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외교를 잘못하면 나라의 주인이 바뀌고 내치를 잘못하면 정권이 교체된다.
노사관계를 예측가능하지 않게 하면 일자리 기반이 무너진다. 사용자의 범위나 교섭 대상이 애매모호하여 노사갈등이 봉기(蜂起)하면 시장의 반란으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국민이 궁핍해진다.
어느 노조의 파업에서 “질긴 X이 이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헌법 위의 떼법’인양 절차도 무시한 채 억지를 써 우리 사회의 기본 질서인 법치주의가 흔들리거나, N% 성과급 요구와 과도한 평등주의로 인해 사회 곳곳이 균열로 이어지면 인센티브 시스템이 붕괴한다.
국어사전에는 있지만 최근 우리 주변에서 사용하기를 점점 꺼리는 단어(死語)가 늘고 있다. 이를테면 원가(原價), 효율(效率), 생산성(生産性), 경쟁력(競爭力),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의 정책 기조나 재정은 형평성(衡平性)도 중요하나, 개인이나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고 혁신(革新)하는 가운데 창의적(創意的)이고 성실하게 노력하도록 장려할 때 사회공동체의 지속, 나아가서는 성장과 미래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한편,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에 의한 선택이 아니라 정부가 직접 나눠주기에 치중하거나, 성과(成果)와 신상필벌(信賞必罰)이 아닌 퍼주는 복지(福祉)에 안주하는 경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심히 우려가 된다. 보이지 않는 손은 인간의 욕망(欲望)에 따른 시장기제이다. 개인의 욕구에 부응하는 방법으로 각자의 이익을 위해 힘쓰도록 동기(動機)를 부여하는 분위기 형성이 중요하다.
또 다른 한편으로, 18세기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1694~1778년)는 일이야말로 인간에게 세 가지 어려움에서 해방(解放)시켜 준다고 했다. 그것은 바로 개인적 지루함, 사회적 부도덕, 경제적 궁핍에서 말이다. 그러니 노동은 단순히 생계를 잇는 수단만이 아니라, 인간이 사회와 관계를 맺고 자신의 존엄을 확인하는 숭고한 행위다.
작금의 대한민국 상황은 ‘쉬었음’ 청년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고군분투하는 청년층의 고용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청년 고용절벽 해소야말로 두 팔을 걷어붙이며 챙겨야 하는 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이 사회의 출발선에 서서 뛸 수 있는 소중한 ‘기회(機會)’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심화에 따른 격차 확대로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 그리고 공정성의 조화를 도모하는 노동 개혁 추진과 이의 사회적 공론화 작업 역시 필수적이다.
그간 정부의 노동 개혁은 일부 예외를 빼고는 대부분 실패하였으며, 우리나라의 사회적 대화는 기울어진 운동장 위의 구르는 공처럼 대표성이 부족하고 논의 구조가 왜곡되어 있다. 또한 정책(행정)의 품질(品質)을 좌우하는 정부의 경쟁력(競爭力)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어, 우리는 잘못된 흐름을 바꾸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다시 던지는 짱돌』 제9장(욕먹더라도 할 일 하기 -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은 필자가 그동안 고용노동 행정가로 일하면서 겪은 직간접적인 경험과 시행착오, 반성하고 성찰하는 가운데 터득한 욕 먹더라도 할 말(일)을 하기 위한 ‘나만의 바른말 쓴소리 사용법’과 실제 적용 사례로 ‘고용보험기금 여유자산 운용’, ‘의장님, 저는 노동부 장관 대리인입니다’, ‘청와대 인사수석과의 담판’(과장 시절), ‘장관님,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습니다’, ‘대통령 업무보고와 희생번트’(국장 시절), ‘산재의료관리원과 근로복지공단 통합’(차관 시잘), ‘대통령님, 이 일은 주무장관에게 맡겨주십시오’(장관 시절) 등을 소개한다.
그리고 『다시 던지는 짱돌』 제10장(청년 고용 일자리를 더하는 적극 행정)은 청년 일자리를 더하는 범정부적 고용세제학제에너지 정책 등 적극적인 행정 추진과 이를 뒷받침하는 노사관계 운영 방향(시사점)에 관하여 졸저 『이채필이 던진 짱돌』 1권 제2장(일자리와 현장 정책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과 제3장(소용돌이의 노사관계 법과 갈등 사이의 줄타기)에서 언급하지 못한 부분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개별 노사분규에 대한 정치적 개입의 문제점과 쪼개기 고용을 양산하는 주범인 주휴수당 제도의 개선 방안도 포함한다.
