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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남만 살리지 말고 선생님 꼭 건강하세요.”라고 전한 그 아이를 추억하며

Ⅰ대한민국에서 외상외과 의사로 살아가다

01 내가 외상외과 의사로 살아가는 것의 의미
02 “지금껏 너무 바이탈 뽕에 취해 살고 있는 것 아닐까?”
03 내력과 외력의 싸움터, 권역외상센터
04 나는 발암물질과 온몸으로 싸운다
05 내가〈중증외상센터〉 드라마를 볼 수 없는 이유
06 ‘합리적인 개인주의자’ 의사의 소소한 행복
07 ‘어쩌다 25년의 인연’ 병원 밖 환자들

Ⅱ 나를 성장하게 한 것은 오로지 사람이었다

01 고추 심던 아들, 고춧가루 같은 사람이 되다
02 환자가 이겼다! 위닝의 또 다른 의미
03 수학 문제 풀 듯 다양한 접근법, 환자 문제 풀이
04 다른 곳 말고 바보 의사 병원으로 가주세요
05 안도감과 함께 들린 한 마디, “큰어머니 배 잘 닫아드려라.”
06 오래전 선배 의사의 단호한 조언, ‘환자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07 포기하면 그 순간이 바로 시합 종료에요

Ⅲ 우리는 조금 더 위로 받아도 된다

01 나는 외상센터 개똥벌레다
02 내 가족이라면 바로 수술하겠습니다
03 요리하는 정성, 환자를 치료하는 진심
04 내 인생의 첫 팬 사인회
05 손톱은 반드시 다시 자란다
06 내가 정신건강의학과를 싫어하는 이유
07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꿈꾸다

Ⅳ 일상은 나에게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기적의 하루다

01 사망진단서 속 그녀가 살아나다
02 아버지께서는 선생님의 따뜻한 손을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03 배 안에 거즈 아홉 장 넣었습니다
04 여섯 명을 살리고 떠난 감사한 청년 이야기
05 인생에서 여러 의미로 다가오는 시각, 자정
06 환자 가족의 애틋한 마지막 인사
07 나란히 붙어있는 그것, 삶의 시작과 끝

Ⅴ 그런데도 인생은 살 만하다

01 치료의 반은 보호자 몫이다
02 명품 보다 값진 11년산 참기름 선물
03 새벽 2시, 동기가 건넨 커피믹스 한 잔
04 외상외과 의사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닮아 있다
05 우리 인생은 완벽이 아니라 완벽함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06 포기하지 않았기에 느끼는 희열
07 우울의 반대말은 바로 ‘살아있다는 것’

에필로그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은
외상외과 의사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
저자 소개
저자 : 문윤수
글 쓰고 마라톤 하는 외상외과 의사

을지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전 을지대학교병원에서 외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현재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 외상외과 임상 조교수로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의사가 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그중 대부분을 외상외과 의사로 살아가는 중이다. 외상외과에 발을 들여놓은 지 15년이 지났으며, 권역외상센터에서 밤낮으로 환자들과 보낸 시간도 어림잡아 5만 시간이 되어 간다. 매일 사투를 벌이는 환자들의 생명을 살려 죽음의 끝에서 삶을 되찾아주는 하루하루를 계속 이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기적을 생존과 삶이라는 행복으로 바꿔주는 것이 바로 권역외상센터와 본인의 일이라 말한다. 특히 환자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내력을 함께 버텨주고자 늘 온 힘을 다한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손에 낫을 들고 풀을 베러 다녔다. 부모님의 헌신과 사랑 덕분에 점점 낫보다 펜을 쥔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고, 결국 버스를 세 번 갈아타야 하는 곳으로 유학을 떠났다. 아픔으로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직업이라고 믿었기에 지금 이 길을 선택하였다. 그 순박했던 시골 아이는 시간이 흘러 강산이 두어 번 지나 낫이 아닌 메스를 쥔 외과의사가 되었다. 날카로운 메스가 누군가의 아픔을 덜어주고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살려줄 수 있다는 것을 사명으로 여긴다.

권역외상센터에서 수많은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며 때로는 환자들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우는 중이다. 우연한 기회에 자신 안에 있는 ‘글 쓰는 재능’을 발견하고 환자들에게 배운 용기와 희망을 쓰기 시작하였다. 일기처럼 쓴 글이 모여 언제부터인가, 환자들을 대하는 과정에서 올바른 길로 가게 해주는 나침반이 되어주었다. 집에서는 가족의 사랑을, 권역외상센터 출근하면 환자와 그 가족 간의 사랑을 한 번 더 배운다. 환자들을 보면 언제나 새롭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이를 통해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며, 오늘도 진심으로 환자들을 대한다. 〈한미수필문학상 장려상〉,〈보령의사수필문학상 동상〉등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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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한 단어,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죽어가는 사람, 심장이 멎었던 사람이 며칠 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
지 모르게 멀쩡하게 살아서 말하는 상황을 보고 느끼는 감정을 말한다. 이러한 바이탈뽕을 나에게 한가득 안겨준 환자가 회복한 뒤 슬쩍 환자에게 말을 건넨다. “환자분! 저승사자 잘 만나고 오셨죠? 아직 순서가 안 되어 인생을 더 재미있고 멋지게 사시려고 다시 오셨죠?” 이렇게 말하는 나와 환자 모두 흐뭇한 미소로 서로에 대한 감사를 전한다. 이런 것이 있기에 외상외과 의사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p.32~33

