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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7
이선 프롬 28
에필로그 156

작품 해설 164
작가 연보 196
저자 소개
저자 : 이디스 워튼
1862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1866년부터 1872년까지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며 생활했다. 학교에 다니는 대신 가정교사로부터 교육을 받으며 아버지의 서재에서 문학, 철학, 종교 서적을 탐독했고, 1878년 처음으로 시집을 출간했다. 1885년 에드워드 로빈스(테디) 워튼과 결혼했으나, 애정 없이 시작한 결혼 생활은 불행했다. 1894년부터 심각한 신경쇠약을 앓았는데, 이는 사회적 지위와 작가로서의 야심 사이의 갈등과 불행한 결혼 생활의 영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경쇠약을 치료할 겸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며 생활했다. 1차 세계대전 때에는 프랑스에서 전쟁 구호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고, 이 공로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전쟁이 끝난 뒤 발표한 『순수의 시대』(1920)로 1921년 여성 최초로 퓰리처 상을 수상했다. 1913년 남편과 이혼하고 1937년 파리에서 사망할 때까지 프랑스에서 살았다. 대표작으로 『환락의 집』(1905), 『이선 프롬』(1911), 『암초』(1912), 『여름』(1917) 등이 있다.

역자 : 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미시시피 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뉴욕 주립 대학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 듀크 대학교 등에서 교환 교수를 역임하고 서강 대학교 명예 교수 및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초빙 교수로 있다. 1987년 《세계의 문학》에 「언어와 이데올로기-바흐친의 언어이론」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저술가, 번역가, 평론가로서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은유와 환유』, 『번역인가 반역인가』, 『녹색 고전』, 『소로의 속삭임』 등을 쓰고 『위대한 개츠비』, 『앵무새 죽이기』, 『오 헨리 단편선』, 『동물농장』 외 다수를 번역했다. ‘문학 생태학’, ‘녹색 문학’ 방법론을 도입해 생태의식을 일깨웠으며 『한국의 녹색 문화』, 『시인은 숲을 지킨다』, 『생태학적 상상력』, 『문학 생태학을 위하여』, 『적색에서 녹색으로』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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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미국 문단의 우뚝 솟은 봉우리, 이디스 워튼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활약한 이디스 워튼은 미국 여성 작가들 중에서 순수 문학의 길을 걸은 최초의 작가다. 이 무렵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대중 소설을 쓰는 여성 작가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대다수 작품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잊혔다. 하지만 워튼의 소설들은 미국 문학사에서 정전의 반열에 올랐으며, 대표작 중 하나인 『순수의 시대』는 1921년 워튼에게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안겼다. 특히 1970년대 이후 페미니즘 열풍과 함께 이디스 워튼이 재조명되면서, 자전적 요소가 짙은 『이선 프롬』과 미국 본격 문학 최초로 여성의 성적 열정을 다룬 『여름』 등이 널리 읽히기 시작했다. 1993년 전미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고어 비달은 “미국 문학이라는 산에서 이제까지는 헨리 제임스가 이디스 워튼보다 약간 위쪽 봉우리를 차지했지만 이제 동등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 사랑 없는 결혼 속에서 방황하는 ‘이선 프롬’

/“이런 달콤한 정신적 교감을 가장 강렬하게 느낄 때는 바로 두 사람이 농가를 향해 함께 밤길을 걷는 동안이었다. 그는 언제나 주위 사람들보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주는 감흥에 예민했다. 도중에 그만둔 학업이 이런 감수성에 형체를 부여했다. 심지어 가장 불행한 순간에도 하늘과 벌판은 그에게 깊고 강력한 설득력을 가지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렇게 느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자기 말고 또 있는지, 아니면 자신이 이 애처로운 특권의 유일한 희생자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영혼이 똑같은 경이의 감정으로 떨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그의 옆에, 같은 지붕 밑에 살면서, 그가 제공하는 음식을 먹는 생명을 지닌 존재였다.” ―『이선 프롬』 중에서/