또한 이번 『다시 던지는 짱돌』 제11장(노동시장 개혁, 어떻게 - 한국의 사회적 대화 체제 구축 전략)은 먼저 발간한 졸저 『이채필이 던진 짱돌』 1권 제4장(13년 만의 노동 개혁 복수노조 시행과 노조 전임자 폐지)에서 다룬 우리나라의 노동 개혁에 이어서, 노동 개혁의 선진 외국 사례로 꼽히는 덴마크와 네덜란드 그리고 독일의 추진 사례를 살펴보고,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박근혜문재인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역대 정부의 노동 개혁 추진 실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성공하거나 실패한 요인을 상세히 규명하고, 기울어진 운동장 신세에 처한 한국의 사회적 대화 체제의 문제점과 노동시장 개혁에 성공하기 위한 전략(국회 원 구성 전략 포함)을 기술하는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의 정치적 도입에 따른 구조적 문제점과 이의 해결 방안도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던지는 짱돌』 제12장(소명으로서의 행정과 국가경쟁력 사회 있는 곳에 문제 있고, 문제 있는 곳에 대안 있다 )은 앞서 나온 졸저 『이채필이 던진 짱돌』 2권 제6장(이상한 나라의 국회와 행정부 행정과 정치, 관료제의 책무성)과 제8장(우문현답 밑바닥 정신으로)의 연장선에서 마지막 소명으로서의 행정 구현과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국가겅쟁력 제고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담았다. 중앙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과 정부의 경쟁력 저하, 특히 수도권 규제와 억제 및 공공기관 이전 배치를 통한 지역 균형발전 전략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이를테면 행정수도(세종), 경제 수도(서울·경기북부), 수자원의 수도(강원·충북), 제조업·IT 수도(대구·경북), 해양 수도(부·울·경), 교육문화 수도(광주·전라)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지역 자율 발전을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제안한다.
만약 해고가 너무 어려우면 기업은 위험을 회피하게 되고, 인공지능 시대로의 전환(AX)을 맞아 자동화나 무인화에 나서는 대신 사람(인력)의 채용에는 소극적으로 된다. 아무래도 노동자(勞動者)에서 로봇(Ro動者)으로 바뀌는 산업현장이 늘어날 것이다.
제대로 된 일자리는 민간과 기업이 만드는 것이므로 탄력적인 노동시장, 튼실한 실업급여(사회 안전망),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으로 시대의 요청과 흐름에 부합하는 인재의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사관계 역시 노동조합이나 노동단체의 기득권 공고화가 아니라 단결과 연대(진짜 약자에 대한 대승적 양보 포함)로 취약한 근로자를 보호하고,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드는 데 지장이 없도록 뒷받침하여 고용가능성(Employability)을 높이도록 함께 협력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국정운영 상황을 보면, 거시 성장 담론이나 구조 개혁과 같은 논의는 사라진 지 오래고, 소소하고 자잘한 것 위주로 다루고 있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한시가 급하고 중하여 대관세찰(大觀細察) 해야 함에도, 근시안적 시각에 머무르니 안타까운 심정을 숨길 수 없다.
신뢰가 무너지면 정부에서 어떠한 정책(政策)을 내놓아도 시장은 나름의 대책(對策)을 찾는다. 왜냐하면 제도와 현실이 엇박자를 낼 때 시장은 생존을 위해 틈새를 파고들기 마련이다.
노벨경제학상(2024년)을 받은 다론 에쓰모글루의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정부의 정책이 국민 전체를 지향하지 못하고 특정 이익단체의 과도한 영향을 받아 왜곡되거나, 착취적(搾取的)으로 되면 저성장(低成長)과 불평등(不平等)이 심화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아무리 사정이 어려워도 상식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접근하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필자는 평소 사회 있는 곳에 문제 있고, 문제 있는 곳에 그 대안도 찾을 수 있었다.
그동안 31년간 노마지지(老馬之智)의 자세로 전심전력을 다해 맡은 업무를 수행하였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이를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을 소명(召命)으로 삼아 대한민국 고용노동 개혁 시리즈의 일환으로 원고를 정리했다.
이 책에는 소용돌이치는 고용노동 행정을 수행하는 가운데 본부와 일선 관서, 노동위원회 및 대통령비서실 등에서 겪은 공직 인생과 정치경제사회적 여건 변화를 둘러싼 소회, 안타까움과 반성(反省)하는 마음 그리고 제 나름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代案)을 담았다. 정부의 정책 결정이나 행정 그리고 국회의 민낯을 충실히 전해 고용노동 행정이나 정책 개선에 밑거름이 되는 한편 국민의 알권리도 채워드리려 한다.
이 책을 통하여 고용노동 문제에 대하여 창의적인 사고와 도전 정신으로 무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란다. 또한 어려운 여건에서도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국민에 대하여 책임지는 국민을 위한 행정과 정책 발전에 한 축을 담당하는 영혼이 있는 공직자들의 맹활약을 기대해 본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직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공무원과 공공 분야 종사자를 비롯한 고용노동 분야의 연구자, 현장의 근로자와 경영자, 인사노무, 안전 컨설팅 종사자들이 이 책 어딘가에서 통찰력(Insight)과 영감(Inspiration)을 얻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무쪼록 오늘이 있기까지, 그리고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흔쾌히 출간해 주신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대표 권선복 회장님을 비롯하여 두루 배려해 주신 많은 분들께 입은 은혜를 오래도록, 귀하게 새길 것이며, 거듭 감사드린다.
2026년 6월 관악산 동편마을 서재에서
저자 이채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