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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17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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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동양과 서양의 문명이 함께 이룩해 낸 위대한 도시 이스탄불
오스만 투르크 제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음모와 배반, 목숨을 건 사랑

2002년 프랑스 최우수 외국 문학상 수상, 2003년 이탈리아 그린차네 카보우르 상,
인터내셔널 임팩 더블린 문학상 수상작

“나는 지금 우물 바닥에 시체로 누워 있다. 마지막 숨을 쉰 지도 오래되었고 심장은 벌써 멈춰 버렸다. 그러나 나를 죽인 그 비열한 살인자 말고는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뼈들이 부서졌고 입안엔 피가 가득하다.”

20세기적 글쓰기로 16세기를 마술처럼 생생하게 복원해 내는 비범한 능력,
오르한 파묵에게 '진정한 이야기의 대가'라는 칭호를 붙여 준 작품

『내 이름은 빨강』은 등장인물들이 번갈아 가며 화자로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사건이 전개되어 가는 구성으로, 역사소설에서는 보기 드문 현대적 서사 기법을 취하고 있다. 살해당한 시체, 여자 주인공 셰큐레, 남자 주인공 카라, 술탄의 밀서 제작을 지휘하며 서양의 화풍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 했던 두 번째 희생자 에니시테, '나비', '올리브', '황새'라는 예명을 가진 세 명의 세밀화가는 물론, 금화, 나무, 죽음, 빨강(색), 악마, 그림 속 개까지 말을 한다. 이러한 서사기법은 독자들로 하여금 이들 중 과연 누가 살인범인지 궁금해지게 만들뿐더러, 각각의 인물들이 처한 정황과 생각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하면서 작중 인물들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다양한 색깔을 가진 목소리들이 차곡차곡 겹쳐지면서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완성하는 이러한 서사기법은 마치 블록을 쌓아 나가는 듯한 인상을 주며, 이 작품이 대단히 치밀한 건축학적 구성을 갖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동시에 각각의 이야기들은 넓은 화폭 위에 대단히 섬세하고 정교하게 그려진 오브제들을 연상시키는데, 이것은 작품 속에서 세밀화를 그리는 화가들의 이미지와 겹쳐지면서 이슬람 문화의 꽃인 세밀화를 이야기의 형태로 구현해 내고 있다. 이처럼 파묵은 역사 소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대단히 모던한 서사 방식에 추리 소설의 기법을 가미하고, 거기에 이슬람의 역사와 문화, 문명의 흥망성쇄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감싸 안는 심오한 통찰력을 발휘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대단히 지적이고도 문학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획득한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새삼 실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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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2권
34. 나는, 셰큐레
35. 저는 말입니다
36. 내 이름은 카라
37. 나는 여러분의 에니시테요
38. 내가 화원장 오스만이다
39. 저는 에스테르랍니다
40. 내 이름은 카라
41. 내가 화원장 오스만이다
42. 내 이름은 카라
43. 나를 올리브라 부른다
44. 나를 나비라 부른다
45. 나를 황새라 부른다
46. 나를 살인자라고 부를 것이다
47. 나는 악마다
48. 나는, 셰큐레
49. 내 이름은 카라
50. 우리는 두 명의 수도승
51. 내가 화원장 오스만이다
52. 내 이름은 카라
53. 저는 에스테르랍니다
54. 저는 여자예요
55. 나를 나비라 부른다
56. 나를 황새라 부른다
57. 나를 올리브라 부른다
58. 나를 살인자라고 부를 것이다
59. 나는, 셰큐레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오르한 파묵