주인공 ‘이선’은 뉴잉글랜드의 시골 마을에 사는 가난한 농부로 과거에 일 년 남짓 공과 대학교 실험실에서 공부한 적이 있다. 그러던 중 부모님의 병이 깊어지자 엔지니어가 되려는 꿈을 접고 시골로 내려온다. 친척 누이 ‘지나’와 사랑 없는 결혼을 한 뒤 그녀마저 알 수 없는 질병에 시달리면서 이선은 완전히 마을에 발이 묶이지만, 짧은 공부가 유산처럼 남아 마을 너머의 삶을 상상하거나 일상사의 이면에 있는 구름처럼 크고 막연한 의미를 깨닫도록 돕는다. 한때의 공부가 권태로운 삶의 해방구가 되어 그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의 친척인 ‘매티’가 아픈 아내를 대신해 집안일을 해 주러 부부의 집에 고용된다. 매티는 일을 돕는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살림 솜씨가 엉망이지만, 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별의 이동과 풍경의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감수성을 지닌 존재다. 이선은 매티의 이런 면모를 가장 먼저 알아보고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삶의 활기를 맛본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의 손발이 꽁꽁 묶여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인정 많고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인 그가 아내와 주변 사람들을 배신하고 새로운 운명을 개척해 나갈 만한 용기가 없음을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다. 한편 병이 깊어진 지나는 의사를 만나러 일박의 여정을 떠나고, 한겨울 시골집에 두 사람만 남겨진다.


? 결혼 생활과 글쓰기 사이에서 갈등했던, 워튼의 자전적 작품

워튼이 태어난 존스 가문은 뉴욕의 명문 중에서도 명문으로 이른바 ‘400’이라고 일컫는 엘리트 집단으로서, 이 무렵 상류 사회에서는 “존스 가문과 발을 맞춘다.”라는 표현이 유행할 정도였다. 당시 상류 여성들은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어머니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일찍이 독서에 눈을 뜬 워튼은 문학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열네 살 때 중편 소설을 썼고, 열여섯 살에 이미 시집을 출간했으며, 《애틀랜틱 먼슬리》에 시를 싣기도 했다. 그러자 딸이 문학에 빠지는 것을 걱정한 어머니가 그녀를 일찌감치 사교계에 데뷔시켰고, 결국 스물세 살 나이에 열세 살 연상의 남성인 에드워드 워튼과 결혼한다.

애정 없는 결혼 생활은 시작부터 불행했는데, 급기야 남편 에드워드가 외도를 하자 워튼이 받은 충격은 매우 컸다. 질식할 것 같은 결혼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미국의 젊은 저널리스트인 모턴 풀러턴과 삼 년간 연인으로 지내기도 했다. 이러한 선택은 아직 청교도 정신이 살아 숨 쉬는 미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으며 여성인 그녀에게 불리한 스캔들로 남았다. 우울한 결혼 생활과 억압적인 사회 구조에 맞서는 방법으로 작가가 되는 길을 선택하지만, 작가로서 명성을 얻을수록 이를 질투했던 남편과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도시로 나가 공부하려는 꿈을 품었던 이선이 시골 마을에 고립된 뒤 아내 지나와 또 다른 여성 매티 사이에서 갈등하는 줄거리의 『이선 프롬』은 남녀가 살짝 바뀌었을 뿐 자전적 요소가 충실히 반영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쌍둥이 소설의 탄생 ― 『이선 프롬』과 『여름』

/“왜 네가 나 같은 폐인을 쳐다보겠어? 다른 친구를 원하겠지…… 넌 네가 본 것 중에 최상의 것을 택했어…… 하기야 그건 나도 언제나 마찬가지였지만.” ―『여름』 중에서/

1911년과 1917년에 출간된 『이선 프롬』과 『여름』은 작가 워튼에 의해 자매편으로 간주되면서 흔히 문학적 쌍둥이로 불린다. 특히 두 소설 모두 뉴잉글랜드의 시골 마을을 그려 내고 있다는 점, 남녀의 삼각관계를 소재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꼭 닮았다. 『이선 프롬』의 주인공 ‘이선’과 『여름』의 주인공 ‘채리티’가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인물이라는 점도 중요한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지리적 한계 때문에 두 사람은 도시로 나가 교육받을 기회를 놓치고 끝내 좌절한다.

‘이선’과 ‘채리티’는 손바닥만큼 좁은 시골 마을에서 자유로이 상대를 탐색하는 연애 과정을 생략한 채 애정 없이 이성과 맺어질 위기에 처한다. 이런 조건에서 두 사람이 외지 출신의 ‘매티’와 ‘하니’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도 모른다. 20세기 초 뉴잉글랜드 농경 사회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사회적 좌절과 성적 고립을 그린 두 작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화산처럼 살아 있는 사랑을 향한 욕망 앞에서 각각 다르게 반응하는 두 주인공을 비교하며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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