환자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내력을 같이버텨주는 것이야말로 외상외과 의사의 역할이다. 이 환자가 그 수많은 외
력으로부터 힘이 빠지지 않게 도와주고 함께 버텨주는 존재! 어떻게 보면 결국 환자가 살아나는 과정도 외력을 이겨내는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한번 무너져버린 내력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더불어 버텨주고 도와주는 누군가가 있으면 내력은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p.43

외과 의사 20년, 외상외과 의사로 15년을 살아가고 있다. 내 안에서 솟아나는 마음으로 지금 이것을 업으로 살고 있고, 앞으로 천재지변이 없는 한 다음 강산이 변하는 시점까지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우리나라에서 ‘권역외상센터’라는 개념이 처음 도입된 시점부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 일을 시작하였다. 어느 길이든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것은 많은 고난이 있을 수 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더 로드 낫 테이큰The Road Not Taken, 가지 않은 길)〉에서는 두 갈래 길 중 하나를 선택하는 부분이 나온다. 두 갈래의 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내 모든 것이 바뀌었다는 것을 말한다. 나 또한 나의 선택으로 외상외과 의사의 길을 걷는 중이며, 이 선택이 올바르다는 것을 믿는다. p.78~79

오늘도 누군가의 가족을 수술한다. 내가 수술하는 환자는 곧 결혼을 앞둔 어여쁜 딸을 가진 아빠일 수도 있고, 아
내가 뱃속에 아이를 가진 30대 남편일 수도 있다. 꼭 수술이 아니더라도 중환자실에서 두 달 넘게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환자 또한 어느 아내의 사랑스러운 남편이다. 지금 내 앞에 있는 한 명의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그 환자와 가족을 함께 치료한다고 여긴다. 그날 나는 큰어머니 배, 뱃 속 간 자체에만 집중하면서 수술실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 결과는 수십 년간 괴롭힌 큰어머니 건강을 회복하게 해드린 것과 동시에 사촌 형님, 사촌 누님들과 우리 가족 모두를 치료해 드린 셈이었다. 이는 가족 모두가 당시 초보 의사였던 나를 믿어준 결과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언제나 나는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을 치료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손을 환자에게 한 번 더 내밀고자 한다. p,139~140

정신이 혼미하다. 순간 눈앞이 어질어질하다. 이러다가 내가 쓰러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이런 순
간이 가장 서글프고 서럽다. 정말로. 이미 고갈된 내 몸속 포도당을 보충하기 위해 얼른 커피믹스 하나를 타서 벌컥 마신다. 카페인 덕분인지 커피믹스에 섞인 설탕이 내 뇌를 자극한 것인지 조금 정신을 차리고 다시 환자의 치료 방향 고민을 시작한다. 그 순간 그 오래전 선배 의사가 말씀해 주신 것이 떠올랐다. ‘환자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p.148

하루가 모여 한 달이 되고, 그 한 달이 열두 개 모이면 한 해가 된다. 내가 살아온 몇십 년도 이런 하루하루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지금 내 앞에 심장이 뛰고 있는 이 환자가 이곳 의료진들의 힘만으로 살아난게 아니다. 환자, 환자 가족과 함께 모두가 간절한 하루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치료하여 살아난 것이 분명하다. 만화 〈슬램덩크〉에서 안 감독님이 말씀하신 명언을 조용히 혼자서 소리 내어 말해본다. “포기하면 그 순간이 바로 시합 종료예요.” p.160

나와 같은 외상외과 의사는 병원에서 개똥벌레 같은 존재다. 그렇지만 정말 필요한 순간, 누군가의 가족을 살려주
는 빛나는 반딧불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어둠에서, 때로는 죽음 문턱에서 어느 가족, 환자에게 살아나는 길과 생존 에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길을 안내해 주는 반딧불 말이다. p.174

‘내 몸에 묻은 피는 닦아내면 되지. 핏자국이야 얼마든지 닦을 수 있지. 환자가 살 수 있다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어느 영화 주인공이 카지노에서 과감하게 베팅하며 일확천금을 노리는 모습을 상상한다.
누구든 한 번쯤 상상만 하는 그것이다. 과감하고 용감한 베팅은 아주 적은 확률로 일확천금을 주지만, 반대로 쪽박이 될 확률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나는 언제나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의 현실에서 산다.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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