1952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부유한 대가족 속에서 성장했다. 이스탄불 공과대학에서 3년간 건축학을 공부했으나, 건축가나 화가가 되려는 생각을 접고 자퇴했다. 파묵은 23세에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 외의 모든 것은 포기한 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7년 후, 첫 소설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1982)을 출간하였고, 이 소설로 오르한 케말 소설상과 《밀리예트》 문학상을 받았다. 다음 해에 출간한 『고요한 집』 역시 ‘마다마르 소설상’과 프랑스의 ‘1991년 유럽 발견상’을 수상했으며, 1985년 출간한 『하얀 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의 방문교수로 지내면서 집필한 『검은 책』(1990)은 ‘프랑스 문화상’을 받았으며, 이 소설을 통해 대중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작가로 터키와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새로운 인생』(1994)은 터키 문학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내 이름은 빨강』(1998)은 프랑스 ‘최우수 외국 문학상’(2002), 이탈리아 ‘그란차네 카보우르 상’(2003), ‘인터내셔널 임팩 더블린 문학상’(2003) 등을 그에게 안겨 주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정치 소설’이라 밝힌 『눈』(2002)을 통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 소설을 실험했다. 2003년에는 자전 에세이 『이스탄불-도시 그리고 추억』을 발표했다.
문명 간의 충돌, 이슬람과 세속화된 민족주의 간의 관계 등을 주제로 작품을 써 온 파묵은 2005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평화상’과 프랑스 ‘메디치 상’을 받은 데 이어, 2006년 ‘문화들 간의 충돌과 얽힘을 나타내는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발표한 『순수 박물관』(2008)은 ‘사랑’이라는 주제에 파묵 특유의 문체와 서술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지독하고 처절한 사랑을 그린 이 소설을 전 세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 출간된 모든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또한 2012년 4월에는 이스탄불에 실제 ‘순수 박물관’을 개관해 문학의 확장성을 증명했다. 2006년부터 컬럼비아 대학에서 비교 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으며, 호르헤 보르헤스, 이탈로 칼비노, 움베르토 에코의 뒤를 이어 하버드 대학 ‘찰스 엘리엇 노턴’ 강의를 맡은 후 강연록 『소설과 소설가』(2010)를 출간했다.

역자 : 이난아

한국외국어대학 터키어과를 졸업하고, 튀르키예 국립 이스탄불 대학에서 튀르키예 문학으로 석사 학위, 튀르키예 국립 앙카라 대학에서 튀르키예 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 튀르키예·아제르바이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소설 『내 이름은 빨강』 등 50여 권에 달하는 튀르키예 문학 작품을 한국어로 번역했으며,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등 여섯 편의 한국 문학 작품을 튀르키예어로 번역했다. 2024년 동원번역상을 수상했다. 딜네 귀네이의 전작 『피욘: 친구 감시자』를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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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신간 & 인기 도서
글 오르한 파묵
번역 이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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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전쟁과 테러의 위협으로 가득한 이 세계에서
화해와 상호이해의 미덕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문제작

어린 시절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오르한 파묵은 일찍부터 이슬람 화가들의 세밀화를 모사하며, 미술에 대한 안목을 키워 왔다. 그런 그가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십 년에 걸친 준비 끝에 완성한『내 이름은 빨강』은 한마디로, 다큐멘터리를 능가하는 이슬람 회화사의 생생한 기록이다.

16세기 말, 서쪽으로는 이탈리아, 남쪽으로 이집트, 동쪽으로는 인도와 중국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을 무대로 하는 이 소설에는 쉴레이만 대제 시대의 궁정화원장으로 『축제의 서』를 제작한 오스만과 벨리잔('올리브'라는 예명의 세밀화가)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또한 이슬람 세밀화의 대가인 비흐자드(?~1564)와 페르시아 세밀화의 중요한 화파 가운데 하나인 헤라트파의 생성과 소멸 과정이 현재 시점으로 재현된다. 또한 페르시아 문학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에 비견되는 러브 스토리인『휘스레브와 쉬린』은 물론, 『레일라와 메즈눈』,『유수프와 줄라이하』 등 페르시아의 다양한 전설과 민담이 상세히 소개되고 있으며, 루미, 자미, 사디, 로크만, 푸줄리, 페르도우시 등 페르시아의 대표적인 시인과 역사가의 작품들도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이 작품을 보면 오르한 파묵의 미술과 예술에 대한 뛰어난 안목과 통찰력이 전문가의 수준을 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소설에서 세밀화가들 사이의 갈등은 근본적으로 시대성을 띠며, 문명과 문명의 충돌이라는 층위 외에도 역사적인 필연성에 저항하는 구세대와 신세대 간의 갈등을 보여 준다. 전범이 되는 작품을 완벽하게 모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러한 고도로 단련된 기예를 통해 신에게 가까워지고자 하는 근대 이전의 예술론과 '작가 의식'이 싹튼 이후의 예술, 즉 개인의 '창의성'과 '창작'이라는 개념 간에 빚어지는 충돌이 결국은 살인까지 불러오고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지켜보노라면, 이 소설이 왜 오늘날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지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각 문화의 개별성과 고유성은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며, 그 속에는 항상 소중히 간직되고 지켜지며 보호되어야 할 요소들이 있다. 동시에 세계의 문명은 언제나 새로운 것들과 충돌하면서 섞이고 변화하는 가운데 진보한다. 사실 수천 년에 걸친 문명의 투쟁의 역사는 바로 이러한 진보의 과정이었다. 『내 이름은 빨강』은 이런 거시적 관점의 역사 속에 있는 각각의 개인들, 즉 '인간'을 보여 준다. 그들이 왜 투쟁하며,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희생하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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