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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17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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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만원(滿願) 7
황금 풍경 11
벚나무와 마술피리 17
아, 가을 27
축견담(畜犬談) 31
달려라 메로스 51
여치 68
도쿄 팔경〔東京八景〕 87
기다리다 121
옛이야기 125
혹부리 영감 129
우라시마 씨 149
카치카치산 190
혀 잘린 참새 219
비용의 아내 247
포스포렛센스 281
미남자와 담배 290

작품 해설 299
작가 연보 312
저자 소개
저자 : 다자이 오사무
본명은 쓰시마 슈지. 1909년 일본 아오모리현 쓰가루에서 부유한 집안의 십일 남매 중 열째로 태어났다. 자신의 집안이 고리대금업으로 부자가 된 신흥 졸부라는 사실에 평생 동안 부끄러움을 느꼈던 그는 도쿄 제국 대학 불문과에 입학한 후 한동안 좌익 운동에 가담하기도 했다. 1935년 맹장 수술을 받은 후 복막염에 걸린 그는 진통제로 사용하던 파비날에 중독되었다. 같은 해에 소설 「역행」이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지만 차석에 그쳤다. 그는 이 심사 결과에 불만을 품고 당시 심사 위원이었던 가와바타 야스나리에게 항의하는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듬해 파비날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하는데, 자신의 예상과 달리 정신 병원에 수용되자 커다란 심적 충격을 받았다. 첫 창작집 『만년』은 감각적 문체와 실험적인 기법으로 일본 문단에 그의 존재를 알리기에 충분했다. 결혼과 함께 안정기에 전개된 중기 문학은 『옛이야기』를 통해 유머 넘치는 이야기꾼 다자이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1945년 일본이 2차 세계 대전에서 패망한 후, 그의 작품은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그는 사카구치 안고, 오다 사쿠노스케 등과 함께 ‘데카당스 문학’, ‘무뢰파 문학’의 대표 작가로 불리게 되었다. 1948년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다마강 수원지에 투신해, 서른아홉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역자 : 유숙자
번역가. 지은 책으로 『재일한국인 문학연구』(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재일한인문학』(공저), 옮긴 책으로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손바닥 소설』, 『명인』,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 『만년』, 『디 에센셜 다자이 오사무』, 나쓰메 소세키의 『행인』(대산문화재단 번역 지원), 『유리문 안에서』, 엔도 슈사쿠의 『깊은 강』, 오에 겐자부로의 『새싹 뽑기, 어린 짐승 쏘기』, 쓰시마 유코의 『「나」』, 김시종 시선집 『경계의 시』, 데이비드 조페티의 『처음 온 손님』, 사토 하루오의 『전원의 우울』, 가와무라 미나토의 『전후문학을 묻는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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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오늘날 가장 유명한 일본 작가 중 한 사람인 다자이 오사무의 『달려라 메로스』가 출간되었다. 그동안 민음사에서는 세계문학전집을 통해 『인간 실격』, 『사양』, 『만년』 등 다자이의 주요 작품을 꾸준히 출간해 왔다. 이 책 『달려라 메로스』는 다자이 문학의 중후기 대표작을 모은 것으로 『사양』과 『만년』의 번역가 유숙자가 수록 작품을 고르고 우리말로 옮겼다. 1939년 결혼을 계기로 서른 살의 다자이 오사무는 인생과 문학 모두에서 전환기를 맞이한다. 질풍노도의 청춘을 뒤로하고 가장이자 직업 작가로서 새로운 길을 모색한 다자이의 문학 세계는 이 시기에 한층 다채로워진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에서는 일본 데카당스 문학의 대표 작가라는 익숙한 수식어 뒤에 가려진, 재기 발랄한 이야기꾼으로서 다자이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다.

