐 아니라, 그것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치명적인 효과까지 보여준다. ─ LSE 북 리뷰

업무 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정치화되었고 기업들은 젊은 소비자와 직원들의 요구에 적응하느라 분투하고 있다. 『깨어있는 자본주의』는 이 현상의 역사(기업의 사회적 책임부터 신자유주의와 그 주제에 관한 논쟁)를 검토하는 한편, 깨어있는 자본주의가 채택한 정치적 명분, 그리고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 갖는 함의를 고찰한다. ─ 『파이낸셜 타임스』

코로나19가 삶에 미친 영향으로 전 세계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우리의 민주적 절차에서 기업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깨어있다’는 개념은 기업의 이익을 확장하고 현재의 불평등 수준을 심화하는 데 이용되고 있지는 않을까? 읽기 쉽고 설득력 있는 이 책은 이런 질문에 답하면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 케이트 케니Kate Kenny, 골웨이대학교

기업들이 가치, 목적, 책임을 언급하는 일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 칼 로즈는 근사한 이 책에서 우리 공동의 미래를 이런 기업들에 맡길 수 있는지 생각해보라고 촉구한다. 평등과 정의를 말하는 기업을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 마틴 파커Martin Parker, 브리스틀대학교

이 훌륭한 책은 이른바 ‘진보적’ 기업이 인류와 민주주의, 환경에 가하는 위협을 폭로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너무 늦기 전에 ‘깨어있는 자본주의’에 대해 각성하라며 강하고 다급하게 요구한다! ─ 피터 블룸Peter Bloom, 에식스대학교

『깨어있는 자본주의』는 경영과 조직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사회의 중요한 변화에 정통하며, 아니 어쩌면 그보다 앞서고 있으며, 그들의 지식을 관심 있는 대중과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증언한다. ─ 바버라 차냐우스카Barbara Czarniawska, 예테보리대학교

민주주의를 탈취하기 위한 기업들의 속임수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세계 정치 질서도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미국만 해도 어마어마한 부를 무기로 억만장자들이 현실정치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면서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로즈 교수는 스스로 ‘깨어있는 자본주의에 대한 경고등’의 역할을 자처하며 이 문제의 본질부터 대응방안까지 다양한 실제 사례들을 중심으로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로즈 교수가 이 책에서 말하는 깨어있는 자본주의는 주로 기업권력에 관한 것이다(기업의 행동 자체를 비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그가 보기에 깨어있는 자본주의의 본질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오랫동안 연결하던 사슬을 깨부숨으로써 기업이 경제 영역에서는 물론 정치 영역에서도 세계 지배의 길을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기에 아주 위험하다. 게다가 “깨어있는 자본주의는 비록 진보적인 양의 탈을 쓰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그리고 우선적으로는 장기적인 기업 이익과 결합되어 있다. 더욱이 얼핏 기업의 관대함을 보여주는 듯한 매우 타인 중심적인 프로그램 같은 것도 좀 더 자세히 따져보면 사회의 모든 구성원과 기관을 자기 이익의 그물망에 끌어들이려는 기업의 시도임이 드러난다.”(129~130쪽) 한마디로 깨어있는 자본주의를 피상적으로 가볍게 여겼다가는 민주주의의 토대 자체가 허물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깨어있는 자본주의는 기업이 좌파와 내통한 것인가, 기업들이 훨씬 더 힘세고 영향력 있는 기업 자본주의 체제를 구축할 목적으로 진보의 대의를 전유한 것인가?

위의 문장은 보수 비평가들이 흔히 제기하는 질문이다. 그 답이 무엇이든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 깨어있으라고 고취했던 진보적인 해방 정치는 정의와 평등에 토대를 둔 정치적 신념보다 경제적 이익을 더 우선시하는 세계에서 본말이 뒤집힌 채 위협받고 있으며, 사회운동가들의 민주적 활동마저 부지불식간에 깨어있는 자본주의에 포섭되고 있다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부에 대한 개인의 욕망과 집착을 부추기고, 정치 영역과 경제 영역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며, 진보 정치적 대의에 피로감과 위선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거나 그 가치를 편취함으로써 시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해서 결국 정치권력까지 손아귀에 넣으려는 거대 기업(또는 자본가)들의 책략이 바로 깨어있는 자본주의라는 저자의 경고는 충격적이다 못해 섬찟하기까지 하다.

