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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17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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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인간의 나약함을 탁월하게 묘사하는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새롭게 읽는다. 순수하고 여린 심성의 젊은이가 인간 사회의 위선과 잔혹성을 견디지 못하고 파멸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로, 어느 세계에도 속하지 못한 채 인간 실격자로 전락한 주인공의 내면을 치밀한 심리묘사로 기록하였다. 다자이 작품 속의 타락과 자기파괴적 언행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후 공황상태에 빠진 일본 젊은이들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다자이 작품은 기성세대의 가치관 및 윤리관, 도덕관이 패전과 함께 붕괴되면서 기존 사회에 속한 모든 것을 거부하고 새로이 시작하고자 하는 처절한 몸부림을 담고 있다. 어떻게든 사회에 융화하고자 애쓰고, 인간에 대한 구애를 시도하던 주인공이 결국 모든 것에 배반당하고 인간 실격자가 되어가는 패배의 기록인 이 작품은 그런 뜻에서 현대 사회에 대한 예리한 고발 문학이라 할 수 있다.

함께 실린 작품, 「직소」는 ‘나약한 인간으로서의 유다’라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유다가 예수를 고발하는 자리에서 늘어놓는 이야기를 마치 독자가 현장에서 함께 듣고 있는 것처럼 서술한 작품으로, 예수를 흠모하고 사랑했지만 그 사랑이 거부당한 데 대한 분노와 반발심으로 예수를 팔아넘기게 되는 유다의 갈등과 번민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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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인간 실격
서문
첫 번째 수
두 번째 수기
세 번째 수기
후기

직소

작품 해설 / 김춘미
작가 연보
저자 소개
저자 : 다자이 오사무
1909년 아오모리 현 쓰가루에서 부유한 집안의 십일 남매 중 열째로 태어났다. 본명은 쓰시마 슈지. 자신의 집안이 고리대금업으로 부자가 된 신흥 졸부라는 사실에 평생 동안 부끄러움을 느꼈던 다자이는 도쿄 제국 대학 불문과에 입학한 후 한동안 좌익 운동에 가담하기도 했다. 1930년 연인 다나베 아쓰미와 투신 자살을 기도했으나 홀로 살아남아, 자살 방조죄 혐의를 받고 기소 유예 처분되었다. 1935년 맹장 수술을 받은 후 복막염에 걸린 다자이는 진통제로 사용하던 파비날에 중독된다. 같은 해에 소설 「역행」을 아쿠타가와 상에 응모하였으나 차석에 그친다. 그는 이 심사 결과에 불만을 품고 당시 심사 위원이었던 가와바타 야스나리에게 항의하는 글을 발표하기도 한다. 이듬해 파비날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하는데, 자신의 예상과 달리 정신 병원에 수용되어 크나큰 심적 충격을 받는다. 1945년 일본이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패망한 후, 그의 작품은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게 되고, 다자이는 사카구치 안고, 오다 사쿠노스케 등과 함께 ‘데카당스 문학’, ‘무뢰파 문학’의 대표 작가로 불리게 된다. 『인간 실격』은 이 시기에 발표된 작품으로, ‘퇴폐의 미’ 내지 ‘파멸의 미’를 기조로 하는 다자이 문학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1948년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다마 강 수원지에 투신해, 생애 다섯 번째 자살 기도에서 서른아홉 살의 나이로 사망했다.

역자 : 김춘미
이화여대 영문과와 한국외국어대 대학원 일본어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대학원에서 국문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일본 도쿄대 비교 문학 연구실 객원 교수, 일본 국제문화 연구센터 객원 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고려대 일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일요일 오후의 잔디밭』, 『손바닥의 바다』, 『물의 가족』, 『밤의 거미원숭이』 등이 있다.
저자 소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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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다자이 오사무
번역 김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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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948년 서른아홉의 나이로 요절하여 일본 사회에 큰 파장을 남긴 일본 현대 문학의 대표적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오직 순수함만을 갈망하던 여린 심성의 한 젊은이가 인간들의 위선과 잔인함에 의해 파멸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인간 실격」은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데 있어 다자이보다 뛰어난 작가는 드물다.”(《뉴욕 타임스》)라는 평가를 받으며 전후 일본 젊은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함께 실린 「직소」에서는 유다의 인간적인 측면을 다자이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새로이 조명하고 있다.