■ 교과서에 실린 불후의 명작 「달려라 메로스」부터 다자이의 최고 예술 작품 『옛이야기』까지

이 책에는 열세 편의 작품이 발표 순서대로 실려 있다. 「만원」(1938)을 시작으로 「미남자와 담배」(1948)에 이르기까지 모두 소설가로서 다자이 오사무의 원숙미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하나같이 가작들이지만 대표작 『사양』과 『인간 실격』에 가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작품들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잘 아는 옛날이야기들을 뛰어난 필력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새롭게 써낸 『옛이야기』는 스토리텔러 다자이의 진면모가 드러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일본의 한 평론가는 『옛이야기』에 ‘다자이의 최고 예술 작품’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혹부리 영감」, 「우라시마 씨」, 「카치카치산」, 「혀 잘린 참새」 등 네 편의 독립적인 단편을 모은 이 작품에는 “다자이의 여유롭고 의뭉스러운 유머와 상상력이 유려한 문체 속에 비할 데 없이 조화롭게 용해되어 있다”(「작품 해설」). 뭔가 결여되어 있거나 현실에서 소외당한 주변적인 등장인물들이 오히려 그래서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2차 세계 대전 말기 폭격으로 자택이 파손되는 중에도 창작에 대한 의지로 중단 없이 완성한 『옛이야기』는 이 책의 백미다.
금기에서 풀려난 여성의 심리 변화를 그린 「만원」은 다자이가 자살 기도 등으로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다시 창작에 힘을 쏟던 무렵 발표한 소설이다. 「황금 풍경」은 신문사 단편 콩쿠르 당선작으로 결혼 후 새로운 출발에 대한 다자이의 기대감이 행간에 묻어 있다. 「벚나무와 마술피리」는 두 자매의 우애를 드라마틱한 플롯에 담아낸 서정적인 작품이다. 산문 「아, 가을」은 “여름은 샹들리에. 가을은 등롱.”이라는 문장만으로도 이미 충만하다. 개를 소재로 한 「축견담」에서는 걸출한 재담가 다자이의 개성 넘치는 문체를 감상할 수 있다. 표제작 「달려라 메로스」는 일본 중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린 바 있으며 다자이가 남긴 불후의 명작으로 인정받는 작품이다. 활달한 필치와 긍정적인 세계관이 작품을 감싸 안는다. 폭군을 암살하려다 붙잡혀 죽을 처지에 놓였으나 여동생을 결혼시킨 뒤 돌아와서 죽겠다고 약속한 양치기 메로스와 그의 부탁으로 인질이 되어 친구가 제시간에 돌아오지 않으면 대신 처형되어야 하는 석공 세리눈티우스의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감동적이다.
그 밖에도 “헤어지겠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여성 고백체 소설 「여치」, 대학 입학과 함께 시작한 십여 년의 도쿄 생활을 회고하는 자전적 소설 「도쿄 팔경」, 한 여성의 비밀스러운 기다림을 그린 「기다리다」, 다자이 자신의 분신 같은, 전후 현실과 괴리된 채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인물과 그 때문에 고초를 겪는 아내 사이에 벌어진 촌극을 그린 「비용의 아내」, 마치 한 편의 산문시처럼 읽히는 「포스포렛센스」, 어느 겨울, 거리의 부랑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소재가 된 「미남자와 담배」 등 다자이 문학의 절경과도 같은 작품들이 실려 있다.

■ 인간들의 ‘이야기’가 선사하는 문학 본연의 즐거움

다자이 오사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인 『사양』이나 『인간 실격』은 이미 전 세계인이 읽는 현대의 고전이지만, 이 작품들만으로 기억되기에는 다자이 문학의 영토가 상당히 넓다. 다섯 번의 자살 기도가 상징하는 극단적 데카당으로서의 이미지는 그의 문학 세계를 온전히, 그리고 온당히 향유하는 데 작지 않은 방해 요소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문학의 본질은 어쨌거나 ‘이야기’라는 것이고, 다자이는 특정한 유파로 묶이기에 앞서 무엇보다 특출한 이야기꾼이었다. 『사양』과 『인간 실격』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달려라 메로스」와 『옛이야기』의 작가이기도 했다. 그리 길지 않은 생애 동안 주제, 소재, 형식, 내용 면에서 이토록 다층적이고 광범위한 문학 세계를 단시간에 일궈 낸 작가는 그리 많지 않다. 『달려라 메로스』는 『인간 실격』, 『사양』, 『만년』에 이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서 벌써 네 번째로 선보이는 다자이 오사무의 책이다. 그를 다시 만나는 독자에게든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든, 이 책은 인간들의 ‘이야기’가 선사하는 문학 본연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 줄 것이다.

“다자이는 어떤 사람이었나요?”라는 신문 기자의 질문에, 생전의 작가와 친분이 있었던 한 여성이 이렇게 대답한 걸 떠올린다. “재미있는 사람이었어요. 한번 이야기 꺼냈다 하면, 끊임없이 술술 나오는 그런 사람이었어요.”(「작품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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