저자가 이 책에서 예로 든 질레트와 나이키 광고의 문제만 살펴봐도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고 어려운지 금방 깨달을 수 있다. 미국 소비자들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 30여 년 동안 “남자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것”이라는 슬로건을 유지하던 질레트는 2019년을 기점으로 “남자로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것”으로 광고 문구를 바꾸었다. 이는 삶의 경쟁에서 승리한 전형적인 서구 남성성을 강조하던 것에서 좌파 페미니즘을 연상시키는 ‘유해한 남성성’을 비판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었다. 언뜻 보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전파하려 한 것 같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저 ‘시장 트렌드’를 따름으로써 더 많은 돈을 벌고자 했을 뿐이다. 그러므로 진보적 관점에서 칭찬할 일도 아니고 보수적 관점에서 남성 혐오이자 반남성적 광고라고 흥분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저스트 두 잇Just Do It’(그냥 하세요)이라는 슬로건과 농구계의 전설 마이클 조던을 내세운 에어 조던 시리즈의 어마어마한 성공으로 유명한 나이키 역시 ‘깨어있는 자본주의의 진보적 리더’라는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노동착취 공장의 부당이득자’라는 이미지를 중화하는 해독제로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좌우 대립을 넘어서는 제3의 비판적 시각

기업활동의 본질을 둘러싼 논쟁은 매우 오래되었을 뿐 아니라 여전히 도마 위에 올라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첫 번째로 자유주의 좌파는 기업이 주주에게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사회의 광범위한 이익을 진실하게, 제대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 번째로 전통적인 우파는 기업이 순수한 경제 주체여야 하며 사회적·정치적 문제에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이 책은 세 번째 입장을 취한다. 다시 말해 기업의 진보 정치 참여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민주주의에 해가 될 뿐 아니라 진보적 행보도 방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깨어있는 자본주의에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진보적 정치 견해를 묵살할 수 있어야 한다. 깨어있는 자본주의의 실체를 깨닫는다는 것은 자본주의 기업이 추구할 의지나 능력이 있는 주요 관심사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음을 나타낸다고 쉽게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깨어있는 자본주의의 실제 효과는 좌파 행동주의가 대기업의 지지를 얻어내는 성공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불평등을 심화하고, 파시즘적 포퓰리즘을 조장하며, 기후 위기의 가속화를 방관하는 지배적인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에 어떤 근본적 개혁도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는 것이 로즈 교수의 진단이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가 만들고 조장하는 부당함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토대로 하지만, 이에 반해 진보 정치와 연계한 깨어있는 자본주의는 그 부당함을 인식하지 못한다. 깨어있다는 관념이 좌파 진보 정치와 관련이 있음에도, 깨어있는 자본주의자에게 정의로움과 자본주의 사이의 필연적인 모순은 없다.”(217쪽)

억만장자들의 자선활동과 공격적인 세금 회피의 이중성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엄청난 규모로 산업 제국을 성장시킨 몇몇 핵심 자본가 중 앤드류 카네기는 산업적 부와 사회적 자선활동의 결합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에 속한다. 카네기 역시 미국 남북전쟁 후 등장한 ‘강도 귀족’의 하나였지만, 그가 쓴 에세이 「부의 복음」은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역사상 최대 갑부로 꼽히는 카네기의 순자산가치는 오늘날로 치면 3,210억 달러에 달하며, 제프 베이조스의 2,000억 달러는 명함도 못 내미는 수준이라고 한다. 19세기 산업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심각한 불평등의 성격과 규모가 자칫 새로운 형태의 극단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안고 있던 카네기는 이런 불평등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체제에서 이득을 보는 사람들과 노동자들의 관계를 ‘조화’시키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며, 자신의 부를 자선 목적으로 활용할 각종 재단과 기금, 연구소 등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발전시켰다. 이후 그의 충실한 제자들은 대를 이어 활발한 자선활동과 어마어마한 액수의 기부로 심심치 않게 뉴스를 도배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여기에 매우 아이러니한 진실이 숨어 있다. 누구나 이름을 알 만한 국제 거대기업이 즐비한 법인세 탈루 악당들의 목록에서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이 ‘최악의 범죄자’로 꼽힌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 전체가 기후 변화와 싸우기 위해 투자한 금액과 맞먹는 100억 달러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엄청난 금액을 척척 내놓아 ‘최고의 자선가’로 선정되기도 한 개인 베이조스와 달리 그가 창업한 아마존은 가장 공격적으로 세금을 회피하는 기업이다.

로즈 교수는 카네기의 「부의 복음」을 분석하면서 이렇게 결론 내린다. “카네기의 세계에서 자본가들은 왕이어야 마땅하다. (중략) 카네기의 자선활동, 그리고 오늘날 깨어있는 자본주의에 살아 있는 정서의 핵심에는 무엇이 공익인지 결정할 권리는 부자들에게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카네기의 생각은 자비로운 금권정치가 이상적인 정치 체제라고 가정하는 매우 비민주적인 생각이다.”(282쪽)
거대 자산가들의 자선활동은 극단적 불평등을 도덕적으로 정당화하려는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그들의 기부와 자선활동을 ‘너그러운 선물’로 여기는 순진한 생각에서 벗어나 “민주주의의 종말에 대한 대가로 주어지는 배신의 은화”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금권정치를 현실화하려는 세력은 항구적인 불평등을 원한다는 것과 깨어있는 자본주의는 기업 자체의 정치적 영향력과 도덕화를 통한 통제로 이를 더욱 강고하게 만들 뿐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깨닫고 이에 적극적으로 저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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