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일상을 팔딱팔딱 움직이게 만드는 말
김용성 시인은 시를 쓰고 번역을 하면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언어에 섬세한 감각을 가진 그가 어린이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일한다는 점이 김용성 시인의 시 세계가 만들어지는 중요한 지점이다. 『우리 같이 가위바위보』는 「口」로 시작한다. “사방이 꽉 막히고/ 입구는 안 보이”는 모양이 “입 벌린” 것처럼 보이고, 그 입이 자신이 “입구”라고 말한다는 상상력이 돋보인다(「口」). 동시에 「口」는 처음 동시집을 펼친 사람들이 읽게 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책으로 들어가는 입구이기도 하다. 시인은 ‘口’라는 문자의 모양과 ‘입구’라고 읽는 소리에 집중해 문자가 해석될 수 있는 여러 방향을 한 시에 담아낸다. 아이들은 언어 체계에 익숙하지 않은 덕분에 어른보다 자유로운 관점으로 언어에 접근한다.
아이들과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며 그들의 시선을 얻은 시인은 기호가 가진 의미에 속박되지 않고 다양한 측면에서, 유희적으로 언어를 바라본다. 때문에 김용성 시인이 구사하는 동시의 언어는 “팔딱팔딱” “폴딱폴딱”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생동감 넘친다(「활어천국 앞에서」).
마음으로 부드럽게 스며드는 장면들
김용성 시의 동시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면모는, 그의 동시들이 자연스레 독자의 마음에 스며들기 때문에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김용성 시인은 일상을 묘사하면서도, 하고 싶은 말을 위해 일상을 과장하거나 곡해하지 않는다. 「봄 햇살 머무르던」은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이 베푼 친절이 헛수고가 되는 상황을 다룬다. 그러나 화자는 그 상황을 안타까워하거나 허무하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고 설득하지도 않는다. 다만 친절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 순간 세상을 따듯하게 채웠던 봄 햇살 같은 온기를 담담히 전할 뿐이다. 이처럼 김용성 시인의 동시에는 무언가를 가르쳐야 한다거나, 누군가를 설득해야 한다는 전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교조적인 태도가 없는 덕분에 김용성 시인의 동시들은 친근하고 부드럽다. 누구든 편안하게 읽을 수 있고, 또 다른 이에게 권해 볼 수 있는 물처럼 투명하고 유연한 동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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