너무나 순수했기에 파멸할 수밖에 없었던 한 젊은이의 초상

「인간 실격」은 ‘나’라는 화자가 서술하는 서문과 후기, 그리고 이 작품의 주인공 요조가 쓴 세 개의 수기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에는 요조의 사진 세 장이 등장하는데, “쭈그리고 앉아 화로에 양손을 쪼이다가 그냥 그대로 죽어간 것 같은” 사진 속 인물의 음산함이 작품의 전체적 분위기를 설정해 주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다른 “인간들”을 이해할 수 없었던 요조는 그 인간 세계에 스스로 동화되기 위해 “익살꾼”을 자처해 가며 노력하지만 번번이 좌절하고, 결국 마약에 중독되고 자살을 기도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거듭된 동반 자살 기도에서 여자만 죽고 혼자 살아남은 요조는 마지막 희망이었던 본가로부터도 절연을 당하고 외딴 시골집에서 쓸쓸히 죽음만을 기다리는 “인간 실격자”가 되고 만다.

인간 사회의 위선과 잔혹성을 한 개인을 통해 거울처럼 보여 준 작품

현재 일본 내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일본 현대 문학의 대표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일본 작가로 다자이 오사무를 꼽고 있다. 또한 다자이는 ‘무뢰파’로 불리며 현재까지도 일본 데카당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된다. 다자이에게 있어서의 데카당은 단순한 퇴폐주의가 아니라 패전 후라는 일본의 독특한 시대 상황과 맞물려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즉 기성세대의 가치관 및 윤리관, 도덕관이 패전과 함께 붕괴되면서, 다자이의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볼 때)타락과 자기 파괴적 언행은 기존 사회에 속한 모든 것을 거부함으로써 철저한 무(無)에서부터 새로이 시작하고자 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고 볼 수 있다.몇몇 다자이 연구가는 「인간 실격」을 분석하기를, 세상을 합법적 세계에 속하는 남성 세계와 비합법적 세계에 속하는 여성 세계로 나누었을 때 사회의 실세를 형성하고 있는 남성 지배 세계에서 소외된 ‘요조’가 결국은 어느 세계에도 귀속하지 못하고 인간 실격자가 되어 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증명해 보인 작품이라고 하고 있다.타산과 체면으로 영위되는 인간 세상과 사회 질서의 허위성, 잔혹성을 「인간 실격」만큼 명확하게 드러낸 작품도 드물 것이다. 어떻게든 사회에 융화하고자 애쓰고 순수한 것, 더럽혀지지 않은 것에 꿈을 의탁하고, 인간에 대한 구애를 시도하던 주인공이 결국 모든 것에 배반당하고 인간 실격자가 되어가는 패배의 기록인 이 작품은 그런 뜻에서 현대 사회에 대한 예리한 고발 문학이라 할 수 있다. 위선적인 인간상을 대표하는 등장인물들인 요조의 보호자 ‘넙치’와 악우(惡友) ‘호리키’가 드러내는 상식적인 인간상의 (적어도 그들은 이 사회에서 당당히 존재 가능하다.) 추악함은, 이 사회의 틀에 젖어 무감각하게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자성을 촉구한다.

나약한 인간으로서의 유다’라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 준 「직소」

「직소」는 유다가 예수를 고발하는 자리에서 늘어놓는 이야기를 마치 독자가 현장에서 함께 듣고 있는 것처럼 서술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일반적인 해석과 달리, 예수를 흠모하고 사랑했지만 그 사랑이 거부당한 데 대한 분노와 반발심으로 예수를 팔아넘기게 되는 유다의 갈등과 번민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성경에는 유다를 배신자로 지목한 기록이 없다. 예수는 유다에게 “가서 네가 할 일을 하라.”라고 하고 있다. 유다는 예수의 영광을 위해 설정된 인간이었을 수 있다. 프랑수아 모리아크가 말하듯 예수가 없었다면 유다의 고뇌도 없었을 것이다. 다자이는 이 작품에서 예수와 유다 양쪽에 자신을 투영하고 있으나 외곬이며 질투 많고, 애정과 증오 사이에서 흔들리는 유다 상의 조형은 유다에 대한 다자이의 관심이 예수에 대한 것보다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남에게 넘기느니 내 손으로 죽여 주겠다고 유다가 결심하는 부분이라든가 “돈. 세상은 돈이면 다야.”, “나는 필경 장사꾼이지. 돈푼깨나 생길까 하고 쫓아다녔지만 글렀다는 것을 알고 배반한 거지.”와 같은 유다의 자학은 탁월한 심리 통찰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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