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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철학: 보기에서 시작하여 관점으로 깊어지는 인문학 이야기 (양장)
난다 20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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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rologue
존재의 깊이에 닿는 대화를 꿈꾸며 05

1부
가위 24
계단 28
고궁 33
고글 38
교과서 42
구루프 45
귀도리 52
나무 펜스 60
노란 리본 63
다이어리 67
단추 70
드론 76
등산 스틱 80
라디오 83
마우스 87
만년필 88

2부
목욕탕의 탕 96
무대 조명 100
묵주 103
바둑알 106
박스 109
방제복 112
밴드 115
베개 118
벤치 121
비누 125
비자 128
빨대 134
사다리 139
센서 143
손톱깎이 146
숟가락 149

3부
스쿨버스 154
스툴 160
스피커 163
실타래 167
쓰레기통 170
아파트 173
액자 177
에어컨 180
에코백 183
열쇠고리 186
인형뽑기 기계 189
정수기 193
조리 199
좌변기 204
주유기 207
지갑 212

4부
참빗 216
책 219
철조망 223
칫솔 226
코인 230
콘센트 235
타일 243
텀블러 246
트렁크 252
티백 256
파티션 259
포스기 266
향 269
헤어드라이어 272
형광등 275
화분 278
확성기 281

Epilogue
‘시선’으로 바뀌는 삶과 책의 새로운 운명에 관하여 285
저자 소개
저자 : 함돈균
30대에는 문학평론가와 학자로서 살았으나, 40대 이후에는 사회제도와 문화적 현실에서 실현할 사회적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인문적으로 실천하는 액티비스트를 병행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를 지냈고, 고려대, 이화여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울예대, 서울과기대 등 많은 대학에서 강의했다. 문체부, 교육청, 서울문화재단, 한국전통문화대학, 서울자유시민대학, 삼성전자, 리움미술관 등 여러 기관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자문하고 강의해왔다.

문체부 및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온라인플랫폼 ‘인문360도’ 사이트 설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시민인문교육에 대한 비전으로 실천적 인문공동체 시민행성을 만들고 대표로 활동했다. 미래학교 미지행을 동료들과 기획했으며 설립을 위한 공동대표를 맡았다. 대안디자인대학 PaTI에서 가르치며 인문연구소장직을 수행했다. 플라톤아카데미 펀딩으로 추진되는 전환적 연구교육센터 디자인에 참여했다. 경희사이버대학에서 미래대학 프로젝트에 책임에디터를 맡아 대학 전환 메뉴얼을 설계하고 특임교수로 재직했다. 현대자동차의 해리티지북 프로젝트에 초대편집장을 지냈다.

인천광역시교육청 미래학교 프로젝트에 연구 및 자문 등으로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복간 『사상계』 편집위원으로 있다. 현재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중이다. 비평집 『얼굴 없는 노래』 『예외들』 『사랑은 잠들지 못한다』, 문학연구서 『시는 아무것도 모른다』, 교양서 『순간의 철학』 『사물의 철학』, 교육사회혁신 대담집 『교육의 미래 티칭이 아니라 코칭이다』 『교육의 미래 컬처엔지니어링』, 미래교육 에세이 『초연결 학교』 등을 펴냈다. 김달진문학상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다. 인문시사 유튜브 채널 〈함돈균의 뉴스쿨〉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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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잘 듣는 귀는 심장을 닮았다
존재했으나 망각된 기억,
어둠 속에 묻혀 떠오르지 않는 소리를 길어올리며

저자는 인공지능 시대의 사물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의 ‘차이’가 사라지는 시점을 ‘어둠’에 빗대어 말한다. 보이지 않는 어둠을 인공지능은 어떻게 해석할까. 인간의 특이성은 보이지 않는 어둠을 ‘무’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정한 존재’의 원천으로 생각한다는 데 있다. 저자는 존재의 핵심은 가려진 부분을 동반해야 나타난다고 말하며 그러한 인간 특성에서 나타난 진리, 예술, 신을 아주 생활적인 곳에서 탐색한다(276~277쪽). 예컨대, 저음 전용 스피커의 예에서 볼 수 있듯 저음역대의 소리를 잘 듣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낮은 소리, 지워진 소리, 잘 안 들리는 소리를 듣고 복원시킬 수 있는가의 여부가 좋은 스피커의 관건이라 할 수 있겠다. 이것은 흡사 문학에서 시인의 입-손에 의해 ‘시적인 말’이 나타나는 순간과도 비슷하다. 시적인 말은 의식의 표층에 떠 있는 명료한 소리, 큰 소리가 아니라 스스로도 분간하지 못하는 소리나 내면의 미묘한 파장, 억압되어 의식의 해저에 갇혀 있는 소리들을 시인이 길어올린 것이다. 이와 같은 사유를 통해 저자는 자기 내부의 말들에서 타자성을 찾는다. 잘 들어야 하는 것 중에는 때로 내 안 깊숙이 스민 말들도 있다. 내가 주체가 되어 통제할 수 있거나 자기도 잘 인지하지 못하는 나의 타자에게 진실이 있다. 타자를 존중하는 것은 낮은 자리에서 나오는 나직한 소리에 귀기울이는 일과 다른 것이 아니므로(164~166쪽).

또한 저자의 시선은 보이지 않는 것에서 직접 감각하는 몸으로 옮겨간다. 그는 문득 질문한다. 우리 몸의 ‘중심’은 어디일까. 혹시 중심은 고정적인 특정 자리가 아니라 밴드라는 작은 사물을 붙여야 하는 그 상황에서 발생한 상처의 자리가 아닐까. 상처가 난 작은 자리에 몸 전체의 신경이 집중되며 육체와 정신도 꼼짝없이 그 자리에 구속된다. 그러므로 상처에 붙인 밴드란 몸의 ‘중심’을 긴급히 돌보는 사물이 된다. 그렇다면 개인을 넘어 사회라는 공동체에서도 중심을 찾을 수 있겠다. 저자는 지금 이 시각 아픔을 호소하는 곳이 있다면, 그런 존재가 있다면 거기가 바로 사회의 중심이요 이 순간 가장 중요한 자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자리를 돌보는 것은 곧 사회라는 신체 전체를 돌보는 일. 사회 속 아픔을 호소하는 작은 자리에 저자는 “어릴 적 가장 고마웠던” 사물인 밴드를 붙여주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함께하고자 한다(116~117쪽).

『시선의 철학』 표지에는 김수강 작가의 작품 〈Marble 3〉이 함께했다. 『순간의 철학』 표지 작품 〈Teabag 1〉, 『사물의 철학』 표지 작품 〈Bojagi 009〉에 이어지며 시리즈 세 권이 어깨를 나란히 한다. ‘검 바이크로메이트’라 불리는 19세기 프린트 기법을 사용한 사진으로, 손으로 유재를 만지고 덜어내고 또 쌓으며 색을 입혀나가는 ‘몸’의 방식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사진의 구슬 속 선연한 빛깔의 곡선은 마치 세상 깊숙한 곳에서 일렁이는 내면의 미묘한 파장, 경계 없이 무한히 이어지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물과 관계 맺고 사물의 깊이에 닿으며 삶의 연속성을 찾아나가는 이 책의 문으로 더없이 맞춤한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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